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9일 서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장면을 공개했습니다. 신형 전술유도무기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을 최소 6발 발사하는 장면인데, 북한 매체들은 적의 작전비행장을 목표로 한 훈련이라면서 김정은 위원장과 딸 김주애가 참관한 사진까지 공개했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김정호)
북한 매체들이 공개한 미사일 발사 장면입니다.
미사일 발사는 남포시 대동강 하구 일대에서 이뤄졌으며, ‘신형 전술유도무기’가 이동식 발사차량 텔(TEL) 6대에서 1발씩, 총 6발을 동시에 발사하는 장면이 담겨 있습니다.
텔에는 4발을 탑재할 수 있어 실제로는 6발 이상을 발사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관영 매체들은 10일 전날 실시된 이 같은 탄도미사일 발사 장면을 공개하면서 김 위원장이 여러 실전 가상훈련들을 강화해 전쟁을 억제하고, 전쟁의 주도권을 쟁취하기 위해 완벽하게 준비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이번 훈련의 목적은 적의 작전비행장 주요 요소를 가상해 설정된 서해상 목표수역에 일제사격을 가해 실전대응 능력을 과시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북한의 이번 도발은 미국과 한국이 방어훈련으로 최근 미국 전략폭격기 B-52H와 B-1B를 한반도에 전개하고 쌍매훈련 등 잇단 연합공중훈련과 연합 비상활주로 이착륙 훈련을 실시한 데 이어 이뤄졌습니다.
김진무/ 숙명여대 글로벌서비스학부 교수
“한미 연합훈련이 실시되고 있는 양상, 장소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해서 거기에 맞춤형 대응을 하고 있고 또 할 것이다, 그렇게 예측을 하고 있는 거죠. 그래서 이번에 첫 번째로 최단거리 미사일을 가지고 지금 현재 실시되고 있는 훈련에 대해서 팃포탯(Tit for tat: 맞대응 전략)으로 실사격 훈련을 한 것이라고 해석을 할 수 있고.”
북한의 신형 전술유도무기는 북한 탄도미사일 분류 중 사거리가 가장 짧은 근거리 탄도미사일 CRBM일 가능성이 거론됩니다.
한국군 당국은 이번에 발사된 미사일 사거리가 극히 짧았다며 구체적인 수치는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북한은 지난해 4월과 11월, 이와 유사한 무기체계를 발사했는데 4월에는 고도 25㎞, 비행거리 110㎞, 속도 마하 4, 11월에는 고도 47㎞, 비행거리 240㎞, 속도 마하 4로 포착된 바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해 4월 발사 당시 이 무기체계가 전술핵 운용에 쓰인다며 소형 핵탄두 탑재가 가능하다고 시사했는데, 이런 신형 전술유도무기 여러 발을 25㎞ 안팎의 저고도로 동시에 발사할 경우 레이더상 궤적이 겹쳐 보여 초기 대응이 어렵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권용수 / 전 국방대학교 교수
“신형 전술유도무기들이 기동하기 편하고 고체연료 추진이고 그리고 동시에 한 발이 아니고 복수로 발사되고 이게 저고도로 날아오잖아요. 전부 50km 미만이잖아요. 그러니까 진짜 위협적인 거죠.”
민간 연구기관인 한국국방안보포럼 신종우 사무국장은 북한 매체가 공개한 훈련 사진을 근거로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 지점이 남포에서 북쪽으로 10km가량 떨어져 있는 저수지 ‘태성호’로 파악됐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9월 저수지의 수중발사대에서 SRBM을 쐈을 때와 유사하게 마치 물속에서 비행체가 발사된 것처럼 보이게 유도하고 발사 원점 식별을 어렵게 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