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A 뉴스] 종교로 촉발된 ‘전쟁’…삶과 죽음의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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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한 지 80일이 지났습니다. 여전히 이스라엘은 그날의 충격과 공포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현재 이스라엘군은 하마스 제거 작전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이번 사태의 책임은 이스라엘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에 파견된 함지하 기자가 현지 상황을 전해 드립니다. (영상취재: 이상훈 / 영상편집: 조명수)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한 지 80일이 지났습니다. 여전히 이스라엘은 그날의 충격과 공포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현재 이스라엘군은 하마스 제거 작전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이번 사태의 책임은 이스라엘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에 파견된 함지하 기자가 현지 상황을 전해 드립니다. (영상취재: 이상훈 / 영상편집: 조명수)

지난 10월 7일 주민 7백 명이 살고 있던 가자지구 인근 이스라엘의 크파르 아자 마을의 평온은 한 순간에 깨졌습니다.

북한제 무기 등으로 중무장한 하마스 대원들이 마을로 들이닥치면서, 도망가던 주민들에게 무차별적으로 총격을 가했고, 집 안에 숨었던 아이들은 하마스가 지른 불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건물 곳곳에 총탄 자국과 불에 탄 흔적은 그날의 참상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마을에서 사망한 60여 명의 희생자 중에는 곤스타인 씨의 아들과 손녀도 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건 하마스에 인질로 끌려갔던 며느리와 손녀가 인질 교환 때 살아 돌아왔다는 점입니다.

바르다 곤스타인 / 희생자 가족
“51일 동안 인질로 잡혀 있었습니다. 정상적인 생활을 위해 사회적, 심리적 치료가 필요합니다. 공포에 질려 있고 행동에도 제약이 따르기 때문입니다.”

참혹한 살육이 벌어졌던 이날을 계기로 이스라엘은 본격적인 하마스 제거 작전에 돌입했습니다.

VOA가 마을을 찾아간 이날도 가자지구에서는 포탄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습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완전한 승리를 이룰 때까지 전투는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가자지구 내 사망자가 계속 늘어나면서 이스라엘에 대한 국제사회의 여론은 개전 초와는 달리 호의적이지 않습니다.

이스라엘군은 이번 전쟁은 팔레스타인인이나 민간인에 대한 것이 아니라 무장정파 하마스를 상대로 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데이비드 바루치 / 이스라엘 방위군 대변인
“완벽한 세상에선 단 한 명의 죽음도 너무 많은 것입니다. 안타깝게도 우리는 완벽한 세상에 살고 있지 않습니다. 우리는 가자지구에서 왜 그렇게 많은 민간인이 실제로 죽어가고 있는지 물어야 합니다. 하마스가 주민들을 왜 그런 상황에 처하게 했는지를 물어야 하는 것입니다.”

가자지구 반대편의 팔레스타인 자치지역 서안지구도 공포 속에 암울한 모습입니다.

예수의 탄생지로 알려진 베들레헴은 예년 같으면 크리스마스 전후 수많은 관광객들이 모였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습니다.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10월 7일 공격의 정당성을 주장했습니다. 600만 팔레스타인인이 이스라엘의 점령 아래 살아가고 있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것입니다.

아켈 아브라함 / 서안지구 주민 (팔레스타인인)
“가자지구와 서안지구에 600만 명이 살고 있습니다. 우리는 국가를 원합니다. 우리의 정신을 지키고 싶습니다.” (일각에선 10월 7일의 행동이 평화롭지 않았다고 지적할 텐데요?) “들어보십시오. 이것을 알아야 합니다. 한국인이죠? 팔레스타인인이 당신 땅을 점령하면 당신은 나를 대항해 싸울 것입니다.”

수천 년 종교 갈등에서 촉발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전쟁.

미국 정부는 하마스 핵심 세력 제거에 초점을 맞춘 저강도 전쟁 국면 전환으로 이스라엘을 압박하고 있고, 이스라엘은 이집트가 중재한 종전안을 검토하면서 장기전에 대비하고 있다는 보도들이 이어지고 있지만 80일 넘게 전쟁이 이어지면서 양측의 주민들은 공포 속에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에서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