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계 새해 메시지 “북한 주민 잊지 않아…영원한 독재 없어”

지난해 8월 유엔 안보리에서 북한 인권 문제를 논의한 후 린다 토마스-그린필드 미국 대사를 비롯한 여러 나라 대표들이 북한의 인권 침해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속적인 개입을 지지하는 입장을 발표했다.

새해를 맞이해 북한 인권 전문가들이 북한인들에게 보내는 희망과 지지를 담은 메시지를 내놨습니다. 열악한 현실은 김정은 정권의 책임이라며, 독재 체제에서 고통받는 이들을 결코 잊지 않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북한의 자유와 인권 개선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고도 약속했습니다. 안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이신화 한국 외교부 북한인권대사는 4일 VOA에 보낸 신년 메시지에서 북한 주민을 향해 “여러분이 처한 현실이 녹록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대사는 “식량권, 건강권, 정보권, 표현의 자유 같은 기본적인 권리조차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는 상황, 열심히 노력하고도 보상을 받지 못하는 경우들이 많다는 것을 안다”고 했습니다.

이어 “여러분이 자유와 기본권을 위해 투쟁하는 것은 북한의 현재 상황에서 매우 어려운 일”이라며 “어린 시절부터 받은 교육, 지속적인 세뇌와 선전, 변화를 시도했다가 처벌받거나 가족이 불이익을 받을까 두려워하는 상황 속에서 살아가고 계신 것을 이해한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이런 어려움은 결코 여러분의 잘못이 아니다”라며 “이는 김정은 정권의 폭력적인 세습 독재 체제, 자원을 핵과 미사일 개발에 사용하는 군사모험주의, 정보 통제, 공포정치의 결과”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여러분은 각자 소중한 인간으로서 존엄성을 지닌 존재”라며 “자신의 현실을 명확히 인식하고, 다른 세상과 비교해 문제를 제기할 권리가 있다”고 상기시켰습니다.

한국의 이신화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가 지난해 10월 유엔총회 제3위원회에서 북한 인권 상황에 관해 발언하고 있다.

이 대사는 국제사회가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대사는 “국제사회는 북한의 상황에 대해 깊은 우려와 분노를 가지고 있으며, 여러분의 자유와 인권 회복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며 “우리는 여러분을 잊지 않고 있으며, 여러분에게 도움이 될 방안들을 항상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주민들이 북한 변혁의 주체란 점도 재확인했습니다.

이 대사는 “여러분은 김정은 정권의 통제와 인권 유린의 단순한 피해자만이 아니다”라며 “북한에 변화와 자유를 가져올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주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여러분의 용기와 힘은 북한의 미래를 바꾸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며 “북한인권 국제협력대사로서 여러분을 늘 응원하고 지원하며 힘을 보태고자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레그 스칼라튜 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북한인권위원회의 그레그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3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영원히 지속되는 독재는 없다”며 북한 주민들에게 “희망을 버리지 말라”고 당부했습니다.

[녹취: 스칼라튜 사무총장] “No dictatorship lasts forever. Do not abandon hope. Your day of joy and freedom will come. You're not forgotten. The international community remembers you. Responsible UN member states remember you. They will never, ever give up on the human rights and freedom and the people of North Korea.”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또 “기쁨과 자유의 날이 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북한 주민들 “당신은 잊혀지지 않았다”면서 “국제사회와 책임감 있는 유엔 회원국들이 여러분을 기억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북한의 인권과 자유, 그리고 북한 주민들을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자유연합의 수잔 숄티 대표가 지난해 7월 워싱턴 DC 연방 의사당 앞에서 열린 북한 주민 인권을 위한 집회에서 연설했다.

수전 숄티 북한자유연합 의장은 4일 VOA에 보낸 이메일에서 미국과 한국인을 포함한 국제사회가 북한 주민들의 열악한 현실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는 점을 북한 주민들이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숄티 의장] “It is so important for you to know how much the people of America care about the suffering you endure every day. We so long to see you be freed of the Kim family dictatorship which is committing terrible atrocities against the people of North Korea every day. Kim Jong Un is robbing you of your hope and your dignity and diverting the resources that could provide you and your family food on your table and heat in your homes so he can build missiles to threaten the people of South Korea and America. This is the truth you need to understand.”

숄티 의장은 “미국 국민이 여러분이 매일 겪는 고통에 대해 얼마나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지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며 “우리는 매일 북한 주민들에게 끔찍한 잔학 행위를 저지르고 있는 김씨 일가의 독재에서 여러분이 해방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했습니다.

이어 “김정은은 여러분의 희망과 존엄성을 빼앗고,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족에게 식탁에 음식을 제공하고 집에 난방을 제공할 수 있는 자원을 전용해 한국과 미국 국민을 위협하는 미사일을 만들고 있다”면서 “이것이 여러분이 이해해야 할 진실”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의 시민사회단체들과 탈북민들이 결성한 ‘2600명 탈북민강제북송반대 미국 시민 연합’이 지난해 8월 워싱턴의 중국대사관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숄티 의장은 “우리는 2024년 이 독재가 끝나 북한 주민들이 더 이상 김정은의 노예가 아닌 비무장지대 남쪽에 사는 형제자매들과 같은 번영을 누릴 수 있기를 희망한다”면서 “지옥 같은 김씨 독재 정권에서 탈출한 북한 주민들과 수십 년간 이어온 강력한 파트너십을 통해 평화적으로 이를 달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숄티 의장] “We hope that in 2024 this dictatorship will end so that the people of North Korea can no longer be Kim’s slaves but enjoy the same prosperity as their brothers and sisters who live South of the DMZ. Personally, I will do all I can to see that accomplished peacefully through my decades long strong partnership with the North Korean people who have escaped the hellish Kim dictatorship. Together, our dream for 2024 is that you will no longer be Kim Jong Un’s slaves as everyone one of you is his slave - even those of you who serve in positions of authority in his regime as he has robbed you of your freedom.”

