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슈라이버 전 차관보] “북한 핵 동결 추진, 현명하지 않고 가능성도 낮아”

랜들 슈라이버 전 국방부 인도태평양 안보담당 차관보를 VOA 조은정 기자가 화상으로 인터뷰했다.

랜들 슈라이버 전 국방부 인도태평양 안보담당 차관보는 북한 핵 동결 추진이 현명하지 않고 가능성도 낮다고 평가했습니다. 슈라이버 전 차관보는 14일 VOA와의 인터뷰에서 국제사회에 잘못된 신호를 보낼 가능성을 언급하며 그보다는 확산 방지와 억제에 집중할 것을 조언했습니다. 슈라이버 전 차관보는 또 확장억제 외에 한국민을 안심시키는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면 한미원자력협정을 일본 수준으로 개정하는 것도 지지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슈라이버 전 차관보를 인터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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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슈라이버 전 차관보] “북한 핵 동결 추진, 현명하지 않고 가능성도 낮아”

기자) 미국, 한국, 일본의 국가안보보좌관들이 새로운 ‘대북 이니셔티브’ 추진을 선언했습니다. 북한의 불법 사이버 활동을 차단해 대량살상무기 개발 자금 조달을 막겠다는 것인데요. 북한의 무기 개발을 억제하는 효과적인 방법일까요?

슈라이버 전 차관보) 우선 캠프 데이비드 미한일 정상회의 이후 정상들의 지속적인 협력 지시에 따라 긴밀한 공조가 계속되고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장 긴급한 위협은 북한이라고 생각합니다. 북한에 대한 자금 지원을 차단하려는 지속적인 노력이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20여 년 전 부시 정부 때 ‘불법활동방지구상(Illicit Activities Initiative)’이 있었죠.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개발의 속도를 늦추려는 방법이지만 개발을 막지는 못했습니다. 북한은 제재를 회피할 수 있는 방법이 있고 자금 조달을 단속하는 다양한 노력을 우회할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한 가지 문제를 해결하면 다른 문제가 튀어나오는 양상을 보이고 있죠. 하지만 저는 북한의 무기 개발을 저지하고 불법 자금을 차단하려는 노력은 전적으로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이번 미한일 3국의 노력에 박수를 보냅니다.

기자) 북한이 핵무기 프로그램을 동결하고 새로운 핵무기 개발을 중단하면 미국이 대북 제재를 완화한다는 구상을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부인했는데요, 하지만 향후 미국 정부가 북한 비핵화 목표를 포기할 가능성이 있을까요?

슈라이버 전 차관보) 여러 가지 이유로 가능성이 낮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큰 이유는 핵 야망을 가지고 있지만 핵확산금지조약 등 국제법을 존중하기 때문에 핵 개발을 주저하고 있는 국가들에게 보내는 메시지 때문입니다. 제가 볼 때 핵동결보다는 다음과 같은 상황이 전개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봅니다. 북한이 추구하고 바라는 정치적 인정 없이 북한을 사실상의 핵 보유국으로 받아들이고 우리는 확산 방지와 억지에 더 집중하는 것입니다. 저는 (핵) 동결은 현명하지 않다고 생각하며 그런 정책이 추진될 가능성도 낮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한국의 첫 군사정찰위성이 2일 새벽 미국 반덴버그 우주군기지에서 발사돼 우주궤도에 안착했습니다. 한국 국방부는 이제 한국이 독자적인 정보, 감시, 정찰 능력을 확보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은 미국 정찰 자산에 대한 의존도를 점차 줄여가다 독자적으로 갈까요? 한국의 위성 역량이 강화되면 앞으로 미한 우주 협력은 어떻게 발전할까요?

