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통일부가 북한인권보고서를 공개했는데 북한에서 공권력에 의한 살인이나 공개처형이 여전히 빈번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서울에서는 이와 관련해 북한인권 관련 사진전이 열렸는데, 한국 통일부 장관은 참혹한 북한의 인권 실상을 정확하게 알려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취재: 김형진 / 영상편집: 이상도)
한국 통일부가 북한 내 인권 상황을 정리해 공개한 2023 북한인권보고서입니다.
지난 2017년부터 2022년 사이 탈북민 508명의 증언을 바탕으로 작성된 보고서에는 북한 공권력에 의한 무분별한 살인과 납북자 감시 등 수많은 인권침해 사례가 나열됐습니다.
2016년 제정된 북한인권법에 따라 발간된 한국 정부의 첫 공개 보고서로 450쪽 분량이며, 문재인 정부 당시에는 발간을 했어도 공개를 하지 않았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9년 북·중 접경지에서 절도 혐의로 경비초소에 억류됐던 한 주민은 중국으로 도망가려다 보위원에 의해 현장에서 사살됐습니다.
또 다른 탈북민은 보고서에서 2018년 평성시에서 18명에 대한 공개재판이 있었다면서, 그중 1명이 성경을 소지하고 기독교를 전파한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고 곧바로 공개 총살되는 것을 목격했다고 증언했습니다.
또한 중국을 거쳐 들여온 한국 영상물을 유포한 행위와 화장품과 구두 같은 한국산 제품들을 몰래 판매한 경우도 공개 총살에 처해졌다는 진술도 보고서에 포함됐습니다.
특히 춤을 추며 손가락으로 김일성 초상화를 가리킨 임신 6개월 차 임신부의 동영상이 당국에 입수되면서 해당 여성이 공개 처형을 당한 내용도 실렸습니다.
한국군 포로와 일가족, 납북자들은 진학과 직장, 군 입대 등 모든 분야에서 차별을 받고 있고, 북한 공산당의 감시와 통제에 시달리고 있다고 보고서는 덧붙였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 서울에서는 30일 북한의 인권 실태를 알리는 사진 전시회가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됐습니다.
통일부와 영국 주재 북한공사 출신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실이 후원한 이날 행사에서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북한 인권의 실상을 정확하게 알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권영세 / 한국 통일부 장관
“윤석열 정부는 북한 인권 문제를 북핵 문제 못지않게 중요한 과제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우선은 북한 인권의 참혹한 실상을 국민들께 가감 없이 정확하게 알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러한 점에서 북한 인권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과 북한 인권의, 북한 여성의 인권을 재조명하는 오늘 전시회가 매우 뜻깊다고 생각합니다.”
권 장관은 또 최근 북한은 주민들이 굶주림으로 고통받는 와중에도 막대한 예산을 퍼부어 핵과 미사일 도발을 반복하고 있다면서 정상적인 국가 운영이라고 보기 어려운 딱한 모습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당국은 핵과 미사일이 체제를 지켜줄 것이라는 잘못된 셈법에서 하루빨리 벗어나야 하며, 대화와 협력을 통해 민생과 인권을 개선하는 길로 나오라고 촉구했습니다.
VOA뉴스 조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