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하원 ‘베트남전 참전 한인 의료혜택 법안’ 통과

지난 2021년 11월 미국 '재향군인의 날'을 맞아 워싱턴에서 열린 기념행사에 참석한 베트남전 참전군인들. (자료사진)

한국군 소속으로 베트남전에 참전했던 미국 내 한인들에게 미국 정부의 의료 혜택을 제공하도록 하는 법안이 미 하원을 통과했습니다. 해당 한인들은 환영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조은 기자입니다.

미 하원이 22일 본회의에서 베트남전 참전 미국 내 한인들에게 미 정부의 의료 혜택을 제공하는 내용의 이른바 ‘용맹 법안(VALOR Act)’을 통과시켰습니다.

하원 재향군인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마크 타카노 의원이 지난 1월 대표 발의한 법안입니다.

이 법안은 지난해 하원을 통과한 2023회계연도 국방수권법안에 포함됐지만 상원 문턱을 넘지 못하고 회기 종료로 자동 폐기된 바 있습니다.

이번에 하원을 통과한 법안은 상원 표결을 거쳐 대통령의 서명을 거쳐야 발효됩니다.

법안은 미국의 연합군으로서 1, 2차 세계 대전에 참전한 유럽 국가의 참전 용사들에게 제공되는 미 보훈부의 의료 혜택을 베트남전에서 미군과 함께 싸운 한국군 출신의 한인들에게도 적용하기 위한 취지로 마련됐습니다.

대상은 1962년 1월 9일부터 1975년 5월 7일 사이 혹은 보훈장관이 적절하다고 판단한 기간에 한국군 소속으로서 베트남전에 참전했던 한국계 미국인입니다.

한국군 복무를 마친 뒤 미국 시민권을 취득한 경우에 자격이 주어집니다.

의회예산국에 따르면 법안이 시행될 경우 미 보훈부가 해당 한인들에게 제공한 의료 서비스 비용을 한국이 환급하는 방식으로 베트남전 참전 한국계 미국인들에게 의료 서비스가 제공됩니다.

마크 타카노 미국 민주당 하원의원.

타카노 의원은 이날 법안 통과 후 성명에서 “귀화한 한국계 미국인 베트남전 참전 용사들은 미국의 형제, 자매들과 함께 용감하게 싸웠지만 보훈부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타카노 의원] “Naturalized Korean American Vietnam War veterans fought bravely alongside their U.S brothers and sisters but have never been eligible for VA healthcare services. I am ecstatic that the House passed my bipartisan Korean American VALOR Act which would rectify this injustice. With this passage, we are one step closer to ensuring that Korean American Vietnam war veterans get the VA medical care that they deserve.”

이어 “하원이 이런 부당함을 시정할 나의 초당적인 한국계 미국인에 대한 ‘용맹 법안’을 통과시켜 매우 기쁘다”며 “이번 통과로 베트남전 참전 용사 출신의 한인들이 마땅히 받아야 할 보훈부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데 한 걸음 더 다가섰다”고 밝혔습니다.

타카노 의원실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 거주 중인 베트남전 참전 한인 용사는 약 3천 명입니다.

한국군 소속으로 베트남전에 참전했던 미국 내 한인들도 이번 법안 통과를 환영했습니다.

‘미주 한인 베트남전 참전 용사 협회’의 알프레드 정 회장은 이날 성명에서 “한국계 미국인 베트남전 참전 용사들을 대표해 모든 하원의원에게 감사를 표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정 회장] “On behalf of the Korean-American Allied Vietnam Veterans, I would like to thank all the members of the House of Representatives. We are particularly grateful to Congressman Takano, his staff and co-sponsors, who have been great friends and partners in this long effort. How fitting it is to celebrate the passing of the Valor Act on the 70th year anniversary of the US-ROK Alliance.”

이어 “특히 이 오랜 노력에서 훌륭한 친구이자 파트너인 타카노 의원과 의원실 관계자 및 법안 공동 발의자들에게 감사를 표한다”며 “미한 동맹 70주년을 맞아 이 법안 통과를 축하하는 것은 매우 적절한 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베트남전 참전 한인 미주총연합회’의 어거스틴 하 회장은 23일VOA와의 전화 통화에서 법안 통과가 고무적이라면서도 미국과 함께 싸운 동맹국의 참전 용사 출신 한인들에게 이런 혜택을 보장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데 대한 답답함을 토로했습니다.

특히 미 보훈부의 의료 서비스는 베트남전 참전 한인들이 받아야 할 혜택의 일부에 불과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하 회장] “우리가 미국을 위해서 월남전에 참전했는데 미국 베테랑과 같은 대우를 받아야 되지 의료 서비스만 받으려고 하는 게 아니잖아요 지금. 의료 서비스는 미국 베테랑의 (혜택) 일부에 불과한 것이지.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모든 베네핏, 연금이라든지 모든 것을 다 포함해서 베테랑 예우를 해달라고 해서 투쟁해 와서 결과를 가져온 것이죠.”

하 회장은 그러면서 베트남전 참전 한인들이 미 보훈부의 의료 혜택은 물론 미군 출신의 참전 용사들이 받는 것과 동일한 혜택을 누리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