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첫 군사정찰위성 발사가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북한이 고도 500km의 저궤도에 위성을 진입시키는 것을 목표로 할 것이라고 하버드-스미소니언 천체물리학센터의 조너선 맥도웰 박사가 전망했습니다. 맥도웰 박사는 29일 VOA 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며 북한 위성의 성능은 서구의 저성능 상업위성 수준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맥도웰 박사는 북한이 앞으로 정지궤도를 목표로 대형 발사체를 실험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그 첫번째 움직임을 올해 말에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맥도웰 박사를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북한이 31일부터 내달 11일 사이에 인공위성을 발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일본 정부는 잔해물 등의 낙하가 예상되는 지점 3곳을 발표했는데요. 낙하 예상지점을 감안하면 북한 위성 발사의 궤적이 어떻게 될까요?
맥도웰 박사) 사실 경고구역만으로는 조금 불분명합니다. 북한 발사장에서 남서쪽으로 한국 서쪽 바다로 발사하는 것 같은데, 1단 로켓 낙하 이후에는 방향을 바꿔 남동쪽으로 향해서 오키나와 상공 약 500km를 지나갈 것으로 보입니다. 경고구역만으로 우리가 알 수 없는 것은 2단 로켓 낙하 이후 움직이는 방향입니다. 2단 로켓과 같은 방향으로 계속 갈 수도 있고 또 다시 방향을 틀어 필리핀 상공을 지나 태양동기극궤도로 날아갈 수도 있습니다. 발사가 성공한다면 500km 상공의 궤도에 진입하고 대략 극궤도(polar orbit)에 올라갈 것으로 예상하지만 정확한 것은 발사를 지켜봐야 알 수 있습니다.
기자) 북한이 정찰위성을 태양동기극궤도에 올릴까요 아니면 저궤도(LEO·고도 500~1천500km)에 올릴까요?
맥도웰 박사) 태양동기극궤도는 저궤도의 한 종류입니다. 북한이 경사각 97도, 고도 500km를 겨냥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것은 꼭 태양동기극궤도만 해당하는 것은 아닙니다. 표준적인 높이의 가장 일반적인 종류의 궤도이죠. 이 궤도에는 많은 위성들이 돌고 있고, 따라서 북한도 첩보 위성을 그 곳에 올리고자 할 것입니다.
기자) 24시간 연속으로 관측할 수 있는 정지궤도와 달리 태양동기극궤도는 특정 지역을 같은 시간에 통과하기 때문에 군사적으로 의미가 있으려면 여러 개의 첩보위성을 배치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는데요.
맥도웰 박사) 북한이 첩보위성을 활용하는데 있어 가장 큰 어려움은 위성의 숫자가 아니라 위성 송신자료를 지상에서 수신할 수 있는 기회가 적다는 점입니다. 북한은 다른 우주항해 국가와 달리 전 세계에 선박과 추적소들이 없습니다. 그래서 북한은 위성이 북한 상공을 지나갈 때까지 기다려야만 위성과 교신하고 사진을 내려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운이 좋더라도 하루에 최대 몇 장만 확보할 수 있으며 이것이 북한 위성 시스템의 한계라고 생각합니다. 서구의 저성능 상업용 위성과 비슷한 해상도를 가졌을 것입니다. 미국 국가정찰국의 위성과 물론 경쟁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
기자) 북한 군사정찰위성 1호기의 해상도는 어느 정도일까요? 정찰 첩보 위성으로 쓰려면 1m 이하 해상도인 ‘서브 미터’급은 돼야 하는데요.
맥도웰 박사) 아마도 기껏해야 1990년대 한국이 발사했던 우리별 위성과 비슷한 수십 미터 정도의 해상도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더 성능이 떨어져서 해상도가 100m 정도일 수도 있죠. 북한이 정교한 카메라 기술을 확보할 수 있다면 해상도가 몇 미터까지도 내려갈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가 ‘구글 어스’를 통해 접할 수 있는 ‘서브 미터’ 기술은 북한이 없을 것입니다.
