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과 중동에서 동시에 벌어지고 있는 2개의 전쟁으로 인해 한반도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안보 공백’ 이 발생하고 있다고 미국 공화당의 조시 하울리 상원의원이 밝혔습니다. 국토안보위원회와 법사위원회 소속인 하울리 의원은 2일 의사당에서 VOA 기자와 만나 아태 지역 안보 상황을 우려하며 미국은 서둘러 역내 미군 태세를 변경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미주리주 검찰총장 출신으로 지난 회기까지 군사위에서 활동했던 하울리 의원을 이조은 기자가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유럽에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중동에서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전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미국이 깊게 관여하고 있는 전 세계 이런 안보 상황이 한반도를 비롯한 아시아 지역 안보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보십니까?
하울리 의원) 아시아태평양은 세계 경제의 중심지이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미국에 가장 중요한 지역입니다. 군사적으로도 그렇고요. 그런데 우리는 유럽이 주도해야 할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는 전쟁에 정신이 팔려 우리의 최대 이해관계가 있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눈을 떼고 있다는 점이 저는 가장 우려됩니다. 이에 따라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엄청난 안보 공백이 발생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중국은 이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빨리 우선순위를 정리해야 합니다.
기자) 바이든 행정부는 한국, 일본과 양자 정상회담은 물론 미한일 3국 정상회의와 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를 개최했고, 미국과 호주, 영국 간 안보 동맹인 오커스 출범 등 출범 초기부터 아시아태평양 지역 동맹 강화를 위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데요. 바이든 행정부가 이 지역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지 않다는 말씀인가요?
하울리 의원) 우리는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대체로 알고 있지만 행동으로 옮기지 않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2018년을 되돌아보면 지난 행정부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군사 태세에 대대적인 변화를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거의 아무것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게 5년 전의 일인데, 이는 외교 정책에서는 상당히 긴 시간입니다.
기자) 역내 미군 태세를 변화시키는 데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는 말씀이군요.
하울리 의원) 미국은 적국들을 억제하는 방식으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병력을 주둔시켜야 합니다. 북한은 미국이 역내에서 진정한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을 보고 권력 공백을 감지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유럽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정신이 팔렸다고 보고 있는 것이죠. 미국이 실제로 태평양 지역에 얼마나 전념하고 있는지 불분명합니다. 따라서 미국은 이 지역에 큰 관심을 두고 전념하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태평양 지역 내 미군 기지를 분산시키는 것도 필요합니다. 태평양에서 우리의 군사 태세를 변경해야 합니다. 우리가 진지하게 그렇게 하기 시작해야 북한과 중국을 억제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지금 그렇게 하지 않고 시간을 끌고 있습니다. 미국이 이 지역에 얼마나 전념하고 있는지 확실하지 않다고 느끼게 하고 있기 때문에 적국들이 그 공백을 노리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역내 미군 태세에 구체적으로 어떤 변화가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한국 등 인도태평양 동맹국들과 협력해 역내 미사일 개발과 배치를 우선시할 것을 촉구하는 서한을 지난해 동료 공화당 의원들과 바이든 행정부에 보낸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하울리 의원) 현재 우리 병력은 몇몇 기지에만 너무 집중돼 있습니다. 이 병력을 분산시켜 가능한 곳에 병력을 확대 배치해야 합니다. 해상 병력의 균형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심지어 우리는 이 지역에서 필요한 군수품도 적절히 갖추고 있지 않습니다. 우리는 해야 할 일이 많습니다.
기자) 유럽과 중동에서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동시에 한반도 전쟁이 발생한다면 미국이 이를 감당할 준비가 돼 있다고 보십니까?
하울리 의원) 한반도 전쟁의 문제는 핵전쟁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한반도 전쟁을 감당할 수 없습니다. 특히 제정신이 아닌 사람이 북한을 책임지고 있는 상황에서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그래서 핵을 가지게 하면 안 되는 것입니다. 러시아가 정말 큰 문제인 이유도 마찬가지입니다. 러시아의 전투력은 심각하게 쇠퇴했지만, 그들은 엄청나게 많은 핵무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큰 문제입니다.
기자) 미국의 동맹 방어에 대한 미국 내 당파적 이견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있는데요. 북한이 한국을 침공할 경우 미군이 한국을 방어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미국 국민의 비중은 50%로, 큰 폭 하락했다는 미국 내 한 여론조사 결과가 최근 공개되기도 했습니다. 북한이 한국을 침공하면 미국이 방어에 나설 것으로 보십니까?
하울리 의원) 당연하죠.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억지력이 중요한 것입니다. 실제로 침공을 당하면, 그 지경에 이르면, 그것은 재앙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미국 공화당의 조시 하울리 상원의원으로부터 전 세계 안보 상황의 한반도 함의에 대한 견해를 들어봤습니다. 인터뷰에 이조은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