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오 전 장관 “김정은, 첫 만남서 암살에 대한 농담”…2018년 비밀 방북 일화 공개

지난 2018년 10월 평양을 방문한 마이크 폼페오 미국 국무장관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났다.

마이크 폼페오 전 미 국무장관은 2018년 비밀 방북 때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자신에 대한 암살에 관한 농담을 했다는 일화를 공개했습니다. 당시 방북 목적이 북한 핵무기를 제거하지 못한 과거의 실패한 노력을 바로잡기 위한 것이라는 점도 밝혔습니다. 이조은 기자입니다.

트럼프 행정부 시절 중앙정보국(CIA) 국장과 국무장관을 지낸 마이크 폼페오 전 장관이 2018년 비밀리에 북한을 방문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만난 경험 등을 담은 회고록을 출간합니다.

미 ‘폭스뉴스’는 17일 폼페오 전 장관의 새 회고록 ‘조금도 물러서지 않는다: 내가 사랑하는 미국을 위한 싸움’ (Never Give an Inch: Fighting for the America I Love)이 오는 24일 발간될 예정이라며 일부 내용을 입수해 보도했습니다.

당시 미 국무장관 지명자였던 폼페오 전 장관은 트럼프 당시 대통령의 특사자격으로 극비리에 평양을 방문했습니다.

‘폭스뉴스’가 공개한 일부 발췌문에 따르면 폼페오 전 장관은 당시 방북에 대해 “내가 계획했던 부활절 주말이 아니었다”고 회상했습니다.

[폼페오 전 장관] “My clandestine mission began on Good Friday, March 30, 2018, as I departed Andrews Air Force Base. My destination: Pyongyang, North Korea. I was headed to one of the darkest places on earth to meet with Chairman Kim Jong Un, its darkest inhabitant. The mission was a complete secret, known only to a few. My objective: correct the failed efforts of the past that had not eliminated North Korea’s nuclear weapons of mass destruction (WMD), and had, in fact, led to the current heightened threat,"

이어 “나의 비밀 임무는 2018년 3월 30일 ‘성금요일’에 앤드류 공군기지를 출발하면서 시작됐다”며 “목적지는 북한 평양. 나는 그 곳의 가장 어두운 주민인 김정을 위원장을 만나기 위해 지구상 가장 어두운 곳 중 한 곳으로 향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이 임무는 극소수에게만 알려진 완전한 비밀이었다”면서 “내 목표는 북한의 대량살상 핵무기를 제거하지 못했고 실제로 현재의 고조된 위협으로 이어진 과거의 실패한 노력을 바로잡는 것이었다”고 밝혔습니다.

폼페오 장관은 김정은 위원장과의 첫 조우에 대해 “이 작고 땀에 젖은 사악한 남자는 대량 살해범에게서 기대할 수 있는 모든 매력으로 서먹한 분위기를 깨려고 했다”고 회상했습니다.

이어 김 위원장은 당시 자신에게 “국장님, 나는 당신이 나올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다”며 “당신이 나를 죽이려고 했다는 것을 안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나의 팀과 나는 이 순간을 준비했지만 ‘암살에 대한 농담’은 ‘그(김 위원장)가 인사할 때 할 수 있는 말’ 목록에 없었다”며 “그러나 나는 CIA의 국장이었기 때문에 그(김 위원장)의 ‘재치있는 농담’(bon mot)은 의미가 통하기도 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나는 내 스스로 약간의 유머를 섞어 다가가기로 했다”며 ‘위원장님, 나는 여전히 당신을 죽이려고 합니다’라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폼페오 장관은 “이 대화 이후 몇 초 만에 찍힌 사진에서 김정은은 여전히 미소를 짓고 있었다”며 “그는 내가 농담하고 있다고 확신하는 것 같았다”고 회상했습니다.

폼페오 전 장관은 트럼프 행정부 시절 총 4차례 북한을 방문했습니다.

첫 방북 이후 국무장관으로 임명된 폼페오 전 장관은 같은 해 5월 다시 북한을 방문해 김 위원장을 만났고, 당시 북한에 억류됐던 한국계 미국인 3명의 미국 송환을 이끌었습니다.

이후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이후인 같은 해 7월 3차 방북길에 올랐지만 당초 예상됐던 김 위원장과의 면담이 불발되며 ‘빈손 귀국’이란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폼페오 전 장관의 4차 방북 계획은 2차 미북 정상회담 취소로 불발됐다가 같은 해 10월 다시 성사됐지만 미북 비핵화 협상은 이후에도 계속 답보 상태를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한편 폼페오 전 장관은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주지사 등과 함께 다음 대선의 차기 공화당 후보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