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한일 등 49개국 외교장관들이 러시아의 북한제 탄도미사일 사용을 규탄한 것과 관련해 중국은 대화와 협상만이 유일한 길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중국은 최근 미한일 협력에 맞서 러시아, 북한 등과의 전통적 우호와 협력을 강조해 왔습니다. 안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 정부는 러시아가 북한으로부터 공급받은 탄도미사일을 우크라이나 공격에 사용한 것과 관련해 ‘대화와 협상’이라는 기존 입장만 되풀이했습니다.
중국 외교부 마오닝 대변인은 10일 정례 브리핑에서 북러 탄도미사일 거래를 강력 규탄하는 49개국 외교장관들의 공동성명에 동참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일관적”이라며 “우리는 항상 대화와 협상이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믿어왔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모든 당사자가 가능한 한 빨리 전쟁을 중단하고 정세를 완화시키기 위해 함께 노력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등 48개국 외교장관과 유럽연합(EU) 외교 안보 고위대표는 9일 공동성명을 내고 북한과 러시아 간 무기 거래와 러시아의 무기 사용을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이들은 성명에서 “북러 간 무기 이전은 우크라이나 국민의 고통을 가중시키고 러시아의 침략 전쟁을 지원하며 글로벌 비확산 체제를 약화시킨다”면서 “우리는 이러한 협력이 유럽과 한반도, 인도태평양 지역 및 전 세계에 미치는 안보적 영향에 대해 깊이 우려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안보리 이사국을 포함한 모든 유엔 회원국이 러시아와 북한의 명백한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을 규탄하는 데 동참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최근 미한일 3국 협력에 맞서 북중러 간 연대를 강화하고 있는 중국은 이 같은 국제사회의 동참 요구를 사실상 거부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중국 마오닝 대변인은 지난 8일 정례 브리핑에서도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어린이 5명을 포함해 민간인 11명이 사망한 것과 관련해서도 “우리는 항상 대화와 협상만이 우크라이나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믿으며, 모든 당사자가 위기에 대한 정치적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조속한 시일 내에 전쟁을 중단하고 우크라이나 정세를 완화시키기 위해 함께 노력하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내놨었습니다.
중국은 최근 러시아와의 전통적 우호와 협력 관계를 강조해 왔습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은 10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과의 전화 통화에서 “중국과 러시아는 책임 있는 두 주요 국가로서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고 더 많은 전략적 공감대를 형성하며 인류와 세계의 미래를 위해 더 많은 전략적 협력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두 장관은 또 중러 수교 75주년을 맞은 올해 양국 간 협력을 한층 심화하기로 했다고 중국 외교부는 전했습니다.
VOA 뉴스 안준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