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문가들은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기간에 열리는 미한일 정상회담이 삼각공조의 내실을 다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군사와 경제안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세 나라 협력이 강화될 것이라는 진단입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담당 수석부차관보는 주요7개국(G7) 정상회의 기간에 열리는 미한일 정상회담의 가장 큰 성과는 3국 협력 강화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 “It's clear that U.S.-ROK-Japan trilateral cooperation is becoming a stronger and clearer trend. The most important outcome of the upcoming trilateral will be to continue the momentum of this process. It remains to be seen what the deliverables will be, but they are likely to be areas that demonstrate how the fabric of cooperation is becoming stronger.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17일 VOA에 “미한일 3국 협력이 더욱 강력하고 분명한 추세가 되고 있음이 분명하다”며 “다가오는 3국 정상회의의 가장 중요한 성과는 이러한 동력을 이어가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어떤 결과물이 나올지는 지켜봐야 하겠지만 3국 협력의 구조가 어떻게 강화되고 있는지를 보여주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도 17일 VOA에 3국 정상회담에서 “안보, 외교, 경제 등에 대한 많은 의제가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공동성명 채택은 확실치 않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클링너 연구원] “I think they're gonna have a very full agenda covering a lot of security and diplomatic and economic initiatives. We're not sure if there'll be a lot of deliverables actual new statements, new agreements. So far, what I've seen is that there hasn’t been an agreement for a joint statement, they just may be three separate statements.”
데이비드 맥스웰 아태전략센터 부대표도 “삼각 공조, 양자 동맹들 간 확고한 기반을 마련했기 때문에 앞으로 모든 회의에서 성명이 나올 것으로 기대할 수 없다”며, 오히려 새로운 내용이 나오지 않는 것이 삼각협력의 힘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사일 정보공유∙연합훈련 진전”
미한일 정상은 우선 북한 핵과 미사일 위협을 억제하기 위한 안보협력을 심화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김태효 한국 국가안보실 1차장은 이번 미한일 정상회의 의제에 대해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 등 공동 위기에 대한 대응과 전략적 공조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해군전쟁대학 테렌스 로리그 교수는 17일 VOA에 정보 공유 확대, 탄도미사일 방어 협의 강화, 연합 훈련 확대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러면서 특히 미한 간 핵협의그룹(NCG)에 일본이 어느 정도 협력할 지, 정식으로 합류할 지, 미한일 세 나라를 아우르는 공식 협의체가 생길지 등에 관심이 모아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한일이 모두 참여하는 핵협의그룹을 제도화하는 데 시간이 얼마나 걸리겠느냐는 질문에 로리그 교수는 “정치적 의지가 있으면 빨리 될 수도 있고, 반면에 세부사항을 결정하는데 오래 걸릴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로리그 교수] “I think it could happen quickly if there is political will. But on the other hand, it may still take time to work through the details. And I think frankly, on just the US-South Korean side, there are still details that are going to need to be worked out. And so I think we may just be seeing the first step of several in this but it will be interesting again to see if at how much momentum is generated in this meeting towards that sort of arrangement and to what degree the states are willing to agree on whatever they come out with.”
로리그 교수는 자신이 미국 정부의 공식 입장을 대변하지 않고 개인 의견임을 전제로 “솔직히 미한 양국이 핵협의그룹과 관해 아직 해결해야 할 세부 사항들이 남아 있다고 생각한다”며 “많은 단계 중 첫 번째 단계가 시작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번 정상회담에서 (일본을 포함하는) 합의와 관련해 동력이 얼마나 생기고 각국이 얼마나 의견을 일치할 수 있는지 주목된다”고 덧붙였습니다.
미한 정상은 지난달 26일 백악관 정상회담에서 확장억제 협의체인 핵협의그룹(NCG) 창설을 발표했고, 윤석열 대통령은 이후 일본의 참여를 배제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대통령실이 북한 미사일 정보 실시간 공유를 위한 3국 협의체를 조속히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힌 가운데 정상들이 어느 정도 진전을 낼 수 있을지도 주목됩니다.