슈라이버 전 차관보) 미한 동맹은 공동으로 정찰, 정보, 감시 노력을 기울일 수 있습니다. 한국의 역량 개발이 반드시 미국에 대한 의존을 대체하는 것은 아닙니다. 한국의 역량 개발은 동맹의 공동 역량을 강화하는 것입니다. 특히 시스템이 적의 표적이 되는 경우 중첩된 역량은 가치가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한국이 이런 역량을 갖는 것을 환영합니다. 동맹들 간 역량을 네트워크로 연결하면 상황을 더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고, 이는 매우 중요합니다. 따라서 이것은 전반적인 우주 협력에서 긍정적인 발전입니다. 미한 양측은 우주 협력에 대한 의지와 열망이 있습니다. 미한 우주 당국간은 정기적으로 대화하고 있으며 미래 우주 협력을 위한 의제를 발굴하는 데에도 관심이 있습니다. 따라서 서로 협력할 수 있는 잠재력이 큰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우선순위에서 차이점이 있을 수 있지만 동맹의 틀 안에서 협의할 수 있습니다.

한국 군 최초 군사정찰위성 1호기가 2일 미국 캘리포니아 반덴버그 우주군기지에서 성공적으로 발사되었다. 사진 = SpaceX 제공.

기자) 미라 랩 후퍼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동아시아·오세아니아 담당 선임국장은 미한일 미사일 경보정보 실시간 공유체계를 며칠 내 가동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습니다. 또 미한 양국은 지난 달 한미안보협의회(SCM)에서 미국 조기경보위성 정보공유체계(SEWS, Shared Early Warning System)에 대한 협력을 더욱 강화 하기로 했죠. 두 체계가 동시에 함께 어떻게 작동할까요?

슈라이버 전 차관보) 저는 현재 정부에서 일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기술적인 세부 사항에 대해 자세히 알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제가 보기에는 이런 체계들이 상호 보완적인 것 같습니다. 중요한 것은 경보 정보의 수집과 전달이 얼마나 원활하게 실시간으로 이뤄지느냐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일본과도 유사한 양자 협정이 있다고 생각하며, 정치적 동력이 뒷받침된다면 이 모든 것이 기술적 수준에서 통합될 수 있습니다. 목표는 빈틈없이 실시간 정보를 전달해 적절한 경고를 하려는 것이죠. 그런데 경고는 결국 대응하겠다는 목적이 있는 것이죠. 우리는 북한뿐 아니라 솔직히 중국의 위협도 증가하고 있는 이 환경에서 미한일 국민들이 최대한 안전하길 바랍니다.

기자) 정보 수집은 대응을 위한 것이라고 하셨는데요. 그렇다면 미한일 경보정보 공유는 결국 3국 미사일 방어망 통합으로 이어질까요?

슈라이버 전 차관보) 그것은 앞으로 내려질 주권적인 결정들입니다. 하지만 제 생각에는 그것이(미사일 방어망 통합이) 최적의 상태라고 생각합니다. 경고뿐 아니라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상태죠. 그리고 대응할 때는 방어를 가장 효과적으로 하려고 합니다. 과학적으로 발사 방향과 발사 지점을 고려할 때 (요격 미사일을) 일본이나 한국에서 발사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분석이 나올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 분석에 따라서 발사할 때 방어 가능성이 가장 높습니다. 때로는 일본, 혹은 한국, 어쩌면 미국 알래스카에서 발사될 수도 있죠. 모든 선택지를 고려해 최적의 대응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기자) 존 아퀼리노 인도태평양사령관은 중국이 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규모의 군사력 증강을 가장 빠른 속도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중국의 대규모 군사력 증강을 고려할 때 한국의 정찰 능력이 역내 중국의 위협에 대응하는 데 도움이 될까요?

슈라이버 전 차관보) 한국이 가장 우려하는 단기적 위협은 북한입니다. 북한의 지속적인 무력시위와 군사 현대화를 감안하면 납득이 되는데요. 장기적으로는 동맹과 미한일 협의의 맥락에서 중국의 진화하는 도전에 대해 계속해서 논의할 것입니다. 어쩌면 미래에는 이러한 (한국의 위성) 역량이 중국 도전에 대처하는 데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기자) 주한미군이 지난 달 싱가포르 공군과 양자연합훈련인 '코만도 슬링(Commando Sling)'을 전개했습니다. 주한미군이 한반도 밖에서 제3국군과 연합훈련을 펼친 것은 이례적인데요. 타이완 유사사태나 중국의 군사적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었습니까? 미국은 타이완 유사시 한국이 어느정도 군사적으로 개입하길 원하나요?

