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이 실패한 로켓 발사 장면을 공개했습니다. 북한 국내에는 공개하지 않고 대외 전문 매체를 통해서만 했는데, 북한이 이번에는 미사일을 발사하지 않았다는 것을 드러내려는 의도인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은 북한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장거리 지대공유도무기L-SAM(엘 샘)이 네 번째 시험 발사에서도 성공한 장면을 공개했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김정호)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일 위성 운반로켓 ‘천리마 1형’이 발사되는 장면을 사진으로 공개했습니다.
발사체 상단부는 몸체보다 직경이 두꺼운 뭉툭한 형태로, 몸체가 탄두부보다 굵은 미사일과는 다른 모습입니다.
발사체의 화염은 최소 두 줄기가 식별돼 여러 엔진을 결합한 형태이며, 발사 장소는 기존 서해위성발사장에서 3㎞ 정도 떨어진 바닷가에 조성한 새 발사장으로 파악됩니다.
전문가들은 천리마 1형의 위성 탑재부가 강조된 형태를 주목했습니다.
신종우 /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
“300kg짜리 위성을 쏘기 위해선 위성탑재부가 너무 크죠. 그것을 봐선 북한이 지금 만리경 1호만을 위해서만 개발한 게 아니고 만리경 2호의 경우 1호보다 더 클 수 있어요. 그러니까 앞으론 초소형 위성이 아니라 좀 더 큰 위성 발사를 염두에 두고 천리마 우주발사체를 개발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또 북한은 이 발사 실패를 노동신문 등 북한 주민들이 볼 수 있는 곳에는 공개하지 않고 대외매체에 신속하게 밝힌 데 이어, 역시 대외매체를 통해 실패한 발사 장면을 공개한 것은 이번 발사가 탄도미사일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국제사회의 제재 논의를 막으려는 의도라고 분석했습니다.
박원곤 /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
“이를 통해서 향후 유엔 안보리를 비롯한 국제사회에서 대북 규탄이나 제재에 대한 논의를 사전에 막겠다는 것이고 더불어서 중국과 러시아에 (제재 반대의) 명분을 주겠다는 그런 의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국회에 출석한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북한 위성의 능력은 한국의 위성과 비교해 수준이 많이 떨어지는 해상도 1m 정도로 판단한다고 밝혔습니다. 해상도 1m는 가로·세로 1m의 물체가 위성 사진에서 한 점으로 나타납니다.
또 전날 공개한 잔해물 외에 낙하 해역에서 발사체의 절반 정도로 추정되는 약 15m 길이의 물체를 확인하고 인양을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종섭 / 한국 국방부 장관
“생각보다 이게 무게가 무겁다 보니까 시간이 좀 소요될 것으로 보는데 아마 내일모레까지 가야되지 않을까, 이틀 정도 더 걸릴 것으로 판단됩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 국방과학연구소는 먼 거리에서 높은 고도로 날아오는 북한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장거리 지대공유도무기L-SAM이 네 번째 시험 발사에서도 성공했다며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L-SAM은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이 정점 고도를 찍은 후 하강할 때 고도 50~60㎞에서 요격하는 상층 방어체계에 속하는 무기입니다.
특히 탄도미사일을 탐지해 추적하는 정밀추적기, 시커와 탄도미사일에 부딪혀 파괴하는 직격비행체는 국내 기술로 개발됐는데, 이런 성능을 가진 유사무기를 개발한 국가는 미국과 이스라엘에 이어 한국이 세 번째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VOA뉴스 조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