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방문한 미군 전략사령관과 한국 합참의장이 한국 수도방위사령부의 벙커, 즉 방어진지에서 만나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등 역내 안보정세에 대한 평가를 공유했습니다. 미국 전문가들은 북한이 전술핵무기 해군 배치를 시사한 데 대해선 자산 역량이 부족한 북한이 허세를 부리는 것으로 평가절하했습니다. 김진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김정호)
미국의 전략무기 운영을 관할하는 앤서니 코튼 미군 전략사령관과 한국의 김승겸 합참의장이 한국 수도방위사령부의 방어진지 벙커에서 만났습니다.
미국 전략사령관이 한국에서 유사시 전쟁지휘부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진 수방사 벙커 B-1 지휘소를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김 의장은 이 자리에서 코튼 사령관에게 전시 연합작전수행체계에 관해 설명하면서 강력한 미한동맹은 북한의 도발과 침략을 억제하는 견고한 기반이라고 강조했다고 한국 합참이 밝혔습니다.
또 김 의장은 북한의 핵위협 억제에 기여하고 있는 미군 전략사령부의 헌신에 사의를 표하고, ‘워싱턴 선언’ 이행 과정에서 확장억제를 구현하기 위해 한국 합참과 미군 전략사령부의 긴밀한 공조가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코튼 사령관은 부임 9개월 만에 한국을 첫 해외 출장 국가로 선택한 것은 미한동맹의 중요성과 한국 방위를 위한 확고한 의지의 표현이라고 강조하고, 미한동맹이 높은 수준의 군사적 대비 태세를 유지하고 있음을 직접 확인했다고 말했다고 합참은 전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최근 북한 해군사령부를 찾아가 전술핵 해군 배치를 시사한 데 대해 미국 전문가들은 북한의 핵과 해군 역량을 지적하며 평가절하했습니다.
켄 고스 미국 해군분석센터 적성국 분석국장은 30일 VOA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북한은 전함에 탑재할 전술핵무기 역량을 보여주지 못했으며, 낡고 오래된 해군 함선을 다수 보유하고 있어 전술핵 해군 배치는 비현실적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켄 고스 / 미국 해군분석센터 적성국 분석국장
“북한은 아직 7차 핵실험을 하지 않았습니다. 미사일에 핵탄두를 결합한 모습도 아직 보지 못했습니다. 핵탄두가 (대기권에) 재진입할 수 있는 미사일을 보유할 수 있다는 실험도 아직 보지 못했고, 완전한 핵 능력 보유를 위해 필요한 실험도 하지 못했습니다.”
미국 해군참모대학 미래전 연구소장인 샘 탕그레디 교수도 기술적 측면에서 북한이 해군 자산에 핵무기를 배치해 실전에 적용하기는 현 단계에서 매우 어렵다고 평가했습니다.
해상 발사를 위한 미사일 발사대 안정화 문제와 로켓 엔진의 연소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탄도미사일 탄착 문제가 있고, 특수 센서와 위성 능력이 필요하지만 북한은 그런 능력이 없다고 지적한 것입니다.
또 현재 북한에는 핵탄두미사일 탑재 전함이나 잠수함이 없고, 북한 전함은 러시아제 P-15 테르밋 또는 중국제 실크웜 같은 대함 미사일이 탑재돼, 사거리가 50해리, 약 100km 미만의 매우 제한된 역량을 갖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무기 해군 배치 시사는 한국과 미국을 압박하기 위한 일종의 허세라고 비판했습니다.
브루스 베넷 /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
“강압적 목적이 있는 일종의 허세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김정은은 핵무기를 사용하겠다고 위협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갖고 싶어 합니다. 이를 통해 한국과 미국을 압박해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도록 강압하려는 것입니다.”
한편 미국 국방부는 북한의 전술핵 해군 배치 시사와 관련한 VOA의 질문에, 북한이 역내 안보에 가하는 위협을 지적하고, 한국 일본동맹과 협력해 대응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VOA 뉴스 김진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