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우크라이나 탄약 지원에 '유럽평화기금' 활용...타이완 총통 미국 경유설 중국 반발

우크라이나 동부 격전지 바흐무트 전선에서 7일 우크라이나 장병들이 러시아군 진지를 향해 포 사격을 하고 있다. (자료사진)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유럽연합(EU) 국방장관들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무기 지원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스웨덴 스톡홀름에 모였습니다. 차이잉원 타이완 총통이 우방국 방문을 위해 미국을 경유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중국 정부가 강한 반대를 표명했습니다.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이 세계에서 여성을 가장 억압하는 정부라고 유엔이 비판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립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유럽연합(EU) 국방장관 회의가 열렸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8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EU 27개 회원국 국방장관 회의가 열렸습니다. 7일부터 시작된 이번 회의는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정책 고위 대표가 주재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EU 국방장관 회의의 주요 의제는 어떤 것들입니까?

기자) 네.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무기 지원과 이를 위한 자원 마련과 구매 방법 등입니다. 현재 우크라이나는 서방에 하루속히 무기 지원, 특히 155mm 포탄을 신속히 제공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는데요. EU 국방장관들은 포탄을 공동 구매해 우크라이나에 전달하는 방안을 집중 검토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러면 자원은 어떻게 마련하게 됩니까?

기자) 네. EU 집행위는 우선 ‘유럽평화기금’에서 10억 유로(미화 약 10억5천만 달러) 상당을 우크라이나에 포탄을 제공하는 데 사용한다는 계획입니다. 유럽평화기금은 지난 2021년 EU 회원국들의 외교 안보를 위해 설립됐습니다. 집행위는 또한 우크라이나 지원으로 고갈되고 있는 회원국들의 무기고를 보충하기 위해 회원국들을 위한 공동 무기 조달 방안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보렐 고위 대표는 이와 관련해 무슨 이야기를 했습니까?

기자) 네. 보렐 대표는 8일 기자들에게, 문제는 우크라이나가 계속 방어할 수 있도록 필요한 탄약을 어떻게 제공할 것인가 하는 점이라고 말했습니다. 보렐 대표는 EU 회원국들이 방위 산업 역량을 확대하기 위한 공동의 노력 외에도, 일단 지금 가지고 있는 기존 재고 탄약을 우크라이나에 신속히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지금 우크라이나 전황은 어떻게 되어가고 있습니까?

기자) 러시아 민간 용병 기업 ‘바그너그룹’의 창업자이자 실소유주인 예브게니 프리고진 씨는 8일 바흐무트 시의 동쪽 지역을 완전히 장악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러시아는 바그너그룹 용병들을 앞세워 수개월째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바흐무트 시를 점령하기 위해 맹렬한 공격을 퍼붓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여전히 바흐무트가 완전히 함락된 건 아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바흐무트 시는 바흐무트 강을 사이에 두고 동쪽과 서쪽으로 나뉘는데요. 시의 중심은 서쪽에 있습니다. 프리고진 씨는 8일, 바그너 그룹이 강 동쪽의 모든 행정구역은 완전히 통제하고 있다고 주장했는데요. 프리고진 씨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러시아나 우크라이나 양쪽 모두 현재 확인하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바흐무트 전투가 격렬해지면서 병력 손실도 막대한데, 러시아는 왜 이렇게 바흐무트 공략에 집중하는 겁니까?

기자) 바흐무트는 러시아가 도네츠크주와 루한시크주로 이뤄진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전체를 장악할 수 있는 교두보로 여겨져 왔는데요.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은 전날(7일) 바흐무트는 러시아가 추가적인 공격 작전을 시작하는 데 있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측은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우크라이나도 바흐무트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6일 야간 화상 연설에서 “우크라이나에서 버려지는 지역은 없다”면서 “우크라이나 군 수뇌부는 바흐무트에서 철수하지 않고 현재의 태세를 강화한다는 방침을 만장일치로 찬성했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총사령관에게 바흐무트에 있는 우리 병사들을 도울 부대를 찾으라고 지시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바흐무트를 사수하겠다는 입장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일각에서 나오고 있는 우크라이나군의 전략적 철수설을 부인하는 것입니다. 한편 AP 통신은 바그너그룹이 바흐무트 강 동쪽 지역을 더 많이 점령했다는 주장과 관련해, 우크라이나군이 질서 속에 서쪽으로 철수한 후 이뤄진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바흐무트 시의 전략적 가치가 생각보다 크지 않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러시아가 바흐무트 점령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이곳을 점령하는 게 전쟁의 결과를 바꿀 만한 결정적 영향을 미치지는 못한다는 서방 군사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도 지난 6일 요르단에서 기자들에게, 바흐무트는 전략적, 작전적 가치보다는 상징적 가치가 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바흐무트가 함락된다고 해서, 그것이 러시아가 이 싸움의 흐름을 바꿨음을 의미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노르트스트림 천연가스관 폭발 사건에 관한 새로운 정보가 나왔다고요?

