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이스라엘, 불량 부품으로 미사일 계획 방해"...중국 종교시설 통제 강화

이스라엘이 이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폭발·손상시킬 수 있는 불량 부품을 공급해 사보타주를 꾀하고 있다며 31일 이란 관영 TV가 해당 부품을 공개한 영상.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이스라엘이 불량 부품을 공급해 이란의 탄도미사일 개발을 ‘사보타주’하고 있다고 이란 국영 매체가 주장했습니다. 중국 정부가 1일 ‘종교활동 장소 행정조치’를 발동했습니다. 태국 국왕이 탁신 친나왓 전 총리의 형기를 8년에서 1년으로 감형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립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이란이 이스라엘 정부가 자국의 미사일 개발 계획을 방해하고 있다는 주장을 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란 국영 TV가 31일 보도한 내용인데요. 이 매체는 이스라엘 정부가 이란의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파괴 또는 손상시킬 수 있는 불량 부품을 공급해 ‘사보타주(비밀파괴공작)’를 꾀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란과 이스라엘은 중동의 대표적인 앙숙인데요. 이런 상황에서 이란이 어떻게 이스라엘 부품을 들여왔다는 걸까요?

기자) 이란 국영 TV는 이스라엘 대외첩보기관인 ‘모사드’를 지목했습니다. 해당 보도를 전한 이란 기자는 자세한 정황은 설명하지 않고, 모사드가 자국의 탄도미사일을 손상시킬 수 있는 결함이 있는 부품을 공급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은 이스라엘이 수행한 가장 큰 사보타주 시도 가운데 하나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구체적으로 어떤 부품인가요?

기자) 문제의 부품은 ‘연결장치(커넥터)’입니다. 이란 TV는 증거 자료로 여러 커넥터를 촬영한 영상도 공개했는데요. 이란 기자는 해당 부품에 폭발장치가 장착돼 특정 시간 폭발하도록 돼 있는 것 같다고 주장했습니다. 영상을 보면, 군용 스타일의 고밀도 원형 전자 커넥터로 보이는데요. 이런 커넥터는 미사일이나 드론의 유도 컴퓨터 장치 등에 부착돼 사용될 수 있다고 ‘AP’ 통신은 전했습니다.

진행자) 이란이 실제로 이 부품을 사용한 겁니까?

기자) 이란 TV는 그 점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언제 이 부품을 발견했는지, 또 이란 당국이 왜 이 부품을 외국에서 사들여 왔는지도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이란에는 이런 커넥터를 광고하는 웹사이트가 있는데요. 대부분 웹사이트는 러시아제 커넥터가 가장 좋다고 광고하고 있습니다. 한편 이란 기자는 이스라엘이 공급했다고 주장한 커넥터가 “값이 싸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스라엘은 이란의 이런 주장에 대해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이스라엘 정부는 아무런 반응도 내놓지 않았습니다. 이스라엘은 과거에도 이란 핵 시설에 대한 사보타주와 이란 과학자들에 대한 일련의 표적 살해 의혹을 받아왔는데요. 그때마다 부인도 긍정도 하지 않는 태도를 취해 왔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최근 중동 정치 지형에 큰 변화가 감지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란은 그동안 중동의 맏형 격으로 불리는 사우디아라비아와도 사사건건 대립각을 세워왔습니다. 이란은 이슬람교 종파의 하나인 시아파 맹주를 자처하고, 사우디는 수니파의 종주국인데요. 급기야 지난 2016년에는 두 나라가 국교를 단절하면서 갈등 수위가 최고조에 달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3월, 양국이 7년 만에 외교관계를 정상화하고 상호 외교공관을 다시 개설하기로 하는 등 관계가 급속히 개선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주변 아랍국들도 그런 흐름에 합류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아랍에미리트(UAE)를 필두로 이라크, 오만 등 대부분의 중동국가들이 맏형 노릇을 자처해 온 사우디의 행보를 따르고 있습니다. 사우디와 이란의 외교관계 복원을 신호탄으로 사우디는 친이란 정권인 시리아와도 외교관계 정상화에 나섰는데요. 사우디는 지난 5월 남부 휴양도시 제다에서 열린 아랍연맹 정상회의에 시리아 내전의 원흉으로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고 있는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을 초청해 일종의 면죄부를 줬습니다.

