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우크라이나가 무기와 방위 시스템을 합작 생산할 것이라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4일 밝혔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밤 영상 연설에서 최근 방미 결과에 관해 이같이 말하고, 미국이 "역사적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특히 방공 분야에서" 합작 생산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같은 미-우크라이나 무기 합작 생산이 "최근까지 절대적으로 상상에 머물던 것"이라면서 "곧 현실이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떤 품목이 대상인지는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 최근 미국 방문이 "매우 생산적"이었다고 평가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번 방미를 통해 "포병(장비), 포탄, 하이마스(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용 탄약, 방공 미사일, 추가 방공 시스템, 전술차량과 그밖의 것들"을 미국이 약속했다면서, 이어진 캐나다 방문에서는 "미화 5억 달러 가치"의 장기적 안보 지원을 제안받았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21일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만나 '에이태킴스(ATACMS)' 장거리 전술 지대지 탄도미사일 지원을 언급했다고 다음 날(22일) 주요 매체들이 잇따라 보도한 바 있습니다.
같이 보기: "바이든, 에이태킴스 장거리 미사일 제공 젤렌스키에 통보"...에이브럼스 탱크 다음주 인도젤렌스키 대통령은 또한 이번 방미 기간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 시장과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 회장, 헤지펀드계 거물인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 회장 등을 만나 우크라이나에 대한 투자 기회에 대해 논의했다고 앞서 밝혔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23일 텔레그램에 "미국 사업가들과 금융가들은 전쟁이 끝나고 안전 보장을 받은 직후 우리나라(우크라이나)에 대규모 투자를 할 준비가 돼 있음을 확인했다"고 적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우크라이나의 승리와 재건을 위해 일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제78차 유엔총회 기간 중 20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 참석해 '10대 평화구상'을 언급하며 동참해 줄 것을 촉구했습니다.
같이 보기: '전쟁 책임' 안보리 격론...젤렌스키 "러시아 거부권 박탈 마땅" 라브로프 "우크라이나는 미국 꼭두각시"이후 21일 미 의회 지도부와 만난 자리에서 미국의 지속적인 지원을 받길 바란다는 강력한 뜻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같이 보기: 바이든 "우크라이나 장기 안보 보장 공식화 시작"...젤렌스키 "진정한 동맹 미국에 감사"이와 관련,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성명을 통해 "젤렌스키 대통령이 미국 방문의 일환으로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 하킴 제프리스 하원 민주당 대표를 만났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변함없는 지지를 보내준 하원, 의회, (민주-공화) 양당, 미국 대통령, 행정부, 미국 국민 전체에게 진심으로 감사한다고 밝혔다"고 전했습니다.
■ 러시아 곳곳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
러시아 국방부가 흑해 북서부와 크름반도(크림반도) 상공에서 우크라이나군 무인항공기(드론) 4대를 방공망을 통해 격추했다고 25일 텔레그램을 통해 밝혔습니다.
이밖에도 러시아군은 이날(25일) 서부 쿠르스크와 벨고로드 상공에서 우크라이나군이 보낸 드론 4대를 요격했습니다.
다만 러시아 국방부는 드론 공습으로 인한 피해 발생 여부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같은 날(25일) 러시아군은 미사일과 드론으로 우크라이나 남부 흑해 연안의 항구도시 오데사를 밤새 공격했습니다.
이 공격으로 민간인 1명이 다치고 기반 시설이 파괴됐다고 우크라이나 측이 밝혔습니다.
우크라이나군 남부사령부는 이날 공격으로 "오데사 항구 내 호텔에서 화재가 발생해 앞으로 몇 년간 제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되는 등 큰 피해를 봤다"고 텔레그램을 통해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창문이 날아가고 구조물이 심각하게 훼손된 고층 건물 사진 여러 장을 게시했습니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러시아가 발사한 순항미사일 11기와 극초음속미사일 2기, 이란제 '샤히드' 자폭 드론 19대를 방공망으로 요격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오데사 주정부는 민간인 여성 1명이 폭팔 파편에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발표했습니다.
오데사항에서 북쪽으로 200km가량 떨어진 내륙도시 키리비리흐에서도 러시아군의 드론 공격이 발생했습니다.
키리비리흐 시장은 이날 드론 1대가 격추됐으며 떨어진 파편에 의해 산업시설에 불이 났다고 밝혔습니다. 사상자는 보고되지 않습니다.
흑해와 맞닿은 항구도시 오데사는 우크라이나의 주요 곡물 수출 거점입니다.
흑해 항로를 통한 우크라이나산 곡물 수출을 보장해온 '흑해 곡물 협정’이 지난 7월 러시아의 4차 연장 거부로 종료된 뒤 러시아군은 오데사항 일원과 곡물 저장고 등을 연이어 공격하고 있습니다.
이에 반발한 우크라이나는 흑해 연안국인 루마니아·불가리아·튀르키예의 해안선을 따라 지중해로 나아가는 '인도주의 항로'를 신설했습니다.
지난 21일에는 오데사 항구를 떠난 곡물선박이 이 항로를 통해 협정 종료 이후 처음으로 튀르키예 이스탄불에 도착했습니다.
VOA 뉴스 오종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