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국, 40여 개국 겨냥 공중 감시 프로그램 운용"...러시아군, 하르키우∙자포리자 공습

4일, 중국의 정찰 풍선이 미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앞바다 상공에서 미 공군 F-22전투기가 발사한 미사일에 격추돼 추락하고 있다.(자료사진)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네. 지난주 미국이 격추한 중국의 정찰 풍선은 전 세계 40여 개국을 겨냥한 중국의 대규모 공중 감시 프로그램의 일환이라고 미국 정부가 발표했습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 공세를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10일에도 하르키우와 자포리자 등 주요 도시에 맹공을 퍼부었습니다. 중국 보건 관리가 출산과 아이 양육 비용을 낮추는 과감한 조처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는데요. 관련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먼저 중국의 이른바 ‘정찰 풍선’ 소식부터 보겠습니다. 문제의 풍선이 미국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들도 겨냥한 것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이 5개 대륙 40개국 이상에 정보 수집용 정찰 풍선을 보내왔다고 미국 정부가 9일 공식 발표했습니다. 미국 정부는 또 지난주 격추한 중국 풍선에는 첩보 신호를 탐지하고 수집할 수 있는 장비를 갖추고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중국은 기상관측용 민간 비행기구라고 주장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네. 하지만 미 국무부의 고위 당국자는 9일 성명에서, 미군 U-2 정찰기가 촬영한 고해상 이미지에 따르면 중국의 풍선은 신호 정보 수집 능력을 갖춘 정찰 풍선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중국 풍선에 있는 장비들은 통상, 기상 기구에 탑재하는 장비와 일치하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해당 풍선에 어떤 장비들이 실려 있었는지 구체적으로 밝혔습니까?

기자) 네. 이 당국자는 “중국의 정찰 풍선에는 통신을 수집하고 지리적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다중 안테나와 다중 능동 정보 수집 센터를 작동하는 데 필요한 전력을 생산하기 위한 대형 태양광 전지판 등이 장착돼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정부는 정찰 풍선 운용의 배후로 중국 인민해방군을 지목했습니다.

진행자) 최근 미 국무부 부장관이 관련국 외교관들과 가진 설명회에서도 같은 이야기가 나왔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6일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이 워싱턴에 주재하는 약 40개국 외교관 150명에게 중국의 비행 풍선에 관한 설명회를 열었는데요. 이 설명회는 비공개로 진행됐지만 여러 매체는 익명의 미 행정부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중국이 그동안 40여 개국을 겨냥한 대형 공중 감시프로그램을 운용해왔으며, 이는 중국 인민해방군과 연계돼 있다고 일제히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미국 의회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중국 규탄 결의안을 채택했군요?

기자) 네. 미 하원이 9일, 이번 정찰 풍선 사건은 미국의 주권에 대한 명백한 침해라고 규탄하는 결의안을 표결에 부쳤는데요. 결과 발표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 하원 표결 발표] “yeas are 419 and nays are zero. The resolution is agreed to and without objection…”

기자) 네. 찬성 419표, 반대 0표, 아무런 반대 없이 결의안 합의가 이뤄졌다는 겁니다. 현재 하원은 공화당이 다수당인데요. 공화당이 주도한 이 결의안은 공화당과 민주당 의원들이 초당적으로 지지했습니다. 결의안에는 이번 사태에 대해 중국이 거짓 주장을 한다는 비판도 들어갔습니다.

진행자) 상원에서는 청문회가 열렸다고요?

기자) 네. 상원 외교관계위원회가 9일 관련 청문회를 열었습니다. 지금 미국 정치권에서는 바이든 행정부의 대응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요. 이날 청문회의 가장 큰 화두는 격추 시점이었습니다.

진행자) 격추 시점에 무슨 문제가 있다는 건가요?

기자) 공화당 의원들은 중국의 정찰 풍선이 미국 영공을 침범했는데, 왜 늦장 대응을 했느냐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문제의 풍선이 언론에 공개된 건 지난 2일인데요. 당시 미 국방부는 전날(1일) 중국 정찰 풍선이 북서부 몬태나주 상공에 출현했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당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격추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죠?