진행자) 이런 화해 기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고요?

기자) 네.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전격적인 외교관계 복원 선언에도 불구하고 관계의 지속성에 대해 의구심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두 나라가 충돌하고 있는 폭이 너무 넓고, 분야도 다양하기 때문입니다. 두 나라는 또 전 세계 원유 해상 수송의 3분의 1을 담당하는 요충지인 호르무즈해협을 놓고도 갈등을 빚어왔는데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닌 이런 갈등을 뛰어넘어 두 나라가 얼마나 오랫동안 협력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지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습니다.

진행자) 최근 몇 년 동안 이스라엘의 행보도 예사롭지 않죠?

기자) 맞습니다. 건국부터 아랍국가들과의 갈등 속에 세워진 이스라엘이다 보니 아랍국가들과 늘 대립과 반목의 세월을 보냈는데요. 하지만 2020년 미국의 중재로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과 외교관계를 복원했고요. 역시 미국의 중재로 지금 사우디와의 외교관계 정상화를 위한 협상도 벌이고 있습니다.

진행자) 협상에 어느 정도 진전은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사우디는 팔레스타인 분쟁이 먼저 해결된 후 이스라엘과의 외교관계를 고려하겠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는데요. 지난달, 미국 ‘월스트리트저널’ 신문은 익명의 미국 관리를 인용해, 미국이 안전 보장과 민간 원자력 개발에 대한 지원을 제공하면, 사우디도 팔레스타인 문제에서 한 걸음 물러나는 쪽으로 큰 틀의 합의를 이뤘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간 충돌이 끊이지 않고 있는 데다가 팔레스타인의 반발을 달랠 해법을 찾기가 쉽지 않을 거라는 관측입니다.

지난 2018년 중국 중부 허난성의 가정교회 벽에 기독교 표시와 함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이 붙어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이번에는 중국 소식입니다. 중국이 종교시설에 관한 새 지침을 내렸다고요?

기자) 네. 중국 정부가 1일부터 ‘종교활동 장소 행정조치’ 시행에 들어갔습니다. 앞서 중국 정부 국가종교사무국은 지난 7월 사찰과 사원, 교회 등 종교활동 장소에 대한 공산당의 관리를 강화하는 내용의 새 지침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이 몇 개 종교는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공산당이 통치하는 중국은 공식적으로 무신론 국가인데요. 다만 불교, 도교, 이슬람교, 천주교, 개신교 등 5개 종교의 법적 존재는 인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 수십 년간 중국 정부는 종교단체와 사교단체를 국가안보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해 왔습니다.

진행자) 9월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간 새 지침의 주요 내용, 살펴볼까요?

기자) 네. 눈에 띄는 항목 가운데 하나는 종교활동 장소의 정의와 기본적 의무 내용입니다. 지침에는 “종교활동 장소는 반드시 중국 공산당의 영도와 사회주의 제도를 옹호해야 하며,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사상을 심도 있게 관철하고, 헌법과 법률, 관련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진행자) 중국 당국이 영향력을 더 강화하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침은 또 어떠한 조직이나 개인도 종교활동 장소를 이용해 국가안보 위협, 사회질서 파괴, 국민의 신체 건강 침해, 교육제도 방해, 공공질서와 미풍양속을 위배해서는 안 되며, 국익과 공공이익, 국민의 합법적 권익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했습니다.

진행자) 열거된 내용들이 상당히 광범위한데요. 위반할 경우 어떤 조처를 받게 됩니까?

기자) 네. 장소는 폐쇄되고 모임이 금지됩니다. 또 해당 시설 직원은 처벌, 체포, 징역을 받을 수 있고요. 재산은 기본적으로 몰수된다고, 현재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중국 인권변호사 천지앙 씨는 말했습니다. 천 변호사는 종교인들이 중국 특색 사회주의에 대한 시진핑 사상을 고수하도록 요구받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서방과 인권운동가들은 시진핑 국가주석 집권 이후 중국 당국의 종교 탄압이 더 심해졌다고 지적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시 주석은 전국대표대회에서 “중국의 종교는 중국적 지향을 가져야 한다”면서 종교는 공산당의 영도 아래 있어야 한다고 직접 말한 바 있습니다. 한편 지난 5월, 미 국무부는 ‘2022 국제종교자유 보고서’에서 중국에서 광범위한 종교 탄압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중국 당국이 연간 1만 명을 감옥에 가뒀다고 밝혔습니다.

