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A 뉴스] 북한 ‘식량 유통 통제’ 강화…‘공급 물량 부족’ 효과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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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한 식량난에 처한 북한 당국이 곡물 유통에 대한 중앙 통제를 강화하고 있지만 물량 부족이라는 근본적인 문제에 부딪히면서 어려움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북한 당국은 1940년대 애국심 고취 운동까지 소환해 곡물 확보에 나서고 있어 위기감을 드러내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조명수)

심각한 식량난에 처한 북한 당국이 곡물 유통에 대한 중앙 통제를 강화하고 있지만 물량 부족이라는 근본적인 문제에 부딪히면서 어려움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북한 당국은 1940년대 애국심 고취 운동까지 소환해 곡물 확보에 나서고 있어 위기감을 드러내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조명수)

탈북민 출신의 조충희 굿파머스 연구소장은 6일 VOA에 지난달 북한 평안남도 일부 지역의 국영 양곡 판매소들이 쌀과 옥수수를 시장 가격보다 30% 낮은 kg당 4천 원과 6천 원에 주민들에게 공급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나 물량 부족으로 세대 당 5일 치 식량만 공급됐고 이마저도 모든 세대에게 돌아가지 못한 실정이라고 조 소장은 지적했습니다.

조충희 / 굿파머스 연구소장
“원래 제대로 되려면 12월 한 달 것을 줘야 하거든요. 그런데 물량이 확보되지 않아서 한 세대 당 5일분씩 준다고 했고요. 그게 떨어지니까 ‘내년 1월 달에 가서 주겠다’ 이렇게 이야기를 했지만 ‘주민들은 신뢰하지 않고 있다, 지금 없는 게 1월 달에 어디서 생기느냐’ 이야기가 나오는 거죠.”

북한 당국의 이 같은 조치는 아직 보릿고개도 아닌 연초에 여전히 고공행진 중인 곡물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한 고육책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식량 생산 부진과 핵·미사일 개발에 따른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에 따른 국경봉쇄로 인한 중국과의 교역 위축 등이 중첩되면서 확보된 식량이 수요에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 당국은 해방 직후의 애국심 고취 운동까지 소환하며 식량 확보에 나서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 당국이 애국미 헌납 운동 등을 꺼내 든 것은 주민 애국심에 호소해 식량을 확보하겠다는 의도로 지적했습니다.

김영희 / 남북하나재단 대외협력부장
“지금 그만큼 북한의 식량 사정이 녹록치 않다는 거에요. 90년 상황은 아니지만 그래도 지금 김정은 집권 이후에 대북제재와 코로나 상황 때문에 그때보다 그렇게 좋아지지는 않고 나빠질 확률이 높다고 보는 것이죠.”

북한이 수출과 관광, 노동자 해외 파견 등 외화벌이 수단들이 몇 년째 크게 위축됐기 때문에 곡물 수입에 필요한 당국의 외화 보유고가 소진됐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조한범 / 한국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그동안 대북제재 상황에서 계속 무역적자가 누적돼 왔거든요. 그러면 대규모 수입을 할 수 있는 여력이 있는지도 의문이거든요. 지금 상황에서 본다면 퇴행적인 농업정책으로 가는데 올해도 기상 여건과 관계없이 상황은 비관적이라고 볼 수 있죠.”

전문가들은 북한이 결국 외부로부터의 지원이나 수입 말고는 현재 상황을 타개할 방법이 마땅치 않을 것이라면서, 밀과 보리, 감자가 수확되는 오는 6월까지 북한이 어떻게 버티느냐가 관건이라고 지적했습니다.

VOA뉴스 조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