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예상대로 긴장 고조 행동에 나섰습니다. 지난해 말 전원회의를 통해 한국과의 관계를 ‘교전 중인 적대국 관계’로 규정한 북한이 서해 완충구역으로 해안포를 수백 발 발사한 것입니다. 한국군은 대응하는 두 배 이상의 해상 사격을 실시하고 단호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김정호)
북한이 5일 9·19 남북군사합의를 어기고 서해 북방한계선 NLL 인근에서 해상사격을 실시하자 한국군이 K9 자주포와 전차포 등을 동원한 대응 해상 사격을 실시했습니다.
한국 국방부에 따르면 백령도 해병 6여단과 연평도 소재 연평부대는 이날 오후 3시쯤 신원식 국방부 장관 주관 아래 북한이 발사한 200여 발의 배가 넘는 400여 발을 서해 해상 완충구역을 발사했습니다.
서북도서 해병부대의 해상 사격훈련은 2018년 9·19 남북군사합의가 체결 이후 처음입니다.
국방부는 군사대비태세를 격상하고 합동화력에 의한 압도적인 작전대응태세를 유지한 가운데 사격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히고, 이번 사격훈련은 북한군이 적대행위 금지구역에서 포병사격을 실시한 북한의 도발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앞서 북한군은 이날 오전 백령도 북방 장산곶 일대와 연평도 북방 등산곶 일대에서 해안포를 동원해 200여발 이상의 해상 사격을 실시했으며 포탄은 NLL 이북 서해 해상 완충구역에 떨어졌습니다.
해상 완충구역은 2018년에 체결된 9·19 남북군사합의에 따라 해상 무력충돌 방지를 위해 서해 및 동해 북방한계선NLL 일대에서 설정된 것으로 해상 완충구역 내 포사격과 기동훈련은 군사합의 위반입니다.
이성준 / 한국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고 긴장을 고조시키는 도발행위입니다. 이러한 위기 고조의 상황 책임은 전적으로 북한에게 있음을 엄중 경고하며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우리 군은 긴밀한 한미 공조 하에 관련 동향을 추적 감시하고 있으며 북한의 도발에 상응하는 조치를 시행할 것입니다.”
한국의 신원식 국방장관은 북한이 일방적으로 9·19 군사합의 전면적 파기를 선언한 뒤 적대행위 금지구역 내 포병사격을 재개한 것은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고 긴장을 고조시키는 도발 행위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북한의 무모한 도발에 대해 적이 다시는 도발할 엄두를 내지 못하도록 완전히 초토화하겠다는 응징태세를 갖춰
강력한 힘에 의한 평화를 뒷받침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9.19 합의를 사실상 파기한 이후 합의 이전 상황으로 돌아가는 행동을 본격화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신종우 /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
“북한이 이제 남북 군사합의 파기를 위한 본격적인 행동에 들어갔다고 생각됩니다. 한미 연합훈련도 진행되고 있고 한국 군도 새해 벽두부터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기 위해 강도 높은 훈련을 이례적으로 진행하고 있거든요. 계속 경계를 해야되는 건 분명하고요.”
또 북한의 군사적 긴장 고조 행위들은 오는 4월 한국의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한국 내 안보 불안감을 조장해 남남 갈등을 일으키면서 윤석열 정부 대북정책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키우려는 의도로도 분석됐습니다.
한국 이화여대의 박원곤 교수는 이른바 진보진영에서 얘기하는 9.19 군사합의는 효과가 있었다는 것이고, 윤석열 정부는 처음부터 9.19 군사합의에 문제가 있었다라고 하니까 북한은 논란을 일으킬 여지가 있다고 보면서 9.19 군사합의를 끌고들어 계속할 도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김정은 위원장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대 생산공장을 둘러본 장면을 공개하며 전략미사일 전력을 과시했습니다.
또 한국 군 당국은 북한이 9.19 합의 무효화 선언 이후 비무장지대DMZ 내 감시초소GP 를 콘크리트 초소로 대체한 정황과 지난해 12월부터 경의선 육로와 육로 인근 GP일대에서 지뢰를 매설 중인 모습을 포착한 사실을 밝혔다고 한국 언론들이 보도했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