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의 제재 목록에 오른 북한 유조선이 중국 근해에서 또 포착됐습니다. 이 선박은 중국해역을 불과 3km 앞둔 지점에서 자취를 감췄는데, 최근 이 같은 북한 선박의 수상한 움직임이 자주 포착되고 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이상도)
선박의 실시간 위치정보를 보여주는 ‘마린트래픽’ 지도입니다.
지난달 29일 오후 10시쯤 북한 유조선 남산 8호가 중국 저장성 원저우시 동쪽 해상에서 남쪽 방향으로 항해한 장면이 보입니다.
중국 영해까지 불과 약 3km 남겨둔 지점에서 운항 흔적을 남긴 것인데, 이후 의도적으로 위치 신호를 끈 듯, 더 이상 위치 정보는 파악되지 않습니다.
남산 8호는 지난 2018년 불법 선박 간 환적을 이유로 유엔 안보리가 제재 대상에 올린 선박입니다.
이에 따라 남산 8호는 다른 나라 항구 입항이 금지되는 것은 물론 입항을 하면 곧바로 억류되어야 하지만 남산 8호는 북한 모항에서 1천km가 넘는 해역까지 운항한 것입니다.
의심스러운 항적을 보인 북한 선박은 또 있습니다.
역시 2018년 제재를 받은 북한 유조선 안산 1호는 지난달 26일 새벽 북한 남포를 떠나 중국으로 항해하던 중 잠시 위치 신호를 노출했으며, 이후 약 일주일이 지난 현재까지 위치 신호는 잡히지 않고 있어 어떤 목적으로 제재 대상 유조선이 중국으로 향했는지 주목됩니다.
유엔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은 지난달 27일 공개한 중간보고서에서 북한이 여전히 공해상 선박 간 환적 등 불법적인 방식을 동원해 유류를 불법 수입하고 있다며, 안산 1호를 포함해 남포항 등지에 정박한 북한 유조선을 포착한 위성사진과 유조선들의 적재 중량 등 정보를 공개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 VOA는 2016년 유엔 안보리의 제재를 받은 북한의 미림2호가 ‘성관호’라는 이름으로 17일 새벽 중국 닝보-저우산항 해역에서 위치 신호를 발신했다고 전한 바 있습니다.
성관호는 이후 29일까지 같은 해역에서 종종 위치 신호를 보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선박 역시 다른 유조선과 마찬가지로 자산동결 대상이지만 대북제재 이행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온 중국이 이들 선박에 대해 억류 등 조치를 취하진 않았을 것으로 보입니다.
VOA는 중국 정부에 문제의 북한 선박들에 대한 억류 여부를 문의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