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북한과 러시아의 무기거래 현장으로 지목한 항구에서 선박과 컨테이너의 움직임이 계속 포착되고 있습니다. 지난 8월 이후 최소 4척의 선박이 드나든 것으로 파악됐는데, 이 가운데 1척은 미국 정부의 제재를 받았던 선박이라는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조명수)
지난 12일 러시아 인접한 북한 라진항을 촬영한 ‘플래닛 랩스’의 위성사진입니다.
라진항의 부두 3개 중 북한이 전용으로 사용하는 가운데 부두에, 정박한 110m 선박이 보입니다.
이 부두는 백악관이 지난주 북한과 러시아의 무기거래 현장으로 지목한 곳입니다.
백악관은 지난달 초 촬영된 위성사진을 통해 이곳에 수백 개의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고 밝혔는데, 약 한 달 뒤 촬영된 위성사진에서 길이 100m가 넘는 선박이 발견된 것입니다.
이곳에 대형 선박이 처음 포착된 것은 지난 8월 26일.
이후 VOA는 이 일대 위성사진을 분석해 최소 4척의 선박이 더 정박한 사실을 파악했습니다.
백악관이 북러 무기거래가 이뤄진 곳이라고 지적한 곳인 만큼 북한 무기의 선적 작업과 관련된 움직임으로 추정됩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 라진항을 출입한 선박들 가운데 1척은 지난 5월 미국 재무부와 국무부의 제재 목록에 오른 선박으로 확인됐습니다.
앞서 백악관은 북한에서 무기를 선적한 선박 2척 중 1척이 러시아 선적의 앙가라호라고 밝혔었는데, 불법 행위로 미국 정부의 제재 목록에 오른 선박이 3개월 만에 북한 해역에 진입해 또 다른 제재 위반 행위에 가담한 사실이 드러난 것입니다.
앙가라호는 최근 약 2달 동안 선박자동식별장치 AIS를 끈 상태로 운항한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선박의 위치정보를 보여주는 마린트래픽 자료에 따르면 앙가라호는 지난 8월 10일 러시아 오호츠크해를 끝으로 더 이상 AIS를 통한 신호를 보내지 않고 있습니다.
국제해사기구는 이 같은 행위가 불법이라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나타사 브라운 IMO 언론정보 서비스 담당관은 16일 관련 질문에 선박이 항해 중이거나 정박 중일 때 AIS를 항상 작동시켜야 한다는 지침은 매우 명확하다고 밝혔습니다.
북한과 러시아의 접경지역에서는 한밤중에 빛이 새어 나오는 모습이 포착돼 주목됩니다.
8월 말부터 10월 초까지 이 일대 모습을 담은 미국 항공우주국 나사의 위성사진을 확인한 결과, 라선항과 두만강을 사이에 둔 북러 접경지역의 북한 쪽 지대에서 밝은 빛이 포착됐습니다.
이들 지역이 북한과 러시아의 무기거래가 이뤄진 지점이라는 점으로 볼 때, 무기 선적 등의 작업이 야간에도 계속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