지난달 22일 태국으로 귀국한 탁신 친나왓 전 총리가 방콕 돈므앙공항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오랫동안 망명 생활을 해왔던 탁신 친나왓 전 태국 총리가 최근 귀국했는데요. 태국 국왕이 탁신 전 총리의 형기를 대폭 줄여줬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마하 와찌랄롱꼰 태국 국왕이 1일, 탁신 전 총리의 형기를 8년에서 1년으로 감형했습니다. 국왕의 조처는 탁신 전 총리가 국왕에게 사면을 요청한 바로 다음 날 내려졌습니다.

진행자) 태국 국왕이 탁신 전 총리를 감형해 준 이유를 설명했습니까?

기자) 네. 왕실 관보는 탁신 전 총리가 “총리를 지냈고, 나라와 국민을 위해 좋은 일을 했으며, 군주제에 충성을 보였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그는 (사법) 절차를 존중하고, 자신의 죄를 인정하고 회개했으며, 법원의 판결을 받아들였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그는 나이가 많고 의사의 도움이 필요한 질병을 앓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탁신 전 총리의 나이가 지금 어떻게 되죠?

기자) 올해 74살입니다. 탁신 전 총리는 지난달 22일, 귀국하자마자 공항에서 경찰에 체포됐는데요. 태국 대법원에서 8년 형을 선고받고 수감됐습니다. 하지만 수감 첫날 밤, 가슴 통증과 고혈압 등을 호소하는 바람에 경찰 병원으로 이감됐습니다.

진행자) 탁신 전 총리에게는 무슨 혐의가 적용됐던 겁니까?

기자) 총리 재임 시 권력 남용과 부정부패 등의 혐의입니다. 지난 2001년 총선에서 승리해 총리직에 오른 탁신 전 총리는 지난 2006년 군부 쿠데타로 축출됐는데요. 군부 정권이 탁신 전 총리를 부패 등의 혐의로 기소하자 2008년 해외로 도피했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무려 15년 만에 귀국한 거군요?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탁신 전 총리는 외국에서 망명 생활을 하는 중에도 태국 정치권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했습니다. 2001년 실시된 총선부터 올해 총선까지 탁신 전 총리에 충성하는 정당들이 모두 승리하면서 탁신 전 총리는 정치권에서 여전히 유력한 인사였습니다.

진행자) 탁신 전 총리의 여동생도 총리직을 맡은 적이 있지 않나요?

기자) 맞습니다. 탁신 전 총리의 여동생 잉락 친나왓 씨도 지난 2011년, 탁신 전 총리가 이끌었던 ‘타이락타이당’의 후신인 ‘프아타이당’ 소속으로 출마해 태국의 첫 여성 총리가 됐는데요. 하지만 잉락 전 총리 역시 2014년에 실각하고 망명길에 올랐습니다.

진행자) 당시 쁘라윳 짠오차 전 총리가 이끈 쿠데타가 일어났었죠?

기자) 맞습니다. 쿠데타 당시 육군 참모총장이었던 쁘라윳 짠오차 총리는 2014년 정권을 잡고, 2019년 총선을 거쳐 총리직을 지켜왔습니다. 쁘라윳 총리는 지난 5월 총선 때도 ‘루엄타이쌍찻당’의 후보로 나섰는데요. 하지만 당이 36석을 얻는 데 그치자 정계 은퇴를 선언했고요. 지난달 31일, 9년의 총리 생활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진행자) 그럼 지금 태국 총리는 누구인가요?

기자) 프아타이당 소속 세타 타위신 총리입니다. 지난 5월 총선에서 제1당으로 부상한 전진당이 내세운 총리 후보는 의회 표결을 넘지 못해 탈락했고요. 제2당인 프아타이당이 다른 10여 개 정당과 연합해 내세운 타위신 의원이 지난달 22일, 총리로 선출됐습니다. 이날은 마침 탁신 전 총리가 귀국한 날이기도 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