기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국방부 고위 당국자들은 지상의 피해를 우려해 중국 정찰 풍선이 바다로 나가길 기다려 격추하는 것을 권고했고, 바이든 대통령은 이 권고를 받아들였습니다. 그리고 중국 정찰 풍선은 4일 사우스캐롤라이나 앞바다 상공에서 격추돼 바다로 추락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비판자들은 풍선이 몬태나주 상공에 나타났을 때 격추했어야 한다는 건가요?

기자) 그건 아닙니다. 당시 미군 당국은 중국 정찰 풍선의 경로를 파악하고 있었는데요. 해당 풍선은 중국에서 출발해 알래스카와 캐나다를 거쳐 미국 본토로 들어왔다고 합니다. 청문회에서 공화당 의원들은 군 당국이 왜 인구 밀도가 적은 알래스카 상공에 풍선이 나타났을 때 격추하지 않았느냐고 질책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미국 본토에 들어오지 못하게 사전에 격추했어야 한다는 지적인데, 이에 대해 국방부는 뭐라고 했습니까?

기자) 네. 알래스카 상공에서 격추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 아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국방부 당국자는 해당 풍선이 격추돼 빙하가 떠다니는 바다에 떨어지거나 얼음판 위에 떨어지면 잔해 수거가 힘들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미 해군은 지난 5일 풍선 천과 일부 부품을 수거해 미 연방수사국(FBI)으로 넘겼는데요. 하지만 감시 장비와 전자기기 등이 장착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하부 구조물은 아직 수거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한편,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0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 하원의 이번 결의안에 대해 “순전히 정치적인 조작이고 과장”이라며 비판했습니다.

8일, 러시아군이 벨고로드 지역에서 발사한 미사일이 우크라이나 하르키우를 향해 날아오고 있다.(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계속해서 이번에는 우크라이나 소식 보겠습니다. 러시아가 주요 도시에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러시아군이 10일 아침 일찍, 북동부 하르키우와 남부 자포리자 등 주요 도시에 미사일과 드론을 동원해 맹공을 퍼부었습니다. 자포리자시의 한 당국자는 1시간 동안 무려 17차례 러시아군의 공습이 있었다고 밝혔는데요. 현지 관리들은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침공 이래 가장 집중된 폭격이었다고 전했습니다. 이날 아침 우크라이나 전역에서는 공습경보가 울렸습니다. 러시아군은 전날(9일)에도 하르키우와 수미, 자포리자 등지에 대대적인 공습을 가했습니다.

진행자) 피해 규모는 확인됐습니까?

기자) 이호르 테레호우 하르키우 시장은 인명 피해와 기간 시설 파괴 정도가 어느 정도인지 아직 파악 중에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하르키우시의 전력과 수도시설이 이번 공습에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남부 자포리자시 당국자도 이번 공습으로 시의 에너지 기간시설이 타격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군은 어떻게 대응했습니까?

기자) 우크라이나 공군은 러시아군이 발사한 자폭 드론 7개 가운데 5개를 격추했으며, 칼리버 순항 미사일 6개 중 5개를 격추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하르키우와 자포리자 등지로 발사된 S-300 미사일 35발은 격추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만 1년이 다가오는데, 전선 상황이 더 악화하는 모양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우크라이나 정부와 군사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1주년이 되는 24일에 즈음해 대대적인 공세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현재 1년이 다 되어가도록 별 전과를 내지 못한 상태인데요. 서방의 중화기 지원이 본격화되기 전, 공세를 최대치로 끌어올리기 위해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진행자) 전투기 지원을 부탁하기 위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직접 유럽도 방문했죠?

기자) 맞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8일과 9일 이틀간 영국과 프랑스, 벨기에를 전격 방문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을 호소했습니다. 전쟁이 시작된 이래 젤렌스키 대통령이 서유럽을 방문한 건 처음 있는 일인데요. 젤렌스키 대통령은 영국과 프랑스, 독일, 유럽연합(EU) 회원국들로부터 굳건한 지지 약속을 받아냈습니다. 하지만 전투기 지원에 대한 공식적인 발표는 나온 게 없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폴란드가 벨라루스 간 국경 검문소 한 곳을 폐쇄했다는 소식이 있군요?

