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미한일 연합해상훈련에 반발해 신형 수중 무인 핵무기 체계를 시험했다고 밝혔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미한일 안보 공조에 자신들의 핵 능력을 과시하는 방식으로 대응하려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조명수)
북한은 19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미한일 연합해상훈련을 “국가의 안전을 심각히 위협하는 행위”로 규정하고, 이에 따라 수중 핵무기 체계 ‘해일-5-23’의 주요 시험을 동해 수역에서 진행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국방성 대변인은 담화에서 “미국과 동맹국 해군의 군사적 적대행위들을 억제하기 위한 해상과 해저에서의 대응 행동은 마땅히 계속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수중핵어뢰로 알려진 해일은 핵무인수중공격정으로, 북한의 전술핵탄두인 ‘화산-31’을 탑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한 해군과 일본 해상자위대는 앞서 지난 15일부터 사흘간 제주 공해상에서 연합해상훈련을 실시하고,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과 수중 위협에 대한 억제 및 대응 능력을 점검한 바 있습니다.
한국의 민간연구기관인 아산정책연구원의 양욱 연구위원은 북한이 해일 계열 수중 유도무기 개발에 나선 것은 기술적 어려움과 예산 부족 등으로 충분한 수량을 전력화하기 어려운 신형 잠수함과 달리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신속한 전력화가 가능하기 때문일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양욱 /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원래 수중 핵무기의 대표적인 것은 핵 추진 잠수함, 그리고 이 잠수함에서 발사하는 핵 탑재 SLBM이 핵심일 겁니다. 하지만 북한은 현재 핵 주진 잠수함 개발을 아직 성공하지 못한 상태이고요. 그렇다면 핵을 탑재하는 수중 무기체계로서 현재 북한 기술 수준에서 의미 있는 공격이 가능한 것은 해일과 같은 무인체계밖에 없다는 것이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앞서 지난해 말 당 전원회의에서 새해 주력해야 할 군사과업으로 핵무력 증강과 해군 전력 향상 등을 꼽은 만큼 이에 따른 전력 강화 차원의 움직임이라는 평가도 나옵니다.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의 조한범 선임연구위원은 한국과의 관계를 교전 중인 적대국 관계로 규정한 북한이 미한일의 대북 안보 공조에 자신들의 핵 능력을 과시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조한범 /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교전 중이니까 한미일 해군 훈련은 자기들에 대한 공격 행위로 간주할 수 있거든요. 그러니까 북한도 역시 대응해야 하는데 한미가 대규모 재래식 훈련을 하면, 혹은 전략무기를 전진배치 시키면 북한이 핵 능력으로 대응하는 개념이거든요. 전술핵 무기나 ICBM을 발사한다든지 이런 형태죠.”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과학기술정책연구원의 이춘근 명예연구위원은 북한이 해일 계열 무기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이에 탑재되는 ‘화산-31’ 핵탄두를 위한 추가 핵실험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춘근 /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명예연구위원
“화산-31은 실험을 안 했어요. 소형으로 갈수록 설계가 극한설계가 되고 거기에 들어가는 핵 물질도 소량이 되기 때문에 그것을 성공적으로 폭파시켜 운용을 하려면 핵실험을 해야 돼요.”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의 이번 발표에 대해 “한미 당국은 북한의 무기 개발 동향을 지속적으로 추적, 확인하고 있었다”면서 해일의 동향을 파악하고 관련 평가를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VOA뉴스 조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