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퍼 전 국장 “북한 핵포기 가능성 없어…미국 핵우산 정책 지속성 의문”

제임스 클래퍼 전 미 국가정보국장

미국의 전직 고위 정보 당국자가 북한이 핵을 포기할 가능성이 없다고 진단하며 북한 핵 능력 억제가 합의를 통해 이룰 수 있는 최대치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북한 핵 고도화를 거론하며 한국에 대한 미국 핵우산 정책의 지속성에도 의문을 나타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제임스 클래퍼 전 국가정보국장이 6일 북한이 핵을 포기할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밝혔습니다.

클래퍼 전 국장은 이날 워싱턴타임스 재단 주최로 열린 온라인 세미나에서 현재로서는 북한과의 협상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며, 협상을 하더라도 기대할 수 있는 최대치는 북한의 핵 능력을 제한하는 합의 정도라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녹취: 클래퍼 전 국장] “Insisting on denuclearization is a nonstarter with them, a more, longer-term approach might be to acknowledge North Korea's nuclear weapons and treat them as a nuclear power. And elicit or induce more responsible behavior on their part. I think the problem, though, is any such initiative by this administration or any other for that matter, would run into a buzzsaw domestically. So we're kind of stuck.”

클래퍼 전 국장은 북한 비핵화를 고집하는 것은 성공 가능성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좀 더 장기적인 접근법은 북한의 핵무기를 인정하고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대우하는 것일 수 있다”며 “보다 책임 있는 북한의 행동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이번 행정부나 다른 행정부가 그런 계획을 세우면 국내적인 반발에 부딪힐 수 있다”며 “따라서 우리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갇혀 있다”고 말했습니다.

클래퍼 전 국장은 바이든 정부가 한일과의 동맹 관계를 강화하는 것은 좋은 일이라며, 북한과 협상을 하려면 유리한 입장에서 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현재 어떤 새로운 대북 접근법도 소용이 없다며, 이는 미국 국내 정치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미국은 북한에 대한 영향력도 잃은 상태이며, 북한도 미국과의 외교를 포기한 상황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현재 바이든 정부는 한반도 비핵화를 목표로 북한에 조건 없는 대화를 제안하며 대북 외교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베단트 파텔 국무부 수석 부대변인은 지난달24일 정례브리핑에서 “우리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우리의 지속적인 목표뿐만 아니라 군사적 위험을 관리하고 한반도에 항구적인 평화를 구축할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실질적인 논의에 관여하기를 열망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바이든 행정부의 대화 제의에 전혀 호응하지 않고 있습니다.

한편 클래퍼 전 국장은 이날 세미나에서 북한의 핵능력 고도화를 감안하면 한국의 핵무장 지지 여론이 놀랍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클래퍼 전 국장] “It shouldn't be surprising to anyone that there is strong sentiment in the republic for a nuclear capability, given the growth of and the sophistication, apparently, and the capability and the nuclear capabilities of the North. What is surprising is that our policies were as successful as long as long as it has. I think both states are technologically capable, both Japan and the republic. And today we've been successful in persuading them to rely on us. But I don't know that we can we can sustain that, particularly given the growth of the North's nuclear capable apparent nuclear capability.”

클래퍼 전 국장은 “한국과 일본 모두 기술적으로 (핵무장) 능력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현재는 그들이 미국에 의지하도록 설득하는데 성공했지만 북한의 명백한 핵 능력 증대를 고려할 때 이 상태를 얼마나 유지할 수 있을 지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한국의 최종현학술원이 5일 발표한 한국 내 여론조사 결과에서 응답자의 73%가 독자적인 핵 개발이 필요하다고 답했습니다.

지난해 77%보다 소폭 감소한 수치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입니다.

클래퍼 전 국장은 일각에서 제기한 한반도 전쟁 위기설은 일축했습니다.

“북한이 러시아에 대량의 전쟁 물자를 공격적이고 강력하게 공급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에 대한 공격을 감행하는 것은 직관에 반하는 일”이라는 것입니다.

[녹취: 클래퍼 전 국장] “I think it's kind of counterintuitive that the North would launch an attack on the South while they are so aggressively and robustly supplying apparently large quantities of war munitions to their newfound friend, Russia.”

클래퍼 전 국장은 또 1970년대 판문점 도끼만행 사건 이후 상황도 지금 못지않게 심각했다며, 북한은 언제나 전쟁 직전 상황에 있었다고 지적했습니다.

미국과 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 등 5개국 군사정보동맹인 ‘파이브 아이즈(Five Eyes)’에 한국이나 일본의 합류 여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입장을 나타냈습니다.

클래퍼 전 국장은 미국 외에도 4개국이 신규 회원 가입에 대한 투표권을 가지고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며 “지금은 일본과 한국 보다 더 매력적인 후보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미국은 일본과 한국 모두와 긴밀한 정보공유 관계를 맺고 있다고 클래퍼 전 국장은 덧붙였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