기자) 위성이 북한 상공을 지나갈 때만 자료를 수신할 수 있다고 하셨는데 다른 나라들에 비해서 역량이 많이 떨어지는 것 아닙니까?
맥도웰 박사) 위성이 다시 북한 상공으로 돌아오는 것은 하루에 두 번 정도입니다. 위성이 북한을 통과하는 건 10분 정도인데 그 때 교신할 수 있습니다. 서구의 일반적인 대학 위성 수준이죠. 예를 들어 대학에 큐브샛(초소형 위성)과 교신할 수 있는 지상국이 하나만 있다면 큐브샛이 돌아올 때까지 기다려야만 교신할 수 있는 것이죠. 북한은 중계위성 등 서방의 보다 포괄적인 통신 방식을 보유하고 있지 않습니다.
기자) 그러니까 북한 위성은 큐브샛 수준이라는 거네요.
맥도웰 박사) 작은 위성들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미국 민간우주업체 플래닛 랩스의 ‘스카이샛’이나 미국의 ‘블랙 스카이’와 비슷한데 송수신 능력은 더 떨어지죠. 북한의 송수신 능력은 큐브샛 수준이고, 정보 역량은 중간 해상도의 상업용 위성과 비슷할 것입니다.
기자) 북한 위성 잔해물 등의 낙하가 예상되는 지점 중 두 곳은 한반도 근처 서해와 나머지 한 곳은 필리핀 해상인데요. 낙하지점을 통해 북한 위성발사체에 대해 무엇을 알 수 있을까요?
맥도웰 박사) (북한이 공개한 사진을 토대로) 위성이 200kg 급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 위성을 궤도에 올리기 위해서는 큰 로켓이 필요합니다. 이 로켓이 상공을 지나가는 것을 불쾌해 할 국가들을 피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일본 본토와 한국 상공을 피하려는 것입니다. 그래서 남서쪽으로 선회해서 한국 서해 상공을 통과한 다음 필리핀 동쪽으로 이동하는 것입니다. 타이완이나 필리핀에 잔해가 떨어지지 않도록 말입니다.
기자) 북한이 효과적이고 본격적인 위성체계를 구축하기까지 얼마나 걸릴까요?
맥도웰 박사) 위성 프로그램 개발 초기에는 위성을 작동하고 자료를 분석하는 법을 익히는 데 시간이 걸립니다. 북한은 아직 연습하는 기간이죠. 앞으로 개발 속도는 북한이 얼마나 자금과 자원을 투자하는 가에 달렸습니다. 7년에 한 번씩 위성을 발사한다면 별다른 진전이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번 발사 이후로 몇 달에 한 번씩 연속 발사가 이뤄지면 북한은 매우 빠르게 역량을 구축할 수 있을 것입니다. 북한이 앞으로 얼마나 정기적으로 위성 프로그램을 유지하는 지가 관건입니다.
기자) 북한의 다음 개발 수순은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맥도웰 박사) 우선은 정기적인 위성 발사를 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북한은 정지궤도 위성을 발사하겠다는 언급도 한 바 있습니다. 약 500km 상공의 저궤도 위성이 아닌 3만6천km의 정지궤도 위성을 개발하는 것이죠. 이를 위해서는 더욱 큰 발사체가 필요하고 아마도 ICBM ‘화성-15’형을 기반으로 할 것입니다. 북한은 서해에 새로운 발사대도 만들고 있는데 올해 말에 완료 될 것 같습니다. 저는 정지궤도를 목표로 대형 발사체를 실험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를 통해 북한은 정찰 위성, 중계 위성, 통신 위성, 기상 위성, 군사용 전략 통신 위성 등을 가질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그 첫번째 움직임을 올해 말에 볼 수 있을 수도 있습니다.
지금까지 하버드-스미소니언 천체물리학센터의 조너선 맥도웰 박사로부터 북한의 위성 개발 수준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인터뷰에 조은정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