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특집] 2022 과학, 문화, 스포츠 주요 뉴스

지난 7월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에서 촬영한 '용골자리 대성운(Carina Nebula)'.

생방송 여기는 워싱턴입니다. 12월을 맞아 매주 금요일에 분야별로 올 한 해를 돌아보는 연말 특집을 보내드리고 있는데요. 오늘은 세 번째 시간으로 2022년 한 해를 뜨겁게 달군 과학과 문화, 스포츠 소식을 정리해보겠습니다. 오택성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올 한 해 과학계 핫 이슈는 '우주'"

2022년도 과학계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분야는 바로 우주였습니다. 그동안 우주를 보는 눈이 되어줬던 '허블 우주망원경'의 성능을 훨씬 뛰어넘는 초고성능 우주망원경 '제임스웹'이 활동을 시작하면서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심우주의 속살을 들여다볼 수 있게 됐고, 반세기만의 달 복귀 계획인 '아르테미스(Artemis)’ 프로그램의 첫 미션이 성공했습니다.

- '제임스웹' 우주망원경

미 항공우주국(NASA)은 지난 7월, 전 세계에 경이로운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인류 역사상 가장 강력한 성능을 갖춘 우주망원경인 제임스웹이 담아낸 심우주의 모습이었습니다.

웹 망원경의 첫 사진은 백악관에서 공개됐는데, 이를 본 조 바이든 대통령도 경이로움을 표했습니다.

[녹취: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It's a new window into the history of our universe. Light from other worlds, orbiting stars far beyond our own. It's astounding to me."

바이든 대통령은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은 우리 우주의 역사를 보여주는 새로운 창이라며 우리 은하계 훨씬 너머에서 돌고 있는 별들, 다른 세계로부터의 빛은 놀랍기 그지없다고 감탄했습니다.

웹 우주망원경은 시작부터 엄청난 성능을 자랑했습니다. 100억 달러가량의 예산이 투입되어서 제작된 웹 우주망원경은 근적외선카메라(NIRCam)와 중적외선 장비(MIRI)를 활용해서 별들의 요람, 그리고 무덤 등 그동안 베일에 가려졌던 우주를 보여줬습니다.

특히, 처음으로 공개된 '남쪽고리 성운'과 '용골자리 성운'의 우주 절벽, '스테판의 5중주' 은하군 등 별들이 내뿜는 형형색색의 아름다움은 그동안 영화에서만 봤던 황홀한 우주의 향연을 생생하게 즐길 수 있게 해 줬습니다.

웹 우주망원경은 이후 계속해서 새롭게 관찰된 정보를 지구로 보내고 있습니다. 특히 두 개의 주요 임무, 즉 초기 우주에 대한 정보 수집과 태양계 밖에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 별을 탐색하는 임무를 지속할 예정입니다.

- 반세기 만에 재개된 달 탐사 프로그램 '아르테미스'

2022년 한 해 과학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미국이 반세기 만에 재개한 달 탐사 프로그램입니다. 탐사 미션의 이름은 '아르테미스'로, 이는 1972년 아폴로 17호의 달 착륙 이후 50여 년 만에 이뤄지는 나사(NASA)의 달 탐사 프로젝트입니다. 아르테미스 계획은 총 3단계인데, 첫 단계가 아르테미스 1호 발사로 지난 11월, 우여곡절 끝에 발사에 성공했습니다.

[녹취: 아르테미스 발사 NASA 방송]
"Two, One. Boosters and Ignition. We rise together. Back to the Moon and beyond."

로켓에는 유인 우주선 '오라이언'이 탑재됐는데, 이번 1단계에는 우주비행사 대신 마네킹이 탑승했습니다. ‘오라이언’은 발사 후 총 25일 동안 임무를 수행했습니다. 궤도 비행 중 두 차례 달 표면 80마일, 약 130㎞ 상공까지 근접하는 데 성공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12월 11일, 오라이언은 대기권 진입 후 낙하산을 펼쳐 속도를 줄인 뒤 바다에 착수하는 ‘스플래시다운’ 방식으로 귀환했습니다.

