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주요 석탄 항구에서 지난 한 해 동안 130여 척에 달하는 선박이 드나든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유엔 안보리가 북한의 석탄 수출을 전면 금지했지만 중국 근해에서는 불법 환적을 통한 석탄 밀거래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조명수)
북한의 최대 석탄 항구인 남포항을 촬영한 지난해 11월 3일 자 ‘플래닛 랩스’의 위성사진입니다.
길이가 각각 160m와 95m, 90m인 대형 선박 3척이 부두에 선체를 바짝 밀착시키고 있습니다.
선박 적재함의 안과 바로 앞 부두에 검은색 물체가 가득해 석탄 선적 작업이 한창인 모습입니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 2017년 결의 2371호를 통해 석탄 등 북한의 모든 광물 수출을 금지했지만, 남포 석탄 항구는 상반된 모습을 보인 것입니다.
VOA가 지난 1년간의 위성사진 자료를 살펴본 결과 지난해 남포 석탄항구를 드나든 대형 선박은 최소 61척으로 집계됐습니다.
또 인근의 다른 석탄 항구인 송림항과 대안항에는 각각 24척과 21척이, 동해 청진항에서도 27척의 선박이 포착되는 등 지난 한 해 동안 모두 133척이 주요 석탄항에 드나든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위성사진에 포착된 선박의 모습만으로 제재 위반을 단정할 순 없지만, 유엔 안보리의 대표적인 금수품인 석탄을 취급하는 항구에 대형 선박이 드나드는 장면은 쉽게 지나칠 수 없습니다.
또한 이들 항구는 과거에도 여러 차례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 등에 의해 북한의 불법 석탄 수출의 첫 출항지로 지목된 바 있습니다.
실제로 전문가패널은 매년 두 차례의 보고서를 통해 이들 항구에서 석탄이 중국으로 향하는 구체적인 사례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해 10월 보고서에서는 북한 선박 대동 1호가 중국 롄윈강 항에서 북한산 석탄을 하역했고, 중국 닝보-저우산 해역에서는 선박 간 환적이 계속 포착됐으며, 2023년부턴 중국 롄윈강 인근 해역으로의 운송이 증가하는 등 새로운 움직임이 관찰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은 전문가패널이 관련 사실을 제기할 때마다 북한 선박에서 금수품이 발견되지 않았다거나 중국 선박이 북한 선박과 환적 행위를 했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는 등의 답변을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