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리티지 보고서 “북한 비핵화 목표로 포괄적 합의 추구해야”

헤리티지 재단이 ‘신냉전 승리: 중국에 대항하기 위한 계획’ 토론회를 열었다. 데릭 모건 헤리티지 부회장(왼쪽) , 마이클 필스버리 선임 연구원(중간) , 제프 스미스 아시아연구센터 소장(오른쪽). 사진 = 헤리티지 재단 영상 캡처.

미국이 북한 비핵화를 명시적 목표로 하는 포괄적 합의를 추구하는 데 계속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미국 민간연구소가 제안했습니다. 한국과 일본이 자체 핵무장 필요를 느끼지 않도록 확장억제 대화를 통해 계속 협력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워싱턴의 민간연구소인 헤리티지재단이 28일 동북아시아 역내 불안정을 초래하는 위협 가운데 하나로 북한을 꼽았습니다.

헤리티지재단은 이날 발표한 ‘신냉전 승리: 중국에 대항하기 위한 계획’보고서에서 이같이 지적하며, 향후 미국의 대북 정책은 두 가지 미국의 핵심 이익을 지켜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이 한국과 일본, 역내 주둔하는 미군에 대한 군사적 공격을 감행하지 않도록 억지해야 하며, 북한을 미국과 동맹국들을 위협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실상의 핵보유국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보고서] “The U.S. government must craft an unambiguous
policy to uphold U.N. resolutions and U.S. law requiring North Korean denuclearization backed by strategic and conventional deterrence … The prospects for externally or internally fomented regime change are unrealistic. The U.S. must instead focus on continuing to seek a comprehensive agreement that retains denuclearization as a stated goal, implemented in verifiable incremental steps over time. This should be paired with the U.S. and allied efforts to protect their national security by augmenting and improving their deterrence and defense capabilities. In fact, denuclearization proposals call for incremental implementation over a period of years based on reciprocal actions.”

“북한 비핵화 목표 고수, 위협 억지”

보고서는 구체적으로 “미국 정부는 전략적 억지력과 재래식 억지력으로 뒷받침되는 북한 비핵화를 요구하는 유엔 결의와 미국 법을 지키기 위한 명확한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이어 외부적 혹은 내부적으로 유발된 북한 정권교체 전망은 비현실적이라며, 미국은 대신 비핵화를 명시적 목표로 하는 포괄적 합의를 계속 추구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사실상 비핵화 제안은 상호 행동에 근거해 수년의 기간 동안 점진적 이행을 요구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한일에 대해 확장억제 제공, 자체적 방위력 강화 지원”

보고서는 동시에 미국과 동맹국들의 억지력과 국방력을 증강하고 향상시켜 국가 안보를 보호하려는 노력과 병행돼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의 위협이 줄어들 때까지 미국이 한국과 일본에 대해 확장억제 공약을 계속 확인하고 역내 미군의 규모를 현재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겁니다.

또 미국은 한국이 북한에 대응해 자체적인 억지력을 개선하도록 장려해야 한다며, 재래식 전력 증강, 정밀 타격능력 강화, 새로운 미사일 방어 체계 등이 포함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이러한 노력이 미국의 동맹을 북한이 공격하지 못하도록 억지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며, 북한의 강압적인 외교 능력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지난 2월 한국 서해 상공에서 실시된 2023년 첫 미한 연합공중훈련에 미군 B-1B 전략폭격기(가운데)와 F-22 전투기(아래), 한국군 F-35 전투기가 편대비행하고 있다.

“한일 핵무장 필요 느끼지 않도록 해야”

보고서는 한일 자체 핵무장 가능성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밝혔습니다.

[보고서] “China’s nuclear expansion threatens the credibility of U.S. commitments to extended deterrence for its regional allies. The U.S. government must continue working with allies through extended deterrence dialogues to ensure that they do not feel compelled to develop nuclear weapons of their own, an outcome that would run contrary to long-standing U.S. nonproliferation efforts.”

보고서는 북핵 뿐 아니라 중국의 핵 확장이 미국이 역내 동맹에 제공하는 확장억제의 신뢰성을 위협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 정부는 동맹국들이 핵무기를 자체적으로 개발해야 한다고 느끼지 않도록 확장억제 대화를 통해 동맹국들과 계속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동맹의 자체 핵무장은 “미국의 오랜 비확산 노력에 배치된다”는 것입니다.

현재 VOA는 국무부에 이번 보고서에 대한 논평을 요청한 상태로 답변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바이든 정부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가 목표라며 “북한과 진지하고 지속적인 외교를 통해 미국, 동맹, 미군의 안보를 강화하는 실질적인 진전을 추구한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밝히고 있습니다.

