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무기를 지원받은 것으로 지목된 러시아 용병업체 '바그너 그룹'이 최근 무장 반란을 일으켰지만 북러 무기거래는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했습니다. 다만 푸틴의 입지가 약화되면 러시아의 대북 지원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박형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워싱턴의 민간연구소인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26일 러시아 민간 용병 기업 바그너 그룹의 무장 반란 사태가 북한의 정책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녹취: 클링너 선임연구원] "I'm sure North Korea was as puzzled by what was going on as the rest of the world was but I don't think it will necessarily have an impact on North Korean policy. The situation is going to remain fluid and very uncertain but overall, I don't think it will change the relationship between Pyeongyang and Moscow...I think whatever agreement Pyeongyang and Moscow had would likely continue, for whatever reason they decided to provide support to the Russian military those conditions would likely continue."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이날 VOA와 전화통화에서 북한도 이번 사태에 당황했을 것이고 상황이 여전히 유동적이고 불확실하지만 전반적으로 이번 사태가 북러 관계에 도전을 제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특히 북한과 러시아 측의 무기 거래와 관련해 "평양과 모스크바가 어떤 합의를 했든, 북한이 러시아 군에 지원을 제공하기로 한 이유가 무엇이든 간에 그러한 합의와 조건은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클링너 연구원은 덧붙였습니다.
앞서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이끄는 러시아 민간 용병 기업 바그너 그룹은 지난 23일 러시아 정규군이 자신들을 향해 대규모 포격을 실시했다는 이유로 ‘쿠데타’를 일으켰습니다.
이에 바그너 그룹 전투원들은 하루 만에 수도 모스크바로부터 약 200㎞ 거리까지 진격하는 등 내전 발발 가능성까지 거론됐지만 러시아의 주요 동맹국인 벨라루스의 중재로 철수를 결정했습니다.
북한은 25일 바그너 그룹의 무장 반란과 관련해 “러시아 지도부가 내리는 임의의 선택과 결정도 강력히 지지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임천일 북한 외무성 부상은 이날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주북 러시아대사를 만나 “이번에 러시아에서 발생한 무장 반란 사건이 러시아 인민의 지향과 의지에 맞게 순조롭게 평정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클링너 연구원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내부적으로 도전이 제기되고 있다는 어떤 징후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푸틴의 정부 장악력에 대한 인식이 약화됐고 전략가로서 푸틴에 대한 인식도 약화됐을 뿐 아니라 우크라이나의 대러 군사 작전에 도움이 되었을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그러나 북한 입장에선 "경제 지원이나 다른 혜택의 대가로 러시아에 대한 지원을 제공하는 것이 여전히 유리할 것"이라고 클링너 연구원은 말했습니다.
[녹취: 클링너 선임연구원] "I think overall it's certainly weakened the perception of Putin’s hold on the government though there are no indications that there have been any challenges but certainly weakens the perception of Putin as a strategist. also, it seems like it will help the Ukrainian military operations against Russia. it may be still advantageous to North Korea to provide support to Russia in return for either economic aid or some other benefits. For North Korea, they have few friends in the world, so China is the most important. And then Russia was another friend in the sense of providing the vetoes in the UN. Security Council against any kind of international response to North Korea’s repeated violation of UN resolutions."
클링너 연구원은 “국제사회에서 '친구'가 거의 없는 북한에겐 중국이 가장 중요하다”며 “그리고 러시아는 또 다른 친구로서 북한의 거듭된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에 대한 국제적인 대응 조치에 대해 거부권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해군분석센터의 켄 고스 적성국분석 담당 국장도 러시아와 북한의 전략적 이해 관계가 여전히 일치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녹취: 고스 국장] "I mean Russia still has its own equities and stuff on the Korean peninsula and wanting to still be part of whatever goes on there. They also probably still need North Korean weapons given the ongoing war in Ukraine. North Korea has reached out already and said to Russia that they supported their putting down the rebellion."
