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인권기구 “북한, 아동 강제노동 중단해야”

중국 단둥에서 압록강 너머로 바라본 북한 신의주의 어린이들. (자료사진)

유엔 인구기구가 북한 아동들이 가혹한 여건 아래 강제 노동에 내몰리는 현실을 지적하며 이를 중단하라고 촉구했습니다. 국제 의무 준수의 중요성도 강조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서울 유엔인권사무소는 세계 아동노동 반대의 날인 12일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를 대신해 VOA에 보낸 공식 성명을 통해 북한에 아동 노동이 만연해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사무소는 자체 보고서 기록은 “지속적인 아동 노동 관행이 국가가 광범위하게 사용하는 강제 노동의 일부임을 시사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서울 유엔인권사무소] "United Nations Human Rights Office in Seoul's documentation suggests the ongoing practice of child labour as a part of the State’s widespread use of forced labour. Children are vulnerable to forced labour mobilisations through schools and youth organizations such as the Youth League. They are often mobilized for “shock brigades,” for example at construction sites and mines, where they are required to perform extensive labour under harsh conditions and are at risk of exploitation.”

이어 “아동은 학교와 사회주의애국청년동맹 같은 청소년 조직들을 통한 강제 노동 동원에 취약하다”며 “이들은 종종 건설 현장과 광산 등에 '돌격대'로 동원돼 가혹한 조건에서 광범위한 노동을 수행해야 하고 착취의 위험에 처해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정부는 아동의 교육, 건강, 휴식, 여가에 대한 권리를 방해하는 아동 노동 등 강제 노동을 사용하는 관행을 중단하고, 아동권리협약 당사국으로서 협약에 따른 약속을 준수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서울 유엔인권사무소] “The Government of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should stop the practice of using forced labour including child labour that interferes with childrens’ rights to education, health, rest and leisure and abide by its commitment under the Convention on the Rights of the Child to which it is a party."

세계 150여 개 나라의 인권 상황을 감시하는 국제 앰네스티도 이달 초 VOA에 “북한의 중학교(한국의 중·고등학교) 학생들은 학교 수업 외에도 평일, 주말 할 것 없이 국가가 부과한 농사, 도로 보수, 그리고 건설 작업과 같은 중노동을 수행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소학교(초등학교) 학생들도 학교 시설 보수, 환경 정비와 같은 노동에 강제되어 왔다”며 “학생들은 적절한 휴식과 식사는커녕 제대로 된 안전장비도 제공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며 이는 유엔아동권리협약 위반으로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었습니다.

세계 아동 노동 반대의 날은 유엔과 국제노동기구(ILO)가 국제사회에 아동 노동의 심각성을 알리고 이를 근절하기 위해 제정한 날입니다.

유엔은 모든 아동이 안전하고 건강한 환경에서 성장할 권리가 있다며, 아동 노동은 아동의 교육 기회를 박탈하고 존엄을 훼손하며 아동의 미래까지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앞서 지난 2021년 토마스 오헤아 퀸타나 북한인권 특별보고관과 쿰바 볼리 베리 교육권 담당 특별보고관, 오보카타 토모야 현대적 노예제에 관한 특별보고관은 북한 정부에 공동 서한을 보내 아동의 강제노동 중단을 강하게 촉구했었습니다.

이들은 당시 서한에서 “18세 미만 아동들을 대상으로 탄광 같은 유해하고 위험한 환경에서 노동을 시키는 것은 최악의 아동 노동 형태이자 국제법이 금지하는 현대판 노예제”라고 비판했습니다.

하지만 북한 당국은 2017년 유엔 아동권리위원회 보고에서 아동에 대한 노동을 법적으로 금지하고 있다고 밝혔고, 관영 매체들은 김정은 위원장의 아동 사랑 정책에 따라 북한 아동들은 자신의 권리를 완전히 향유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한편 유엔과 국제노동기구(ILO)는 올해 세계 아동노동 반대의 날을 맞아 “모두를 위한 사회 정의. 아동 노동을 끝내자! ( Social Justice for All. End Child Labour!)”로 표어로 정하고 아동 노동 근절을 위한 국제 행동과 ‘글로벌 사회정의 연합’ 창설을 촉구했습니다.

ILO는 보도자료를 통해 세계 아동 노동자는 2020년 기준으로 전 세계 아동의 10분의 1인 1억 6천만 명이라고 밝혔습니다.

질베르 웅보 ILO 사무총장은 10일 공개한 영상 성명을 통해 아동 노동 인구의 절반인 8천만 명이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 해로운 위험한 노동을 하고 있다며 국제사회가 퇴치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녹취: 웅보 사무총장] “We must step up our fight against child labour, by supporting greater social justice. If we do this, an end to child labour is not just possible. It is within reach.”

웅보 총장은 “우리는 사회 정의 확대를 지지함으로써 아동 노동과의 투쟁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가 그렇게 한다면 아동 노동 근절은 가능할 뿐만 아니라 접근 가능한 범위 내에 있다”고 말했습니다.

VOA는 이날 ILO에 북한의 아동 노동 상황에 관한 논평을 요청했지만 ILO 대변인은 북한이 회원국이 아니기 때문에 관련 정보를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