슈라이버 전 차관보) ‘코만도 슬링’ 훈련에서 여러가지 흥미로운 진전이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군용 급유기가 아닌 상업용 급유기를 사용해 공중급유를 한 것은 새로운 선례라고 생각합니다. 미국이 원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여러 구상을 실제로 증명하는 것입니다. 다양한 유사 상황에서 역동적인 병력 운용이 실제로 효과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죠. 주한미군은 ‘상시전투태세’(Fight tonight)를 유지하는 것이 기본 임무입니다. 한반도 비상사태를 대비해 존재하는 것이고 그 점은 전혀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우리는 더 큰 유연성을 원하고 다양한 유사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역동적인 병력 운용을 할 수 있길 원합니다. 이번 훈련이 타이완 유사시 한국 개입의 기대감을 나타낸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한국의 정치 지도부와 주요 부처, 한국군이 타이완 해협의 평화와 안정에 대한 관심을 점점 더 많이 언급하고 공개적으로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싶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정치적 움직임에 따라 시간이 지나면서 군사 태세도 따라갈 수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는 핵심은 미국이 역동적인 병력 운용을 위한 유연성을 갖는 것에 관한 것입니다.

한국에 주둔하는 미 7공군 제51전투비행단의 F-16 전투기와 조종사들은 지난달 6~24일 싱가포르 파야레바르 공군기지에서 실시된 싱가포르 공군과 양자연합훈련인 ‘코만도 슬링’에 참가했다.

기자)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면서 한국 일각에서는 한미 원자력협정을 일본 수준으로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도 일본처럼 핵연료를 재처리하고 우라늄을 농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좋은 생각일까요?

슈라이버 전 차관보) 저는 확장억제를 비롯한 억지력을 강화하는 조치를 모색하는 데 찬성합니다. 그런 합의가 동맹인 한국에 더 큰 자신감과 안도감을 준다면 저는 이를 지지할 용의가 있습니다. 확장억제에 대한 기술적 측면을 더 잘 알리고 정치적 공약을 확고히 하는 방안에 대한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확장억제는 기술적인 의미에서 이를 구현하고, 탐지하고, 추적하고 대응할 수 있어야 하지만, 매우 신뢰할 수 있는 정치적 약속도 있어야 합니다. 미국이 이를 입증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에 더해서 미일 협정과 유사한 조치를 취해야 할 필요가 있다면 저는 이를 지지할 의향이 있습니다.

기자) 15일 미국 워싱턴에서 핵협의그룹(NCG) 2차 회의가 열립니다.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이 여전히 모호하다는 지적이 한국 일각에서 나오는데요. 세부적인 내용이 대부분 기밀이어서 한국 국민들이 알 수 없기 때문일까요?

슈라이버 전 차관보) 매우 구체적인 대응 수단을 포함하는 확장 억제의 측면은 항상 민감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기밀로 유지될 것입니다. 한국 국민을 가장 안심시킬 수 있는 것은 기술적으로 민감한 세부 사항을 공개하지 않고 이것을 신뢰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입니다. 한반도에 미군을 계속 주둔시키는 것은 우리가 동맹인 한국과 동일한 위험을 직면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B52 전략폭격기를 한반도에 전개하는 것은 우리가 확장억제 공약을 이행할 의지가 있을뿐 아니라 능력도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한국민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취할 수 있는 조치는 여러가지입니다. 하지만 확장억제의 기술적 세부사항은 공개할 수도 없고 공개해서도 안 된다고 봅니다.

지금까지 랜들 슈라이버 전 국방부 인도태평양 안보담당 차관보로부터 동북아시아 안보 역학에 대해 의견을 들었습니다. 인터뷰에 조은정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