러시아는 한반도에 대해 아직도 자체적인 이해 관계를 갖고 있고, 그곳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 자신들도 참여하길 바라고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북한 무기가 여전히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북한도 이미 러시아에 손을 내밀어 러시아의 반군 진압을 지지한다고 밝혔다"고 고스 국장은 말했습니다.
고스 국장은 그러면서 "북한이 바그너 그룹에 무기를 제공한 시기는 바그너 측이 러시아 정부를 위해 일할 때"였다면서 "바그너 그룹의 반란에 북한이 연루된 것이 아니라면 러시아와 북한의 밀착 관계가 달라질 이유는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미국 백악관은 북한이 바그너 그룹에 작년 말 보병 로켓과 미사일, 포탄을 전달했다며 관련 위성사진을 공개했습니다.
아울러 지난 3월에는 러시아가 북한에 식량을 지원하고 그 대가로 24종 이상의 무기와 군수품을 받으려 한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북러 관계가 지금처럼 유지되더라도 푸틴 대통령의 입지가 약화되면 러시아의 대북 지원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미국 아태전략센터의 데이비드 맥스웰 부대표는 "김정은은 러시아로부터 더 많은 지원을 바랐기 때문에 푸틴을 대신하는 바그너에게 무기를 지원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러나 푸틴의 입지가 약화되고 있다는 것은 그가 북한에 많은 지원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진단했습니다.
[녹취: 맥스웰 부대표] "I think that Kim Jong-un was hoping for more support from Russia and that's why of course he provided support weapons to Russia and to Wagner on behalf of Putin. But I think that Putin’s position being weakened. it means that he's not going to be able to provide very much support to North Korea. Kim is not going to benefit from his support to Russia as he probably hoped because of the ongoing situation with Putin’s war in Ukraine and of course the internal problems that Putin faces in Russia. "
우크라이나 전쟁이 지속되고 푸틴 대통령이 내부 문제에 직면한 상황에선 김 위원장이 러시아에 대한 지원에 따른 혜택을 기대했던 것만큼 얻지 못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러시아의 절대 권력자 푸틴이 내부 무장 반란에 직면한 상황이 김정은에겐 '남의 일'이 아닐 것이라는 견해도 나옵니다.
맥스웰 부대표는 "김정은은 자신의 신변 안전과 북한 내부의 저항에 대한 우려가 항상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맥스웰 부대표] "One is that he you know is always very concerned with his own safety and his own resistance from his own people. And we should keep in mind that Kim Jong UN is more afraid of the Korean people in the North than he is of the US Military. And so of course he takes measures to ensure that the Korean people in the North are sufficiently oppressed so that they cannot resist."
맥스웰 부대표는 그러면서 "김정은은 미군보다 북한 주민들을 더 두려워한다"면서 "그래서 김정은은 북한 주민들이 저항할 수 없도록 확실한 억압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켄 고스 국장도 "김정은이 이번 상황을 매우 면밀히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고스 국장] "I think that North Korea watches very closely because they have their own concerns. Kim would have his own concerns that if the situation in North Korea got bad enough or there was a crisis on the peninsula that the potential that he could have a rebellion against him. I think it would be harder for the North Korean military or elements of the military to rise up against Kim than it would be for the Wagner group obviously to turn on Putin. But it still fits in well with Kim's worst nightmare that the armed forces would turn against him."
북한 상황이 충분히 나빠지거나 한반도에 위기가 닥치면 자신에 대한 반란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고스 국장은 "바그너 그룹이 푸틴에게 등을 돌리는 것보다 북한 군부나 일부 군부 세력들이 김 위원장에게 반기를 드는 것이 더 어려울 것으로 본다"면서도 "하지만 김정은에겐 여전히 군부가 그에게 등을 돌리는 것이 최악의 악몽"이라고 지적했습니다.
VOA 뉴스 박형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