[VOA 뉴스] 북한 ‘장마당 식량 유통’ 통제…‘가격 급등 방지’ 실효성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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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심각한 식량난 속에서 장마당에서의 식량 유통을 강하게 통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식량 가격 급등을 막기 위한 조치지만 절대적인 공급 부족 상황에서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김정규)

한국 정부 관계자는 22일 VOA에 북한 당국이 양곡 수매 비중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바꾸면서 장마당에서 쌀 등 식량 거래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농민들의 자체 처분 양을 포함한 전체 생산 식량 가운데 수매 비중을 어느 정도까지 확대할지 두고 봐야 한다며, 이런 정책이 장마당 민간 유통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실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북중 무역이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 식량 가격이 급등하자 장마당 거래를 제한하고 식량을 국영 양곡판매소에서 거래하도록 유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전문가들은 식량난 심화로 식량 가격이 장기간 고공행진을 하면서 장마당의 시장 기능을 축소하고, 개인의 매점매석과 사재기 등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북한 지도부가 중앙통제 강화로 정책을 바꾸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조한범 /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최근 식량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국가가 양곡 전반에 대한 통제권을 강화하는 흐름으로 가고 있고 그렇게 보면 장마당에서 개인들 간에 이뤄지는 사적인 식량 거래 이런 것들이 당연히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보여지죠.”

탈북민 출신인 김 혁 한국 농어촌공사 농어촌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과거에도 쌀값 급등을 막기 위해 시장 가격을 인위적으로 조절했었지만 높은 가격의 음성 거래를 초래하면서 성과를 내지 못했다며, 쌀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 상황에서 북한의 이 같은 정책 전환이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김 혁 / 한국 농어촌공사 농어촌연구원 선임연구원

“쌀을 갖고 있는 물주들이 비싸게 팔 수 있는데 시장에서 통제를 당하니까 그 가격을 통제당한다는 것은 쌀을 안 내놓는 것으로 연결되거든요. 식량을 시장에 안 내놓으면 사람들이 결국 시장보다는 개인 즉 물주들에게 가서 사야 되는 상황이 되는 거죠. 물주 집에 가서 쌀을 사기 시작하면 몰리지 않습니까? 몰리게 되면 쌀 가격은 당연히 올라가는 겁니다.”

북한의 이런 중앙통제 강화로 장마당 기능을 마비시키고 국가가 식량을 전부 통제하는 과거 배급제 같은 계획 경제로 돌아갈 수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김영희 / 남북하나재단 대외협력부장

“북한 당국은 절대로 옛날 배급제 그 시절로 돌아갈 수는 없어요. 이미 붕괴가 됐고요. 그다음에 주민들이 시장에서 돈을 벌어들이고 시장에서 물건을 구입하고 그런 상태에서 다시 전 단계 형태의 배급제로 돌아가긴 상당히 어렵다, 이렇게 보고요.”

김영희 부장은 그러면서 북한의 경우 국가가 식량 생산과 배급을 책임질만한 능력을 이미 상실했고 장마당에서의 상업적 유통을 배제하고 식량난을 해소하기는 매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습니다.

VOA뉴스 조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