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한국 G8' 자격 충분...'정치적 의지''회원국 동의' 관건"

지난해 9월 뉴욕에서 열린 글로벌펀드 회의에 참석한 정상들이 기념촬영을 했다. 왼쪽부터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한 사람 건너 윤석열 한국 대통령,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자료사진)

한국이 이달 일본에서 열리는 주요7개국(G7) 정상회의에 초대된 가운데 미국 전문가들은 한국이 정식 회원국이 될 자격도 충분하다고 평가했습니다. 한국의 분명한 정치적 의지와 다른 회원국들의 동의가 관건이라는 지적입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패트릭 크로닌 허드슨연구소 아시아태평양 안보석좌는 한국이 이미 주요7개국(G7)과 같은 반열에 올랐다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크로닌 석좌] “There's a reason why South Korea has been invited to the G7 summit in the UK now in Japan. It's because it really is part of the same club. It's just not a formal member of the G7.”

패트릭 크로닌 허드슨연구소 아시아태평양 안보석좌사 VOA 조은정 기자와 화상으로 인터뷰했다.

크로닌 석좌는 8일 VOA에 “한국이 영국에 이어 일본에서 열리는 G7 정상회의에 초청된 데는 이유가 있다”며 “한국은 정말 같은 클럽의 일원이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단지 G7의 정식 회원국이 아니라는 것 뿐”이라고 덧붙였습니다.

2020년 여름 미국에서 개최 예정이었던 G7 정상회의에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등을 초청대상으로 언급했지만 이 회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전격 취소됐습니다.

이듬해 영국에서 열린 G7 정상회의에 문재인 대통령이 한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참석했고, 2022년 독일이 개최한 정상회의에는 초대를 받지 못했다가 올해 일본이 다시 한국을 초대한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2020년 한국, 호주, 러시아, 인도를 초대해 G7을 G11으로 확대하는 안을 밝힌 이래 한국의 G7 합류 가능성은 거듭 제기되고 있습니다.

지난 3월에는 미국의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의 앤서니 김 연구원이 보고서를 내고 바이든 행정부가 G7에 한국을 초청해 G8으로 확장하는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박진 한국 외교부 장관도 올해 4월 G7 주한대사를 초청해 만찬 모임을 가지면서 ‘한국을 포함한 G8’을 언급했고, 언론에도 “한국이 G8 국가가 될 자격이 충분하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경제∙국방∙외교력 강력…가입자격 충분”

미국 전문가들은 한국이 경제력과 정치력, 군사력, 민주주의 발전 수준 등을 감안하면 G7에 합류하기에 충분하다고 평가합니다.

스콧 스나이더 미 외교협회 미한정책국장이 VOA 조은정 기자와 화상으로 인터뷰했다.

스콧 스나이더 미 외교협회 미한정책국장은 VOA에 “기존의 G7 회원국들과 비교할 때 한국은 그들의 성취와 기여에 걸맞은 충분한 정치적, 경제적 무게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스나이더 국장] “If I step back and look at the other nations that are in the G7 then I would say that South Korea carries sufficient political and economic weight to match the level of accomplishment and contribution that other G7 member countries are able to make.”

로버트 랩슨 전 주한미국대사대리가 VOA 조은정 기자와 화상으로 인터뷰했다.

로버트 랩슨 전 주한 미국대사대리도 호주, 인도 등 G7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는 다른 국가들도 있다면서도 “한국은 그중 가장 중요한 위치에 서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랩슨 전 대사대리] “Korea stands front and center certainly as the 10th largest economy, major trading partner, very robust military and the Yoon administrations constant refrain that they're committed to a values-based foreign policy focused on democracy, freedom, liberty and maintaining the international rules-based order system. I think yes they will be right up there.”

랩슨 전 대사대리는 “한국은 10대 경제 대국이자 주요 교역 대상국이며 강력한 군대를 보유하고 있다”며 “윤석열 정부는 민주주의와 자유, 규범에 입각한 국제질서 유지에 초점을 맞춘 가치에 기반한 외교정책을 천명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6월 독일에서 G7 정상회의가 열렸다.

“G7 가입은 정치적인 문제…정치적 의지 보여야”

하지만 한국의 자격 조건과는 별개로 G7 가입은 고도로 정치적인 문제이며 따라서 한국이 정치적 의지를 보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앤드류 여 브루킹스연구소 한국석좌가 VOA 조은정 기자와 화상으로 인터뷰했다.