데이비드 맥스웰 아태전략센터 부대표는 세 나라간 미사일 정보 실시간 공유를 위해 현재 “정보와 통신 전문가들이 시스템들을 연결하기 위한 과정과 절차를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맥스웰 부대표] “The intelligence and communications professionals are really working out the processes and the procedures for how to link together the systems. We have three different languages. We have various systems that must be made compatible. And so there's a lot of working-level activity taking place behind the scenes, and then there will be higher level discussions and ultimately agreements at the national level.”
이어 “세 개의 다른 언어가 사용되고 있고, 여러 시스템이 호환되게 해야 한다”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많은 실무 수준의 활동이 이뤄지고 있으며 궁극적으로 국가 차원의 합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맥스웰 연구원은 그러면서 미사일 경보 정보 실시간 공유가 현실화되면 세 나라의 안보가 상당히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반도체∙공급망 공조 강화”
한미경제연구소 선임국장은 그러면서 미한일 세 나라 사이에 “경제는 안보만큼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스탠거론 국장] “South Korea is also highly dependent on China for key inputs not just in the semiconductor industry but in other industries. And the United States and Japan have important supply chains that run through South Korea and also China as well. And so working together to take a less dependence on China, strengthen the resiliency of supply chains in the long run is just as important for cooperation as this in terms of strengthening security cooperation with either in terms of North Korea, or to be honest, increasing aggression from China within the region.”
스탠거론 국장은 “한국은 반도체 산업을 비롯해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미국과 일본 역시 한국과 중국을 관통하는 중요한 공급망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따라서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장기적으로 공급망의 탄력성을 강화하기 위해 협력하는 것은 북한은 물론 중국의 강압적 행동에 대응하는 안보 협력에 못지않게 중요한 협력"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 중국과 관계 설정 과제”
G7 정상들이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압박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미국, 일본을 비롯한 G7과 가치연대를 강화하는 한국이 미한일 정상회담에서 이 문제에 대해 어떤 입장을 보일 지도 주목됩니다.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는 “한국은 이미 러시아와 중국에 주권, 국경 수호, 민주주의, 규범에 기반한 국제질서 수호 등의 원칙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며 “중국과 러시아에 이런 입장을 알리는 것이 매우 중요한 일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 “Korea has already made clear to both Russia and China where it stands on issues of principle, including its support for sovereignty, respect for borders, democracy, and the rules-based international order. It was very important for the ROK to make those points and let Moscow and Beijing know where it stands. Seoul has also made clear to both that it wishes to maintain good and more balanced relations. That point will deserve frequent repeating, especially to Beijing, as the PRC may try to increase pressure on the ROK.”
이어 “한국은 또한 중국, 러시아와 좋은 관계, 보다 균형 잡힌 관계를 유지하길 원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며 “특히 중국이 한국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려고 할 수 있기 때문에 이 점을 반복해서 알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크리스토퍼 존스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일본 석좌는 한국과 일본이 중국의 경제적 강압을 겪은 상황에서 “미한일 간 대화와 협력이 심화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존스톤 석좌] “So it's natural that our dialogue and our cooperation would deepen. None of us seek to contain China. That's not the policy of any of our governments. All of us have a deep economic interdependence with China, and no one seeks to end that either. But we do have common concerns and common interests to protect and I think that's what this tightening, tightening web of relationships represents.”
바이든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동아시아 국장을 지낸 존스톤 석좌는 “우리 중 누구도 중국을 억제하려는 것이 아니다”라며 “우리는 모두 중국과 깊은 경제적 상호의존성을 가지고 있고 누구도 이를 단절하려 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하지만 우리는 공통의 우려와 보호해야 할 공동의 이익을 가지고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긴밀한 관계의 그물망이 형성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존스톤 석좌는 미한일 관계만 심화되는 것이 아니라 필리핀과 호주도 미국에 더욱 가까워지고 있고, 미국과의 관계 강화는 역내 전반적인 흐름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