아르테미스 1단계 성공 후 2단계, 그리고 3단계가 각각 예정되어 있습니다. 오는 2024년으로 예정된 2단계 발사 때는 우주비행사가 우주선에 탑승해 달 궤도를 탐사하게 됩니다. 2025년에는 아르테미스 3단계로 우주비행사들의 달 착륙이 이어질 예정입니다.

앞서 나사(NASA)가 아르테미스 1단계 발사를 하면서 밝히 나사에서 방송한 말을 보면 ‘Back to the moon and beyond.’이라고 했는데요. 이 말은 "다시 달로, 그리고 그 너머로"라는 뜻입니다. 여기서 알 수 있듯이 나사는 이번 달 탐사 프로그램을 통해서 달에 탐사 기지를 세우는 것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해서 2030년대 말, 혹은 2040년대 초까지 우주비행사를 화성으로 보내는 것이 목표라는 설명입니다.

미국 넷플릭스가 한국에서 제작한 드라마 '오징어 게임(Squid Game)'.

“세계 문화의 중심에 우뚝 선 K-컬쳐”

한국의 영화와 드라마, 음악이 세계 무대에서 큰 주목을 받게 된 것은 이젠 새로운 일이 아닙니다. 한국 문화에 전 세계가 열광하는 이런 추세는 올해도 어김없이 이어졌습니다.

- 영화에 이어 드라마까지 접수

지난 2020년은 한국 영화사에 큰 획을 그은 해였습니다. 봉준호 감독의 작품 '기생충'이 아카데미에서 최고상인 작품상을 비롯해 4관왕에 오른 겁니다.

2년 뒤, 이번엔 한국 드라마가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한국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프라임타임 에미상'에서 수상 소식을 알린 겁니다. 이 시상식은 미국 ‘텔레비전예술과학아카데미’가 주최하는 것으로 TV 계의 아카데미로 불리는 권위 있는 시상식입니다. 2022년 9월에 열린 이 시상식에서 '오징어 게임'의 주연 이정재 씨가 남우주연상을 받았습니다. 수상 이후 이정재 씨는 언론 인터뷰에서 한국 콘텐츠의 세계화는 오랫동안 준비되어온 결실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이정재 배우]

“해외 관객과 더 많이 만나고 싶어서 어떤 이야기 소재로 영화를 만들어야 할까, 또 어떤 기준을 가지고 해외 관객과 소통해야 할까를 오래 전부터 고민했습니다. 요즘 들어서 그 고민의 결과들이 완성도 있는 콘텐츠로 나오다 보니까 더 많은 세계 관객과 만날 수 있는...”

그뿐만 아니라 드라마를 감독한 황동혁 감독 역시 감독상을 받는 등 오징어 게임 역시 기생충이 그랬듯이 다관왕에 올랐습니다. 황동혁 감동은 시즌 2도 계획하고 있다며, 돌풍이 끝나지 않았음을 알렸습니다.

[녹취: 황동혁 감독]

"(시즌 2)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머릿속에 기본적인 이야기 구상이 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크게 성공을 한 뒤에 시즌 2를 안 만드는 것은 이상한 일이 될 것 같고요. 다만, 언제 나오게 될 지 등 구체적인 이야기를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녹취: 프라임타임 에미상 시상식]
"The Emmy for lead Actor in a Drama Series goes to Lee Jung Jae!"

오징어 게임을 제작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업체 '넷플릭스'는 이 작품으로 9억 달러에 달하는 효과를 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넷플릭스는 전 세계에서 2억 2천만 명 이상의 회원을 보유한 세계 최대 OTT 업체입니다. 2022년 12월 현재, 넷플릭스 인기 상위 100 개작 가운데 한국 작품은 16개에 달합니다. 한국의 콘텐츠가 세계 시장에서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 거침없이 달려온 'BTS', 쉼표 선택

K-컬쳐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바로 K-pop입니다. K-pop을 이끄는 것은 단연 ‘방탄소년단’, ‘BTS’입니다. 한국 보이 밴드로는 처음으로 빌보드 차트 1위에 오른 BTS는 올해 팬들에게 쉼표를 찍겠다고 알렸습니다. 개인 활동은 계속하겠지만 팀으로서의 활동은 잠시 중단하며 재충전의 시간을 갖겠다는 겁니다.

이런 가운데, BTS 멤버 중 가장 연장자인 멤버 '진'은 지난 12월 13일, 육군에 현역으로 입대했습니다.