앤드류 여 브루킹스연구소 한국석좌는 “물론 이러한 결정은 매우 정치적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여 석좌] “Of course, these decisions are very political, and there are others that may think ‘there's too many Western countries. Maybe it'll help to have South Korea’ but what if you want more equity and should there be a Latin America country, Brazil is smaller economy-wise, but it's large. It carries some weight. So there's those sorts of political discussions as well too.”

G7안에 서방 국가들이 너무 많다는 지적은 한국에게 도움이 될 것이지만, 공평성을 따진다면 경제력은 작지만 영토가 큰 남미의 브라질이 G7에 포함돼야 한다는 겁니다.

여 석좌는 “이러한 정치적 논의도 이뤄진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 특히 윤 대통령이 G8에 참여하길 희망한다고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G7 가입에 특별한 절차가 있는 것이 아니기에 회원국들의 전반적인 지지를 이끌어 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마크 토콜라 한미경제연구소 부소장이 VOA 조은정 기자와 화상으로 인터뷰했다.

마크 토콜라 한미경제연구소(KEI) 부소장은 10일 VOA에 “G7은 재미있는 조직”이라며 “사무국이나 규칙이 없는 비공식적인 모임이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토콜라 부소장] “The G7 is a funny organization because it has no secretariat or rules. It's an informal gathering. So the seven countries that belong would have to agree to include any new member.”

그러면서 “새로운 회원국을 참여시키기 위해서는 7개 나라 모두가 동의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헤리티지재단 보고서가 제안한 대로 미국이 한국의 가입을 지원하면 도움이 되겠느냐는 질문에 토콜라 부소장은 “미국이 한국의 가입을 옹호하면 분명히 영향을 줄 것이지만 회원국 모두의 동의가 필요하다”고 답했습니다.

일본의 지지가 관건이라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크로닌 석좌는 “한국도 (가입에) 강한 관심을 나타내야 한다”며 “윤 대통령은 몇몇 전임자들과는 달리 한국이 인도태평양과 세계에서 더 큰 역할을 하길 원한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크로닌 석좌] “I think South Korea also has to have a strong interest and I think President Yoon has demonstrated unlike some of his predecessors that South Korea really does want to play a larger role in the Indo-Pacific and globally. So having that political will is very important and finally having the support of other Asian country in the G7 in this case, Japan, also makes a huge difference. So once again, because President Yoon has done that he's made good relations with Japan. He has political will to play a global role. And there's no doubt that the world now needs South Korea to be part of this leading the growth of democracies and economies trying to shape the rules of the road. So all of these things are in alignment. It's a matter I think of now just the time.”

이어 “따라서 그러한 정치적 의지를 갖는 것은 매우 중요하며, G7 내 아시아 국가 즉 일본의 지지를 받을 경우 큰 차이가 생긴다”고 말했습니다.

크로닌 석좌는 “윤 대통령은 일본과 좋은 관계를 맺는 노력도 펼쳤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세계적인 역할을 할 정치적 의지도 보였는데, 이제 세계는 한국을 민주주의와 경제의 성장을 이끌고 규범을 형성하는 선도국 중 하나로 필요로 하고 있다”며 “모든 요소들이 정렬됐고, (한국의 가입은) 시간 문제일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랩슨 전 대사대리도 한국이 G8 가입을 추진할 때 “윤 대통령이 핵심적인 추동력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랩슨 전 대사대리] “Of course President Yoon will be a key driver on that. And if he's committed to it, I haven't heard him speak publicly about the G8 membership or G7 membership, but we've seen already that when he commits he is clearly all in and is following through and very goal oriented leader.”

이어 “아직 윤 대통령이 G8이나 G7 가입에 대해 공개적으로 말하는 것을 듣지 못했지만, 그는 마음을 먹으면 모든 것을 걸고 추진하는 매우 목표 지향적 지도자라는 것을 보여줬다”고 말했습니다.

1970년대 출범한 G7은 1998년 러시아가 참여해 G8으로 확대돼 15년 넘게 운영되다가 2014년 우크라이나 크름반도를 불법 병합한 러시아의 자격을 정지시켰습니다.

현재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일본이 G7회원국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