또 한국에 대한 전술핵 재배치나 한국의 자체 핵무장론에 대해서는 확장억제 실행력을 높이겠다는 데 분명한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이 헤리티지 재단 토론회에 참석했다. 사진 = 헤리티지 재단 영상 캡처.

“미국 정부 ‘핵 비확산 중시’ 기조”

제임스 카라파노 헤리티지재단 부회장은 28일 보고서 발표 기자회견에서 북한 비핵화 정책을 고수하고 한일 핵무장을 막아야 한다는 제언을 한데 대한 VOA의 논평 요청에 미국의 핵 비확산 정책 기조를 거듭 강조했습니다.

[녹취: 카라파노 부회장] “If you look at the Chinese buildup, China is sending a message to the world that nuclear weapons were a way to intimidate other countries. And so they're building up their arsenal. So if we are essentially abandoning denuclearization of North Korea, we're sending a message that build a nuclear program and eventually we’ll just forget it. And this is a world in which we don't need more nuclear powers.”

카라파노 부회장은 북한 비핵화 기조 유지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중국이 핵 확장에 나서면서 핵무기가 다른 국가들을 위협하기 위한 것이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며 “우리가 북한 비핵화 목표를 포기하면, 핵 프로그램을 만들어도 우리가 결국 잊어버릴 것이라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우리는 더 이상 핵보유국이 추가 돼서는 안 되는 세상에 살고 있다”며 “미국은 여전히 핵 비확산 전략을 강력하게 고수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카라파노 부회장은 미국은 미사일 방어 체계의 확산은 강력히 권고하고 있다며 “미국에 있어 가장 안정적인 환경은 미국이 강력한 핵 억지력을 유지하면서 강력한 미사일 방어체계를 구축하고 비확산을 주도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에 전술핵 재배치를 고려해야 한다는 제임스 리시 미국 상원의원의 주장에 대해서는 미국과 한국이 논의해서 함께 결정할 부분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카라파노 부회장] “I was in Korea in the Cold War and we had a scenario to support the South Koreans with tactical nuclear weapons. There are different ways to ensure strategic deterrence and to me the most important thing is that the U.S. and South Korea agree on the way forward. The real measure of success is that people realize they can’t win at the conventional level and that there is no option to escalate that and threaten nuclear deterrence. Essentially cower your enemy. How do you achieve that? There’s different ways to do that. Tactical nuclear weapons are part of the mix, strategic weapons are part of the mix.”

카라파노 부회장은 “냉전 당시 미국은 전술핵무기로 한국을 지원하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며 “전략적 억지력을 확보하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미국과 한국이 앞으로 나아갈 길에 합의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진정한 (억지력) 성공의 척도는 상대가 재래식 전력으로 이길 수 없으며, 확전해 핵 억지력을 위협할 선택권도 없다는 것을 깨닫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카라파노 부회장은 미한 양국이 논의할 여지는 매우 많다며 “이번 한국 정부는 북한의 위협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한국민의 안보를 진심으로 우려하기에 미국 입장에서는 이런 문제를 논의하기에 더 나은 정부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헤리티지재단이 이번 보고서에서 중국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동북아시아에 강하고 자신감 있으며 안전한 미국의 동맹국들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동북아시아의 안정 증진은 한국과 일본을 미국의 더욱 강력한 동맹들이 되게 할 것이며, 미국이 중국 공산당의 위협에 대응하고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을 촉진하는 목표를 동맹들과 함께 추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보고서는 미국의 대중 전략으로 미국 영토 보호, 미국 번영 증진, 미국의 국방태세 전환, 중국 공산당 영향력 축소 등을 제시했습니다.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은 이날 보고서 발표회에서 미중 경쟁은 ‘자유주의와 전체주의의 갈등’이라고 밝혔습니다.

[녹취:루비오 의원] “Do we want to return to the dark ages and want the dominant powers on the Earth with powers that do not believe that individual humans had rights granted to them by their creator, or do we want to continue to live in a world where at least those nations who seek to live under the sunshine of liberty are able to do so? That is at the end at the core of the economics, of the industrial, of the technological of the military of the geopolitical, of this entire conflict that we now face.”

루비오 의원은 “지구상의 지배적인 힘을 가진 국가들이 창조자에 의해 부여된 개인의 권한을 부인하는 암흑시대로 돌아가길 원하는가, 아니면 ‘자유의 햇빛’ 아래에 사는 국가들이 이를 계속 유지할 수 있는 세상에 살길 원하는가”라고 물으며 “결국 경제, 산업, 지정학적, 군사기술 등 우리가 직면하는 갈등의 근본적인 문제는 자유주의와 전체주의의 갈등”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