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미 의회 연설에서 ‘인권우선 대북정책’ ‘대북 정보유입’ 강조하길” 

북한 평양 시민들이 지난 2월16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81번째 생일 맞이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이달 말 미국 의회 연설을 통해 인권우선 대북정책과 대북 정보유입의 중요성을 강조해야 한다고 인권 전문가들과 엘리트 출신 탈북민들이 말했습니다. 북한 인권이 협상 대상이 아니란 점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인권 전문가들은 오는 27일 미국 의회 합동회의에서 연설하는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북한의 인권 문제도 꼭 강조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로버트 킹 전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는 7일 VOA에 미국 의회가 전통적으로 북한의 인권 개선을 지지한다는 점을 설명하며 윤 대통령의 연설에서도 북한 인권 문제가 제기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킹 전 특사] “Congress is supportive of efforts to deal with North Korea's human rights problem. The US adopted the North Korean Human Rights Act. They've renewed it periodically. I think it's one of many issues on which the United States and South Korea are very much in agreement. And I think the North Korea human rights issue should be raised in this speech,”

킹 전 특사는 “의회는 북한인권 문제를 다루려는 노력을 지지한다”며 “미국은 북한인권법을 채택했고 그것을 주기적으로 연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북한인권 문제는 “미국과 한국이 매우 동의하는 많은 사안 중 하나”라며 “이번 연설에서 북한의 인권 문제가 제기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킹 전 특사는 윤 대통령이 이 문제에 대한 두 나라의 지속적인 협력을 강조하길 바란다며, 미 의회에서 북한인권법 재승인 법안 통과가 지연되는 것에 대해 “윤 대통령이 이 법안의 통과를 기대한다고 말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워싱턴의 민간 단체인 북한인권위원회의 그레그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윤 대통령이 이번 의회 연설을 통해 인권우선 정책을 강조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스칼라튜 사무총장] “It is time for a paradigm shift. Let's lead with human rights. Let us implement human rights upfront policy on North Korea, involving serious information campaigns, relying on content customized for all songbun categories in North Korea.”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윤 대통령이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선언하며 “인권으로 이끌자”고 말하길 바란다는 것입니다.

특히 윤 대통령이 “모든 성분 계층에게 맞춤화된 콘텐츠에 의지하는 진지한 정보 캠페인이 포함된 인권 우선적 대북 정책을 시행하자”고 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지난 30년간 핵과 미사일 문제에 대북 정책과 협상을 집중하고 인권은 이에 대한 장애물로 무시했지만 긍정적 결과가 없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을 계기로 한국과 미국이 첨단기술을 통해 북한 주민들이 휴대전화로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노력 등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엘리트 출신 탈북민들도 윤 대통령이 북한 인권 문제의 심각성을 국제사회에 환기하는 것뿐 아니라 북한 당국자들의 의식을 깨우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고위층 자녀로 워싱턴에서 활동하는 이현승 글로벌평화재단 연구원입니다.

[녹취: 이현승 연구원] “국제사회에 알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부에 (외부 정보를) 알리는 게 사실은 더 중요합니다. 특히 사회를 이끄는 사람들, 한마디로 말해서 인권 유린을 저지르는 가해자들도 그들이 인권 침해를 한다는 생각을 못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자기네는 당에 충성하고 주어진 임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대해서 이것이 명확한 인권 유린이고 범죄란 사실을 알려줘야 그 사람들도 망설이고,”

이 연구원은 윤 대통령이 미국 의회 연설에서 북한인권에 대해 두 가지를 꼭 강조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습니다.

[녹취: 이현승 연구원] “ 첫째는 북한 인권이 협상카드가 될 수 없다는 것을 명확히 언급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것이 북한 주민들의 양도 불가한 권리라는 점을 확실히 말씀해 주시고요. 둘째는 북한인권의 책임은 북한 독재자에게 있다는 것을 확실히 말씀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북한 내 심각한 인권 침해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독재 체제는 분리해서 볼 수 없기 때문에 인권 범죄의 책임이 최고지도자에게 있음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지난 2019년 한국에 망명한 류현우 전 쿠웨이트 주재 북한 대사대리는 윤 대통령이 남북 관계의 특수성이나 협상 조건에 관계 없이 어떤 상황에서도 북한인권에 대해 일관성을 유지하겠다고 밝혔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류현우 전 대사대리] “정권이 바뀔 때마다 북한인권이 방향성을 잃고 일관되지 못한 현상이 계속 나타납니다. 그래서 이 문제에 대해선 일관성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입니다. 자유, 민주주의, 인권 등 자유 진영이 가진 가치관에 대해서는 흔들림 없이 일관성 있게 갖고 가야 합니다.”

류 전 대사대리는 또 윤 대통령이 연설에서 북한 변화의 주체가 주민들이란 사실과 그들을 깨우는 국제사회의 노력이 우선적으로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류 전 대사대리] “우선 변화의 주체, 예를 들어 쿠데타 등 모든 활동과 혁명의 주체가 다 사람 아니겠습니까? 그러니까 그 사람들의 의식을 변화시키는 게 첫 단계라고 봅니다. 인권도 인권이란 주체가 우리라는 것을 알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자각할 수 있도록 말입니다.”

세계 70개 이상의 시민사회단체와 개인 활동가들이 연대한 북한자유연합(NKFC)의 수전 숄티 의장은 윤 대통령이 북한 주민들의 인권 문제를 전면에 내세우는 최근 상황에 대해 매우 고무적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윤 대통령이 미 의회 연설에서 이에 대해 다시 강조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중국 내 탈북민들의 생명을 구하고 북한 주민들에게 객관적인 정보를 보내는 캠페인을 강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숄티 의장은 그러면서 “우리는 북한 주민들이 한국, 미국 국민들과 같은 권리를 갖길 원한다”며 윤 대통령이 이런 점을 연설에서 강조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숄티 의장] “We want the people of North Korea to have the same rights as the people of South Korea, the United States. They are not their enemy. The enemy of the North Korean people is Kim Jong-un.”

숄티 의장은 “한국과 미국 국민은 북한 주민들의 적이 아니며, 그들의 적은 김정은”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