기자) 네. 폴란드 외교부가 9일, 폴란드와 벨라루스 국경에 있는 보브로브니키 검문소를 폐쇄한다고 발표했습니다. 해당 검문소는 10일 정오를 기해 폐쇄됐는데요. 보브로브니키는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에서 약 200km 떨어진 곳으로 벨라루스와의 핵심 육상 통로입니다.

진행자) 폴란드 정부가 해당 검문소를 폐쇄한 이유가 뭔가요?

기자) 안보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고만 밝혔습니다. 폴란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우크라이나를 돕고 있는 가장 강력한 지원국 가운데 하나로, 현재 벨라루스와 폴란드의 관계는 이미 악화해 있는데요. 벨라루스 정부는 폴란드의 결정이 국경 상황을 더 악화시키고, 시민들의 여행을 제한하기 위한 의도적 결정이라고 반발했습니다. 현재 폴란드와 벨라루스 간에는 6개의 육로 국경 검문소가 있는데요. 이로써 앞으로는 2개만 운영됩니다.

중국 상하이에서 한 아버지가 두 아이를 데리고 즐거워하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한 중국 보건당국 고위 관리가 출산과 아이 양육 비용을 낮추는 과감한 조처를 촉구했군요?

기자) 네. 양웬촨 중국 국가위생보건위원회(NHC) 인구관측-가족개발국 국장은 NHC가 발간하는 잡지 ‘인구와 보건’ 최신호에서 가족들에게 주는 부담을 줄이고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출산과 양육 비용을 낮추는 과감한 조처를 하라고 지역 정부들에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양 국장이 언급한 방안은 궁극적으로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거로군요?

기자) 맞습니다. 양 국장은 출산율을 개선하려면 가족 지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인구의 장기적 균형 발전을 진흥하기 위해 출산과 돌봄, 그리고 교육 비용을 줄이는 데 있어서 적극적으로 탐구하고 과감하게 혁신하도록 지방정부를 독려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중국 출산율이 장기적으로 감소세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지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지난해 중국의 출생률은 1천 명당 6.77명으로, 인구 통계를 시작한 1949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양 국장은 돈과 경력 개발에 대한 여성들의 우려가 사람들이 아이를 갖지 않으려는 경향의 주요인이라면서 출산율을 개선하려면 세밀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이 출산율뿐만 아니라 인구도 줄어들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달 나온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인구가 60년 새 처음으로 감소했습니다. 이는 장기적으로 인구가 줄기 시작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역사적 전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치솟는 건강과 복지 비용으로 수입이 감소하고 정부 부채가 증가함에 따라 급속한 고령화가 경제를 둔화시킬 것이라는 전망도 있는데요. 인구학자들은 중국이 부유해지기 전에 늙을 수도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그래도 아직은 중국이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나라죠?

기자) 네. 그렇기는 한데 조만간 인도가 중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인구를 가진 나라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바 있습니다. 중국 인구는 지난해 약 14억 명을 기록했는데요. 유엔 전문가들은 2050년까지 중국 인구가 10억900만 명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진행자) 중국 인구가 이렇게 줄어드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네. 로이터통신은 인구 감소세가 대부분 중국 정부가 장기간 유지했던 한 자녀 정책, 그리고 사람들이 한 자녀 이상을 두는 걸 연기하거나 아예 아이를 낳지 못하게 하는 높은 교육비용의 결과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상황이 이렇게 되자 중국 정부는 출산을 장려하고 있죠?

기자) 맞습니다. 중국은 2016년부터는 2자녀 정책을 시행하고 2021년부터는 3자녀 정책으로 전환했습니다. 또 각 지방 정부는 세금 공제와 출산 휴가 연장, 주택 보조금 등 혜택을 제공하며 출산을 독려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네.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