기자) 네. 미국 뉴욕타임스가 7일 익명의 미국 관리들을 인용해 보도한 내용인데요. 지난해 9월 발트해 해저에서 발생한 노르트스트림 1과 2 천연가스관 폭발 사건이 친우크라이나 단체의 사보타주(고의적 비밀파괴공작)일 가능성이 있다는 새로운 정보를 입수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어떤 친우크라이나 세력인지 밝혔습니까?

기자) 아닙니다. 미국 관리들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반대자들이라고 시사했지만 단체 구성원이나 지도부, 새로운 정보의 성격이나 입수 경로 등 자세한 내용은 밝히길 거부했습니다. 또한 노르트스트림 폭발 사건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정부 관계자의 지시로 일어났다는 증거는 없다고 밝혔는데요. 확실한 결론은 내리지 못했다면서도 우크라이나 정부나 보안군과 연계된 대리군이 이 작전을 수행했을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 보도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우크라이나 정부는 연루설을 일축했습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고문은 보도 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우크라이나 정부는 노르트스트림 가스관 폭발 사건과 아무런 관련이 없으며 친우크라이나 그룹에 관한 정보 또한 없다고 부인했습니다.

진행자) 러시아 정부도 반응을 내놨습니까?

기자) 네. 러시아는 해당 보도를 잘 조율된 언론의 가짜 뉴스 작전이라고 폄하했습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러시아 국영 ‘리아노보스티’와의 인터뷰에서, 조사 주체도 아닌 미국이 어떻게 그런 추정을 내놓을 수 있느냐고 의문을 제기하면서 공격을 꾸민 자들이 지금 주의를 다른 곳으로 돌리고 싶어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차이잉원(가운데) 타이완 총통이 지난달 21일 타이베이에서 로 칸나 미 하원의원과 악수하고 있다. (자료사진=타이완 총통부 제공)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타이완 총통이 조만간 외국 방문길에 나선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차이잉원 타이완 총통이 다음 달 중미 국가인 과테말라와 벨리즈를 방문한다고 타이완 매체들이 8일 보도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차이 총통이 미국을 경유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와 큰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진행자) 타이완 정부도 공식 확인한 겁니까?

기자) 아닙니다. 타이완 총통실은 차이 총통의 해외 방문에 관한 언론 질문에 간단한 보도문을 내놨는데요. 미국을 직접적으로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수년째 환승 합의가 유지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총통실은 현재 여러 관련 부서가 소통하며 계획을 잡고 있으며 계획이 확정되면 적절한 시점에 관련 일정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전에도 타이완 총통이 미국을 경유해 다른 나라를 방문하는 경우가 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차이 총통을 포함해 타이완 총통들은 다른 나라를 방문할 때 하루나 이틀 정도 미국에 체류하곤 했습니다. 차이 총통은 지난 2019년에도 카리브해 4개국 순방에 나서면서 뉴욕과 덴버를 방문한 바 있는데요. 다만 미국 정부의 고위 관리들과의 만남은 피해 왔습니다.

진행자) 이번에는 어느 지역이 거론되고 있습니까?

기자) 네. 타이완 매체들은 차이 총통이 순방길에는 뉴욕을, 그리고 귀국길에는 캘리포니아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보도했습니다. 특히 캘리포니아에서는 로널드 레이건 기념 도서관에서 연설하고, 케빈 매카시 미 하원의장과 회동할 예정이라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매카시 의장은 관련 보도에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네. 매카시 의장은 7일 기자들에게 올해 미국에서 차이 총통을 만날 것이라며 차이 총통의 미국 방문 사실을 확인했는데요. 하지만 구체적인 시점은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매카시 의장은 또, 차이 총통의 방미로 자신의 타이완 방문 계획이 취소되는 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로이터 통신은 6일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매카시 의장이 앞으로 몇 주 안에 미국에서 차이 총통을 만날 계획이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한편 앞서 매카시 의장의 전임자인 낸시 펠로시 의장은 지난해 8월 타이완을 방문했다가 중국의 거센 반발을 일으킨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움직임에 대한 중국 정부 반응 보죠.

