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탈레반이 북한으로부터 핵무기 기술 획득을 시도하고 있다고 미국 공화당 중진 하원의원이 주장했습니다. 탈레반 당국자가 북한을 방문했다는 정보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조은 기자입니다.
공화당의 스콧 페리 하원의원은 최근 아프가니스탄을 주제로 열린 하원 외교위 청문회에서 아프가니스탄을 다시 장악한 탈레반 당국자가 핵무기 기술을 획득하기 위해 북한을 방문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페리 의원] “Can you talk to me in the remaining time about the security chief of Kandahar and the Taliban intelligence for foreign service? Whatever they call his last name, there's three last names here, I guess. Abdul, Rashid, Mannib. Anything you know about him traveling to North Korea in pursuit of nuclear weapons technology and cooperation?”
페리 의원은 11일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토머스 웨스트 국무부 아프가니스탄 특별대표에게 “칸다하르의 보안 책임자와 탈레반 외무 정보 당국에 대해 말해 줄 수 있느냐”며 “압둘, 라시드, 마니브 등 총 세 개의 성으로 알려진 그가 핵무기 기술과 협력을 추구하기 위해 북한을 방문한 것에 대해 아는 것은 무엇이든 얘기해 달라”고 말했습니다.
아프가니스탄 남부에 있는 칸다하르는 탈레반의 역사적 발상지이자 정치적 근거지로 현재 사실상 탈레반의 수도입니다.
웨스트 특별대표는 해당 탈레반 당국자의 방북에 대해 듣거나 아는 바가 전혀 없다고 답했고, 페리 의원은 “오픈소스를 통해 널리 보도됐다”고 반박했습니다.
[녹취:페리 의원] “It's been widely reported on open source… So you will run that down. You run that down and you will report back to us in the classified setting…I’ll give my information when you give me yours at that time.”
페리 의원은 이어 웨스트 특별대표에게 “알아보고 비공개 브리핑에서 다시 보고해달라”며 “그때 정보를 주면 나도 정보를 주겠다”고 말했습니다.
페리 의원의 이날 발언은 바이든 행정부의 아프가니스탄 철군 조치를 비판하며 미군 철수 이후 아프간을 다시 장악한 탈레반의 위험성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나왔습니다.
지난 2021년 8월 31일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철군을 완료한 바이든 행정부는 테러리스트를 축출하고 9.11테러의 주범인 오사마 빈 라덴에 대한 정의를 실현하는 등 미군은 아프가니스탄에서의 목적을 달성했다며 철군 조치를 옹호하고 있습니다.
탈레반과 북한 간 핵무기 관련 협력 움직임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공식 확인되거나 알려진 바 없습니다.
페리 의원실은 해당 정보에 관한 구체적 내용을 묻는 VOA의 서면 질의에 16일 오후 4시 현재까지 답하지 않았습니다.
VOA는 백악관과 국무부에 페리 의원 발언의 진위 여부를 확인해달라고 요청했고 답변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는 탈레반을 포함해 어떤 단체도 아프가니스탄 정부로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페리 의원의 이런 발언은 이스라엘과 전쟁 중인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북한 무기를 사용한 정황이 확인되면서 양측 간 군사 협력 가능성이 제기된 가운데 나왔습니다.
앞서 VOA는 이스라엘 현장 취재를 통해 하마스가 북한의 대인살상용 유탄발사기인 F-7를 사용했으며, 더 나아가 F-7의 추진체 부분을 분리해 살상력이 더 높은 대전차 로켓 탄두에 장착한 사실을 확인한 바 있습니다.
이후 VOA는 외교 소식통을 통해 입수한 사진을 근거로 하마스가 사용한 F-7의 신관 부분에서 한글 표식이 발견됐다고 전했었습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관계자는 지난 10일 VOA의 관련 질문에 “우리는 북한 무기가 과거는 물론 최근에도 하마스에 의해 사용됐다는 공개적인 일련의 증거를 인지하고 있다”고 답변했습니다.
이어 “우리는 북한과 하마스 간의 군사 협력 징후는 보지 못했다”며, 하마스의 북한 무기 사용과 양측의 군사협력이 별개의 사안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