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전략비축유가 적국들에 판매되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이 미국 하원에 또다시 발의됐습니다. 중국을 겨냥한 법안이지만 북한도 금지 대상국에 포함됐습니다. 이조은 기자입니다.
민주당의 크리시 훌러핸 하원의원과 공화당의 단 베이컨 하원의원이 제재 대상으로 지정된 나라에 대한 비축유 수출을 금지하는 ‘해외 적국에 대한 석유 수출 금지 법안’을 최근 재발의했습니다.
민주당의 아미 베라 의원 등 41명의 의원이 법안 발의에 동참했습니다.
미국의 전략비축유에서 공급된 석유가 중국에 수출되거나 판매되는 것을 막기 위해 마련된 법안입니다.
중국 외에도 북한과 러시아, 이란이 판매 금지 대상국으로 명시됐습니다.
금지 대상국이 소유하고 통제하거나 영향을 미치고 있는 회사에 대한 비축유 수출이나 판매도 금지하도록 했습니다.
훌러핸 의원은 이날 성명에서 “내가 그랬듯이 모든 미국인들은 해외 적국들이 우리의 전략비축유에서 석유를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허점이 있다는 얘기를 들으면 충격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훌러핸 의원] “Every American should be shocked, as I was, to hear there’s a loophole enabling our foreign adversaries to purchase oil from our strategic reserves. Last year when high gas prices were making it harder for families to fill up their tanks, releases from the strategic reserve were meant to ease the financial burden for working families—not potentially end up in the hands those who wish our servicemembers and NATO Allies harm. Closing this loophole requires a congressional fix.”
이어 “고유가로 인해 기름통을 채우기 더 어려웠던 지난해 전략비축유 방출은 근로 가족들의 재정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것이었지 우리 군인들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들에 해를 끼치길 바라는 자들의 손에 석유가 넘어가도록 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허점을 막기 위해서는 의회의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베이컨 의원도 이날 성명에서 “자유세계의 지도자로서 우리는 평화로운 민주주의 국가와 전쟁을 벌이고 자국민을 학대하는 폭군에 단호히 맞서야 한다”며 “이는 전략비축유에서 석유를 팔지 않는 것을 포함한다”고 밝혔습니다.
[베이컨 의원] “As the leader of the free world, we need to stand firm against tyrants who wage war on peaceful democracies and abuse their own people, and this includes not selling them oil from our Strategic Petroleum Reserve… We need to look at expanding American innovation and production here at home instead of serving our adversaries who wish to harm America and her allies.”
그러면서 “우리는 미국과 동맹국들에 해를 끼치고 싶어 하는 우리의 적국들에 봉사하는 대신 국내에서 미국의 혁신과 생산을 확대하는 것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훌러핸 의원과 베이컨 의원은 공화당의 피터 메이저 의원과 함께 지난해 중반 같은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지만 회기 내 처리되지 못하고 자동 폐기됐습니다.
상원에서도 지난해 공화당 테드 크루즈 의원 주도로 8명의 공화당 의원이 유사한 내용의 ‘적국에 대한 긴급 원유 금지 법안’을 발의했지만 의결되지 못했습니다.
미국 정부는 경매를 통해 기업들에게 전략비축유를 판매합니다.
지난해 3월 말 바이든 행정부는 유가 완화를 위해 전략비축유를 사상 최대 규모인 1억 8천만 배럴 방출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의회 내 일각에서는 기업들이 정부가 공급하는 전략비축유를 사들여 중국에 판매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