기자) 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8일 정례 브리핑에서 차이 총통의 방미설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마오 대변인은 어떠한 이유로든 차이 총통의 미국 방문을 결연히 반대한다면서 타이완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진정으로 위협하는 것은 타이완 독립을 추구하는 분리주의 세력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 정부에 엄정한 교섭을 제기하고 해명을 요구했다고 밝혔습니다.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여성들이 권리 증진을 위해 시위하고 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8일이 세계 여성의 날이었는데요. 유엔이 아프가니스탄 내 여성들 상황을 강하게 비판했군요?

기자) 네.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유엔이 이날(8일) 성명을 내고 아프간 탈레반 정권이 여성과 소녀들의 권리를 제한해 이들 대부분을 사실상 집에 가두고 아프가니스탄을 세계에서 여성에 가장 억압적인 나라로 만들었다고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지난 2021년에 아프가니스탄에 탈레반 정권이 다시 들어선 뒤에 여성들 권리가 크게 제약당하고 있는 현실을 비판한 것이로군요?

기자) 맞습니다. 유엔 사무총장의 특별대표로 유엔 아프가니스탄 지원단(UNAMA) 을 이끄는 로자 오툰바예바 대표는 “탈레반 정권 아래 아프가니스탄은 여성 권리와 관련해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억압적인 나라이며 아프간 여성과 소녀들을 공공 영역에서 몰아내려는 그들의 체계적이고 계획적인 노력을 목격하는 것이 고통스럽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또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인도주의적, 경제적 위기를 겪는 나라의 인구 절반을 집에 가두는 것은 심각한 국가적 자해 행위”라면서 “가혹한 제한 조처를 중단하고 이를 없애라”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탈레반 정권은 이슬람법을 엄격하게 적용한다면서 여성들의 공적 활동을 사실상 금지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아프간 여성 대부분이 일터에 갈 수 없도록 막았고 6학년 이상 학년에서는 여성 교육을 금지했습니다. 유엔은 집 밖에서 여행하거나 일할 권리, 그리고 공공장소에 접근할 아프간 여성들 권리가 대부분 제한돼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아프간 여성들은 또 모든 수준의 공공 의사결정에서 제외됐다고 합니다. 참고로 유엔 교육과학문화기구(UNESCO)에 따르면 현재 아프가니스탄에서 교육받을 연령대에 있는 소녀들과 젊은 여성들 가운데 80%, 약 250만 명이 학교에 가지 못한다고 합니다.

진행자) 이런 조처들이 국제 사회가 탈레반 정권을 인정하지 않는 이유 가운데 하나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국제 사회는 외교에 나서기 전에 인권을 존중하고 테러 조직들과의 연계를 끊을 것을 탈레반 지도부에 요구하고 있습니다. 오툰바예바 대표는 여성 권리에 대한 탄압이 수십 년 동안 이어진 전쟁으로부터 아프가니스탄이 회복할 전망을 손상하고 모든 아프간 시민을 수 세대에 걸쳐 가난하게 만들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그는 그러면서 "이는 아프가니스탄을 자국 시민들과 전 세계로부터 더욱 고립시킬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탈레반 정권은 이런 국제 사회 요구에 아직 따르지 않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오직 남성들로 구성된 탈레반 정권은 이런 정책이 아프간 문화와 이슬람 율법에 부합한다고 주장합니다. 한편 탈레반 정권의 네다 모하마드 나딤 고등교육부 장관은 7일 정부가 여성 교육을 금지한 것이 아니라 잠시 중단시킨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아프간 문화와 관습, 그리고 이슬람 종교가 허용하지 않는 것들을 정부에 요구하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탈레반 정책이 이슬람 율법에 부합한다는 주장을 부정하는 목소리도 있지 않습니까?

기자) 네. 무슬림이 다수인 다른 나라에 있는 아프간인들과 학자들은 어떤 지역 문화나 이슬람 종교도 여성들이 교육과 공공 생활에 접근하는 것을 금지하지 않는다고 반박합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