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북한, 10억 달러 이상 암호화폐 탈취…미사일 개발 지원”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미국 백악관이 암호화폐 시장의 보안 취약성을 거론하며 북한 해커들이 10억 달러 이상을 탈취해 미사일 프로그램을 지원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백악관은 암호화폐 관련 불법 활동에 대한 규제 강화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박형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백악관이 27일 북한이 암호화폐 시장에서 10억 달러 이상을 탈취했다고 밝혔습니다.

백악관은 이날 ‘암호화폐의 위험성을 경감하기 위한 정부 로드맵(The Administration’s Roadmap to Mitigate Cryptocurrencies’ Risks)’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에서 암호화폐 시장의 보안 취약성을 지적하며 북한 해킹을 사례로 제시했습니다.

[백악관 보도자료] "And there is poor cybersecurity across the industry that enabled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to steal over a billion dollars to fund its aggressive missile program."

백악관은 "업계 전반의 취약한 사이버 보안으로 북한이 10억 달러 이상을 탈취해 공격적인 미사일 프로그램에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가능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번 정부 지침은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좌관, 브라이언 디스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아라티 프라바카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장, 세실리아 라우스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 명의로 나왔습니다.

보안 취약성 등 암호화폐 관련 위험성에 대한 경각심을 상기하며 정부의 대응 방향을 소개하고 있는 이번 지침은 북한의 암호화폐 해킹을 유일하게 특정 사례로 거론했습니다.

백악관은 "2022년은 암호화폐에 힘든 한 해였다"면서 "행정부로서 우리는 암호화폐가 금융 안정성을 훼손할 수 없도록 하고 투자자를 보호하며 나쁜 행위자에게 책임을 묻는 일에 계속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백악관 보도자료] "As an administration, our focus is on continuing to ensure that cryptocurrencies cannot undermine financial stability, to protect investors, and to hold bad actors accountable. "At President Biden’s direction, we have spent the past year identifying the risks of cryptocurrencies and acting to mitigate them using the authorities that the Executive Branch has."

백악관은 "정부 기관들은 필요시 법 집행을 강화하고 새로운 지침을 발표해 왔다"면서 "그러나 지난해 사건들은 추가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고 백악관은 언급했습니다.

또 "미국은 돈세탁과 테러리스트 자금 조달과의 싸움에서 이미 세계에서 선도적이다"면서 "법 집행 기관들은 디지털 자산 관련 불법 활동과 싸우기 위해 재원을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백악관 보도자료] "And while the United States is already a global leader in fighting money laundering and terrorist financing, enforcement agencies are devoting increased resources to combatting illicit activities involving digital assets."

백악관은 의회 역할도 강조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암호화폐 관련 규제 기관의 권한을 확대하고 법 집행을 지원하기 위해 불법 금융 활동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며 암호화폐 중개자가 범죄인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금지하는 등의 입법이 필요하다고 언급했습니다.

아울러 의회가 연기금과 같은 주요 기관이 암호화폐 시장에 뛰어들 수 있도록 허용해서는 안 되며 암호화폐와 광범위한 금융 시스템 간의 관계를 심화하는 입법은 중대한 실수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백악관은 "정부는 더 저렴하고 빠르며 안전하고 접근성 높은 금융 서비스를 가능하게 하는 책임 있는 기술혁신을 전적으로 지원한다"면서 "그러나 이러한 이점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기술에 상응하는 '보호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북한은 지난해 주요 암호화폐 관련 해킹 사건의 주범으로 지목됐습니다.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미국 국토안보부장관은 지난해 “북한이 지난 2년 동안에만 10억 달러가 넘는 암호화폐와 경화의 사이버 탈취를 통해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에 자금을 지원했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앤 뉴버거 백악관 사이버-신기술 담당 부보좌관도 “북한은 미사일 프로그램을 위한 자금을 얻기 위해 사이버를 활용한다"며 "최고 3분의 1 이상을 이렇게 충당하는 것으로 추산한다"고 밝혔었습니다.

[녹취: 앤 뉴버거 부보좌관/ 지난해 7월] "We estimate up to a third of their funds to fund their missile program. That's a major issue whether it's attacks against cryptocurrency exchanges or use of information technology workers in various countries."

최근 미국 연방수사국 (FBI)은 지난해 6월 ‘하모니’의 ‘호라이즌 브리지’의 1억 달러의 가상화폐 탈취 사건이 북한 정찰총국 산하 해킹 조직 '라자루스' 소행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재무부는 지난해 5월과 8월에 각각 북한이 탈취한 암호화폐 세탁에 사용된 믹서 서비스 '블렌더'와 '토네이도 캐시'를 제재하기도 했습니다.

VOA 뉴스 박형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