[녹취: 'BTS' 팬]
"Very, very sad and finally we realized this is real, and cannot, (I) cannot imagine. I want him to eat more, stay safe and healthy."

살을 에는 영하의 날씨에도 많은 해외 팬들이 모여 '진'의 입대 현장을 함께 했습니다. 한 해외 팬은 그의 입대를 믿을 수 없다며, 군에서 건강하게 복무를 마치길 기원했습니다. BTS의 소속사는 남은 멤버의 입대 문제 등을 모두 해결하고 오는 2025년 다시 완전체로서 활동을 재개할 수 있길 희망한다고 밝혔습니다.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우승한 아르헨티나 선수들이 시상대에서 우승컵을 들고 환호하고 있다.

“4년 만에 열린 지구촌 축제, ‘월드컵’”

4년 만에 열린 전 세계인의 축제에서 마지막으로 웃은 나라는 아르헨티나였습니다.

지난 2010년대부터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함께 축구계를 양분하며 '살아있는 전설'이라고 불리는 리오넬 메시는 마지막으로 출전한 월드컵 무대에서 화려한 대관식을 치렀습니다. 그동안 메시는 월드컵을 제외하고는 들어 올릴 수 있는 우승컵은 모두 들어 올렸습니다.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가 받는 상인 '발롱도르'를 7번이나 받았고,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 리그에선 FC 바르셀로나 소속으로 4차례 우승을 거머쥐었습니다. 남미축구연맹이 주관하는 '코파 아메리카' 대회에선 지난 2021년, 브라질을 꺾고 우승했습니다. 그리고 이번 월드컵 우승으로 화룡점정을 찍게 됐습니다.

이번 월드컵은 이변의 연속이었습니다. 상대적으로 약체로 평가받던 팀들이 줄줄이 강팀을 꺾은 겁니다. 이변의 주인공은 일본이었습니다. 스페인과 독일, 코스타리카와 함께 '죽음의 조'라고 불린 E조에 편성된 일본은 대회가 시작되기 전에는 16강에 오를 확률이 높지 않은 것으로 평가됐지만, 막상 경기가 시작되자 우승 후보인 스페인과 독일을 각각 2-1로 누르고 조 1위로 16강에 진출했습니다.

이변을 연출한 것은 한국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우루과이와 비기고 가나에 패해 16강 진출 가능성이 10%도 채 되지 않았지만, 메시와 함께 살아있는 전설로 불리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버틴 포르투갈에 2대1로 극적으로 역전해 결국 16강 전에 올랐습니다. 모로코 역시 빠지지 않습니다. 16강 전에서 스페인, 8강 전에서 포르투갈을 꺾는 등 이변의 또 다른 주인공이 된 모로코는 아프리카 국가로는 처음으로 4강에 오르는 기염을 토해냈습니다.

이변은 승자에겐 놀라운 기쁨이지만 패자에겐 아픈 기억이 됩니다. 특히 전통적인 강호들엔 이변이 쓴잔이 됐습니다. 우승 후보 독일이 지난 2018년 월드컵에 이어 두 차례 연속 예선 탈락한 것이 대표적입니다. 16강 전에서 한국을 4대 1로 대파하며 8강에 오른 브라질 역시 강력한 우승 후보였지만, 8강전에서 2018 월드컵 준우승팀 크로아티아를 만나 승부차기 끝에 패배했습니다.

이번 2022 월드컵은 여러 가지 면에서 '첫 타이틀'을 기록한 이색적인 대회였습니다. 무더운 중동에서 열린 첫 번째 월드컵이자 무더위를 피해 겨울에 열린 첫 월드컵이기도 합니다.

다음 월드컵은 오는 2026년에 열립니다. 다음 월드컵은 사상 처음으로 3개국에서 열리는 대회가 됩니다, 미국과 캐나다, 그리고 멕시코가 공동으로 개최하는 겁니다. 그동안에는 32개 팀이 참가했는데, 2026 월드컵 대회에선 본선 진출국을 48개국으로 확대합니다.

네, 오늘은 2022년 결산 특집 세 번째 시간으로 주요 과학, 문화, 스포츠 뉴스를 정리해 봤습니다. 오택성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