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 드라마를 봤다는 이유로 북한 10대 소년들이 12년 노동교화형을 선고받는 영상이 공개돼 파장을 낳았는데요. 미국 국무부도 처벌 수위가 지나치게 가혹하다며 우려를 표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국무부는 북한 10대 소년들이 12년 노동형을 선고받았다는 보도에 대해 심각한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를 냈습니다.
국무부 대변인은 30일 해당 영상에 대한 VOA의 논평 요청에 “우리는 단순히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시청했다는 이유로 이 아이들에게 가해진 처벌의 가혹성과 기간에 대한 소식들에 대해 깊이 우려한다”고 말했습니다.
[국무부 대변인] “We are deeply concerned by reports of the severity and length of the punishment applied to these children for simply watching a television program. We continue to call upon the DPRK government to abide by its international human rights commitments. We also call upon the DPRK to repeal its restrictive laws prohibiting access to outside information.”
이어 “우리는 북한 정부가 국제 인권 공약을 준수할 것을 지속적으로 촉구한다”며 “또한 북한 당국이 외부 정보에 대한 접근을 금지하는 규제법을 폐지할 것도 촉구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보고서가 발표된 지 거의 10년이 지났지만 북한의 인권 상황은 계속 악화하고 있다”며 “우리는 국제사회가 북한의 인권 존중을 증진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국무부 대변인] “Nearly ten years after the publication of the UN Commission of Inquiry report, the human rights situation in the DPRK continues to worsen. We also urge the international community to take action to promote respect for human rights in the DPRK.”
앞서 한국의 샌드연구소는 최근 평양의 16살 소년들이 한국 드라마를 시청하고 유포했다는 이유로 지난 2022년에 12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받는 영상을 입수해 자체 유튜브 채널과 영국 ‘BBC’ 방송을 통해 공개했습니다.
평양시가 ‘학습제강’용으로 배포한 이 영상에는 머리를 완전히 밀고 손목에 수갑을 찬 채 죄수복을 입고 끌려 나온 16살의 어린 리모 군과 문모 군이 공개재판을 통해 12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받는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이 영상을 보면 소년들은 평양 삼마고급중학교 학생들로 화면에는 수백 명의 학생들이 이들을 지켜봤고, 영상 속 아나운서는 소년들이 썩어빠진 괴뢰문화를 시청하고 유포해 반동사상문화배격법에 따라 처벌됐다며 모두 괴뢰문화 오염자들이라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앞서 줄리 터너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는 지난해 취임 직후 발표한 5가지 중점 계획에서 가장 먼저 대북 정보 유입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반동사상문화법 등 북한 정권의 주민 통제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었습니다.
터너 특사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김정은은 고립된 북한에서 삶의 모든 측면에 대한 통제를 더욱 강화할 수 있게 됐다”며, 가장 우선적 목표로 한국 등 동맹·파트너 국가들과 함께 북한 주민들이 바른 정보를 접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유엔 인권기구(OHCHR)의 리즈 트로셀 대변인도 29일 VOA에 이 영상에 대해 깊이 우려한다며 “북한이 2020년에 제정한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은 개인의 정보와 표현의 자유에 대한 권리를 심각하게 침해한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아동은 국제법에 따라 특별한 보호를 받는다”며, “우리는 북한 당국이 1990년 자발적으로 비준한 유엔 아동권리협약에 따른 의무를 완전히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