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한국이 군사적 위협에 공동 대응하기 위한 미한상호방위조약 체결일, 10월 1일을 기해 미한동맹이 70주년을 맞았습니다. 전문가들은 한국은 미한동맹 속에서 발전을 거듭해 해외원조 수혜국에서 글로벌 중추 국가로 위상이 달라졌고, 미국과의 관계도 상호호혜적으로 발전됐다고 평가했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조명수)
지난 4월,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을 국빈방문으로 초청해 백악관에서 성대한 환영식을 열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7천 명 가까운 한국 교민들과 미국 시민들이 지켜보는 이 자리에서 철통같은 미한동맹을 축하하고 두 나라는 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며 세계적 도전 과제에 함께 맞서고 있다고 밝혔고, 윤 대통령 역시 두 나라는 글로벌 동맹관계로 성장했다고 선언했습니다.
조 바이든 / 미국 대통령 (지난 4월 26일)
“우리 두 국가와 양국 국민들이 함께 단결한다면 우리가 하지 못할 일이 절대로 없을 것입니다. 우리가 70년 동안 계속 증명했던 것처럼, 지금도 자랑스럽게 한국에서 함께 복무하는 우리 장병들이 외치는 것처럼 ‘같이 갑시다.’’
윤석열 / 한국 대통령 (지난 4월 26일)
“한미동맹은 이익에 따라 만나고 헤어지는 거래관계가 아닙니다. 한미동맹은 자유라는 보편적 가치를 수호하기 위한 가치동맹입니다. 그러므로 한미동맹은 정의로운 동맹입니다. 한미동맹은 세계의 자유와 평화, 번영을 위한 글로벌 동맹입니다.”
전문가들은 현재 미한동맹은 더 이상 일방적 관계가 아니라 서로 도움을 주고 받는 상호 호혜적 관계가 됐다는 데 이론의 여지가 없다고 평가했습니다.
한국전쟁 직후의 한국은 미국으로서는 얻을 것이 많지 않은 그리 달갑지 않은 동맹이었지만, 한강의 기적으로 대표되는 경제성장을 이루고 1980년대 후반 민주화의 길을 걸으면서 이제 한국은 미국의 자산이 됐다는 것입니다.
데이비드 필즈 / 미국 위스콘신주립대 동아시아학연구소 부소장
“한국이 더욱 활기찬 민주주의 국가가 되면서 미한동맹은 단순히 안보적 필요성을 넘어 공동의 가치와 세계관에 초점을 맞춘 동맹 및 파트너 관계를 갖게 됐습니다. 한국은 더 이상 미국의 부담이 아니라 자산입니다.”
이 같은 미한동맹 관계는 특히 한국의 경제 발전에 중요한 원동력이됐다는 것은 이미 일반적인 평가입니다.
트로이 스탠거론 / 한미경제연구소KEI 선임국장
“미한동맹이 제공한 정치적 안정과 안보, 그리고 한국 국민의 창의성과 노력 덕분에 한국은 이제 세계 10위의 경제 대국이 되었습니다.”
외교 분야에서도 현재 한국이 국제무대에서 보여주고 있는 역량과 중요도는 달라졌습니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담당 수석부차관보는 한국이 내년부터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임기를 시작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와 새 인도태평양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는 점을 거론하면서 한국이 국제무대에서 수행해야 할 역할에 대한 비전도 바뀌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미국의 조력자에 그치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대등하고 자주적인 외교력을 갖춘 나라로, 다방면에서 세계 선도국의 위치에 올라섰다는 것입니다.
존 볼튼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역시 과거 북한과 협상을 진행했을 때 한국 측 카운터파트들과 협력한 사례를 거론하면서 한국이 미국의 조력자에 그치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대등하고 자주적인 목소리를 내는 외교력을 갖춘 나라로 국제 무대에서 평가받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존 볼튼 /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한국은 국제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나라입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배출한 것도 그런 점이 인정된 결과 중 하나라고 봅니다. 반 전 총장은 매우 성공적인 사무총장이었습니다. 또 한국이 동아시아 문제에서 정치적, 경제적, 군사적으로 수행해 온 일들을 볼 때 한국은 동아시아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국가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볼튼 전 보좌관은 그러면서 한국이 최근 폴란드와 호주 등 각국에 무기 수출을 확대하면서 미국을 돕고 있고, 경제적 투자나 다른 분야 이익도 한국에서 미국으로 흘러가는 등 호혜적 관계가 더욱 확대될 것이라면서, 앞으로 미한동맹에서 한국의 역할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습니다.
한국의 문화적 성장은 다른 어떤 분야보다 한국이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진정한 동맹 국가로 진화하는 상징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미국의 유명 한류 연구학자인 샘 리처드 펜실베니아주립대 교수는 우리가 다른 나라의 정치와 역사에 처음 관심을 갖는 것은 그 나라의 문화에 매료되기 때문이라면서 한류가 양국 간 동맹과 미래 관계에 중요한 척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데이비드 필즈 위스콘신대 동아시아학연구소 부소장 역시 다음 세대의 한국 전문가들은 과거와 달리 역사나 안보, 지정학적 관심이 아닌 대중 문화에 관심을 갖고 한국을 연구하게 될 것이며, 이것이 미한 관계 강화의 새로운 밑바탕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