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의 침략 전쟁에 관한 일부 아랍국가들의 태도를 19일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이날 사우디아라비아 제다를 방문해 아랍연맹(Arab League) 정상회의 발언에 나선 젤렌스키 대통령은 "안타깝게도 세계와 여기 여러분 가운데 (러시아의) 불법 (점령지) 병합에 눈감아 주는 사람들이 있다"면서 "전쟁을 정직하게 바라봐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그러면서 "일부 아랍 지도자들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것의 공포를 무시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아랍연맹 회원국들이 이슬람 권인 것에 관해, 우크라이나 전쟁은 남의 일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크름반도(크림반도)는 러시아 점령 하에 고통받는 첫 사례"라면서 "현재까지도 크름에서 억압에 노출된 이들의 대부분은 무슬림"이라고 말했습니다.
크름반도는 우크라이나 남쪽에 있는 영토로서, 지난 2014년 러시아가 군대를 보낸 뒤 친러 세력 주도 주민투표를 거쳐 병합한 곳입니다.
■ 사우디 왕세자에 '감사'
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번 아랍연맹 정상회의 주최국인 사우디와의 관계에 관해 "양자 관계 강화는 물론 아랍권과의 관계를 강화하기 위한 첫 방문"이라고 이날 일정에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이어서 "사우디아라비아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면서 "우리의 관계를 새로운 수준으로 격상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사우디 실권자 모하메드 빈살만 왕세자의 지원과 관심에 감사를 표시했습니다.
빈살만 왕세자가 우크라이나의 '영토적 통합' 추구를 지지해준 점과 "러시아 감옥에서 사람들을 구해준 점"에 깊이 고마워하고 있다고 젤렌스키 대통령은 말했습니다.
러시아와의 포로교환 등에 사우디의 중재 노력이 있었음을 시사한 발언으로 풀이됩니다.
■ 히로시마로 이동 예정
지난해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이후 젤렌스키 대통령이 중동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사우디 일정을 마친 뒤 21일 일본 히로시마를 방문해 주요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같이 보기: 젤렌스키 전격 일본 방문...G7, 러시아군 무조건 철수 요구 "침공 대가 반드시 치르게 한다"젤렌스키 대통령은 최근 이탈리아, 독일, 프랑스, 영국 등을 순방하며 연쇄 정상회담을 통해 무기 지원과 대러시아 제재 강화를 호소해왔습니다.
이에 이탈리아 정부는 군수·재정·인도적 지원을 지속하겠다고 약속했고, 독일과 프랑스는 현대식 무기 추가 지원 방침을 발표하며 화답했습니다.
영국은 '전투기 지원 연합체' 구성 계획을 밝혔습니다.
VOA 뉴스 오종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