숄티 의장은 “2024년 우리가 함께 꾸는 꿈은 여러분 모두, 심지어 김정은이 자유를 빼앗은 정권의 고위직에 있는 사람들도 더 이상 김정은의 노예가 되지 않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인, 한국인, 그리고 탈북한 북한 주민들은 여러분이 우리 모두가 누리고 있는 자유의 축복을 똑같이 누리기를 원한다는 것을 알아주기 바란다”고 했습니다.

[숄티 의장] “Please know that Americans, South Koreans, and the North Koreans who fled want you to enjoy the same blessings of freedom that we all enjoy.”

로버트 킹 전 국무부 북한인권특사

로버트 킹 전 미국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는 3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지금까지는 어려웠고 앞으로도 상황이 나아지거나 개선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신호는 보이지 않는다”면서도 “반면 북한 주민들의 인권에 대해서는 매우 강력한 지지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우리가 북한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인권을 계속 강조하고 북한 주민들이 다른 많은 나라 사람들이 누리는 언론의 자유, 의사 표현의 자유와 같은 권리를 누리고 그들이 당연히 누려야 할 기회를 가질 수 있기를 희망한다”며 “제가 바라는 것보다 더 나은 한 해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킹 전 특사] “It's been difficult up to this point and there are not positive signs thus far the things are going to get better or going to improve. On the other hand, there is very strong support for the human rights of the people of North Korea. And it is my hope that we'll be able to continue to give greater emphasis to human rights in the relationships with the North Koreans and the North Korean people will be able to have the rights that that people from many other countries share in terms of freedom of speaking and freedom of expressing their views and have opportunities that they certainly deserve. I hope this is a better year for them than I wish them well.”

국제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의 필 로버트슨 아시아 담당 부국장

세계 100여개국의 인권 상황을 감시하는 휴먼라이츠워치(HRW) 필 로버트슨 아시아 담당 부국장은 VOA에 보낸 이메일에서 올해는 북한 정권의 반인도적 범죄 책임 추궁 노력이 배가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로버트슨 부국장은 “2024년, 북한 주민들은 김정은과 그의 정권이 일상적으로 자행하는 반인도적 범죄를 포함한 잔혹한 인권 기록에 대해 책임을 묻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을 두 배로 기대할 수 있다”며 “각국 정부, 민간 단체, 비정부기구(NGO) 등이 북한 정권이 주민들에게 가하는 참상을 폭로하고 이러한 인권 유린을 북한이 부족한 자원을 미사일과 핵무기 제조에 사용하는 것과 연결시키는 국제적 움직임을 구축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북한은 만연한 인권 유린을 방치할 경우 지역과 국제 질서를 위협하는 대표적인 사례로, 유엔 안보리와 다른 기구들이 더 많은 조치를 취해야 할 대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로버트슨 부국장] “In 2024, the people of North Korea can expect redoubled international efforts to hold Kim Jong-un and his regime accountable for their atrocious human rights record, which includes daily commission of crimes against humanity. Extensive work has gone into building up an international movement of governments, private groups, NGOs and others who have expanded their documentation of the horrors the DPRK government is inflicting on its people, and linking those rights abuses to North Korea’s use of scarce resources to build missiles and nuclear weapons. The DPRK is a classic example of how pervasive rights abuses, when left unchecked, actually do threaten the regional and international order, and this should be the subject of more action by the UN Security Council and other bodies.”

로버타 코헨 전 국무부 인권담당 부차관보는 자유를 향한 탈북민 가족들의 필사적인 탈출기를 그린 다큐멘터리 영화 ‘비욘드 유토피아(Beyond Utopia)’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북한 주민의 편에 서게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로버타 코헨 전 미국 국무부 인권 담당 부차관보. 사진=Brookings Institution.

코헨 전 부차관보는 “영화 '비욘드 유토피아'를 통해 북한 주민들의 억압과 제한, 처벌에 대해 알게 된 전 세계의 더 많은 사람들이 북한 주민들의 편에 서서 그들의 건강과 삶의 유지, 행복과 자유를 염원하고 있다”면서 “해외에 있는 우리는 북한의 국경이 다시 열리기를 기대하며, 고립된 북한 주민들이 평화, 자유, 정의, 인권 존중의 환경에서 스스로의 삶과 공동체를 건설할 수 있도록 여행, 교육, 정보, 무역의 자유와 정치적, 경제적 권리를 누릴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로버타 코헨] “More and more people around the world are standing with the North Korean people and wishing for their health, sustenance, happiness and freedom, having learned from the film Beyond Utopia about the oppression, restrictions and punishments to which they are subject. We abroad look forward to the reopening of North Korea's borders, and wish its isolated people free travel, education, information, trade, and the political and economic rights to which they are entitled so that they may build their own lives and communities in an environment of peace, freedom, justice and respect for human rights.”

한국의 북한인권단체인 전환기정의워킹그룹의 신희석 법률분석관은 “올 한 해도 유엔 등 국제사회에서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한 노력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 통일원(통일부 전신) 차관을 역임한 김석우 북한인권시민연합 이사장은 “북한 동포 여러분의 자유와 인권을 향한 꿈은 반드시 이뤄진다”며 “희망의 새해를 맞이해 모두 건강하시기를 빈다”고 했습니다.

VOA 뉴스 안준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