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딸 김주애에 대한 언론 등의 집중 조명이 북한의 군사 위협과 인권 유린 실태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미국 내 전문가들이 우려했습니다. 후계자설 논쟁 자체가 자칫 4대 권력세습에 정당성을 부여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김정호)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딸인 김주애가 부각되면서 북핵 등 시급한 안보 사안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점증하는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김주애에게 돌리는 속임수를 쓰고 있다며 북한의 위협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브루스 클링너 /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
“미국과 동맹국들에 대한 보다 즉각적이고 중요한 안보 위협보다 북한의 잠재적인 후계자 문제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우리는 이 어린 소녀보다 미국의 여러 도시를 겨냥할 수 있는 북한의 다탄도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에 집중해야 합니다.”
탈북민 출신의 전문가들 역시 김주애를 등장시킨 북한의 의도를 주목했습니다.
특히 북한이 김주애를 통한 국제 여론전을 벌여 대량살상무기에 대한 국제적 여론이 잠재워졌으며 김주애 후계자 가능성이라는 외부의 언급은 북한에 정치 선전의 빌미를 줄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이현승 / 미국 거주 탈북민, 글로벌피스재단 연구원
“후계자 문제는 북한 정권으로서도 조심스러운 문제거든요. 세습이라는 게 사실은 정당성이 없습니다. 원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어져 왔는데 그걸 4대까지 간다는 것 자체도 자신들도 조심스러운 거예요. 사실은. 그런데 오히려 외부 언론에서 더 정당성을 부여해주는 꼴이에요. 지금. 후계자, 후계자 이야기를 하면서.”
한국 언론들은 물론 외국의 언론들도 김주애에게 집중하는 대신 북한 내에서 자행되는 아동학대 실태를 상기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박지현 / 영국 거주 탈북민, 징검다리 대표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를 지금 그렇게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김정은은 아버지가 아니라 독재자 그 모습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니까 참으로 안타까운 것이고요. 분노하게 되는 것이고요. 10살짜리 아이를 핵과 미사일 (실험장) 이런 곳에 데리고 다니면서 선전한다는 것 자체가 아동박해 거든요.”
로버킹 킹 전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는 김정은이 공개한 딸 김주애를 보면서 가장 먼저 식량난에 허덕이는 북한의 주민들이 떠올랐다며, 국제사회가 북한의 문제를 지적하지 않는 것은 북한에 잘못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로버트 킹 / 전 미국 국무부 북한인권특사
“식량 부족과 줄어든 교역 감소, 경제 문제로 북한의 상황은 심각하게 어렵습니다. 북한 주민들은 가진 것이 거의 없는데 값비싼 옷을 입은 응석받이 어린 딸을 등장시킨 것은 충격적입니다. 한 국가를 이끌려는 지도자라면 이것은 잘못된 메시지입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차기 지도자에 대한 의미 없는 추측보다는 현재 북한의 지도자와 체제 또 그들의 위협에 집중해야 한다며, 이웃 국가와 자국민에 대한 북한의 위협과 그런 체제는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VOA뉴스 조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