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의 제재대상 명단에 오른 북한 유조선이 또다시 중국 영해에서 발견됐습니다. 과거 선박 간 환적 장면이 발각됐던 선박인데 어떤 이유에서 중국 해상으로 향했는지 의문입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이상도)
일본 해상자위대가 지난 2019년 촬영한 북한 유조선 유선호와 선적 미상 선박의 접선 장면입니다.
왼쪽이 유선호인데, 유류를 옮겨 싣는 등 두 선박 사이에는 호스가 연결돼 있습니다.
당시 일본 방위성은 유선호가 중국 상하이에서 남쪽으로 약 410km 떨어진 동중국해 공해상에서 선박 간 환적을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2018년 3월 유엔 안보리가 유선호를 같은 이유로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런데 유선호가 이번에는 중국 해역에 진입했습니다.
선박의 실시간 위치정보를 보여주는 마린트래픽에 따르면 유선호는 현지시각 7일 중국 닝보-저우산 인근 해상에서 신호를 발신한 뒤 사라졌습니다.
이 지점은 중국 본토에서 약 80km 떨어진 곳이지만 인근의 섬을 기준으로는 불과 1km 정도로 유선호가 중국 해역에서 포착된 것입니다.
이후 유선호는 10일 현재까지 위치 정보가 파악되지 않고 있는데 선박의 위치 정보를 나타내는 선박 자동식별장치를 껐을 때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앞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는 지난 2018년 3월, 유선호 등 북한 관련 선박 27척을 전격 제재했으며 특히 유선호 등 13척에는 자산 동결과 입항금지 조치를 모두 취해야 한다고 명시했습니다.
이 같은 조치는 자산 동결이나 입항 금지 혹은 선적 취소 등을 명령한 다른 선박에 대한 제재보다 더 강도가 높은 조치였습니다.
그런데 사실상 다른 나라 항구로 입항이 금지되는 것은 물론 입항하더라도 곧바로 억류될 위험에 처하게 될 선박이 북한 남포항에서 무려 800km가 넘는 해역까지 운항한 것입니다.
또 유선호가 발견된 닝보-저우산 해역은 과거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이 북한 선박과 중국 선박의 불법 접선지로 여러 차례 지적한 곳입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정부가 북한과 러시아의 무기거래 현장으로 지목한 북한 라진항에는 10일 현재 화물 컨테이너가 수북이 쌓여 있는 모습이 다시 포착됐습니다.
VOA가 이 일대를 촬영한 이날 위성사진을 살펴본 결과 라진항의 북한 전용부두와 중국 전용 부두로 알려진 곳에 컨테이너 더미로 추정되는 파란색 물체가 식별됐습니다.
앞서 백악관은 이 컨테이너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사용할 군사 장비와 탄약이 들어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