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에서 오는 4월 미국을 공식 방문하는 일본 총리를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에 초청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의원들은 강력한 미일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대표적인 사례로 북핵 대응과 미한일 협력을 꼽았습니다. 이조은 기자입니다.
28명의 상원의원이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에게 서한을 보내 미국을 방문하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에 초청할 것을 요청했습니다.
6일 발송된 서한은 트럼프 행정부 시절 일본 주재 대사를 지낸 공화당의 빌 해거티 상원의원과 일본계인 메이지 히로노 민주당 상원의원이 주도했습니다.
상원 외교위원회 공화당 간사인 제임스 리시 의원과 동아태소위원장인 민주당의 크리스 밴 홀런 의원, 상원 코리아코커스 공동의장인 댄 설리번 공화당 의원 및 브라이언 샤츠 민주당 의원 등이 동참했습니다.
기시다 총리는 오는 4월 미국을 공식 방문해 조 바이든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국빈 만찬 등에 참석할 예정입니다.
백악관은 지난달 25일 성명을 통해 이같이 밝히면서 “이번 방문은 미일 동맹 파트너십의 지속적인 강인함과 일본에 대한 미국의 변함 없는 공약, 일본의 증가하는 글로벌 리더 역할을 강조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의원들은 서한에서 “올해는 미일 안보조약 체결 64주년이자 미일 무역협정과 디지털 무역협정 체결 5주년이 되는 해”라며 “기시다 총리를 의회 연설에 초청하는 것은 미일 동맹과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에 대한 미국의 확고한 의지를 시의적절하고 가시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서한] “This year marks the 64th anniversary of the signing of the U.S.-Japan Security Treaty as well as the 5th anniversary of the signing of the U.S.-Japan Trade Agreement and U.S.-Japan Digital Trade Agreement. Inviting Prime Minister Kishida to address Congress would be a timely and tangible expression of the unwavering commitment of the United States to our Alliance and to a Free and Open Indo-Pacific.”
미일 동맹 공조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북한 문제 대응과 미한일 3국 협력을 꼽았습니다.
의원들은 “최근 몇 년 동안 미일 동맹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 타이완 해협과 남중국해 등지에서 중국 군의 공격적인 행동 등 역내의 중대한 도전에 맞서 싸워왔다”고 강조했습니다.
[서한] “In recent years, the Alliance has stood up to critical challenges in the region, including North Korean nuclear and missile threats and the Chinese military's aggressive actions in the Taiwan Strait, South China Sea, and elsewhere.”
또 “미국과 일본은 인도 및 호주와의 4자 안보 대화(쿼드)와 한국과의 3자 협력을 포함해 역내 중요한 다자간 파트너십을 확대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해 왔다”고 덧붙였습니다.
[서한] “The United States and Japan have worked closely together to broaden critical multilateral partnerships in the region, including the Quadrilateral Security Dialogue with India and Australia as well as the Trilateral partnership with South Korea.”
그러면서 “강력한 미일 동맹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기시다 총리를 의회 합동회의 연설에 초청하는 것은 양국 외교 관계를 더욱 증진하고 두 나라 공동의 전략적 이익과 가치를 강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서한] “A strong U.S.-Japan Alliance is more important than ever. Inviting Prime Minister Kishida to address a Joint Session of Congress would further enhance our bilateral diplomatic ties and highlight the shared strategic interests and values between our two nations."
VOA는 존슨 하원의장실에 기시다 총리의 의회 합동연설 초청 여부를 검토 중인지 질의하고 답변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미 의원들은 미국의 인도태평양 정책을 실행하는 데 있어 한국과 일본을 핵심적인 파트너로 여겨왔습니다.
의회는 매년 제정하는 국가안보 정책의 방향이 담긴 국방수권법을 통해서도 매번 양국과의 협력을 여러 방면에서 강화할 것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한일 관계 개선의 중요성도 거듭 강조되고 있습니다.
리시 상원의원은 특히 지난해 한국 정부가 일제 강제징용 피해배상 해법을 발표한 것과 관련해 VOA에 “양국 협력 및 미국과의 3국 공조에 광범위한 혜택을 약속하는 중요한 조치”라며 기시다 총리와 윤석열 한국 대통령의 “정치적 용기”를 높게 평가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의회에서는 또 이번 회기 처음으로 북한에 일본인 납북자 송환을 촉구하는 상하원 결의안이 발의되는 등 한반도 문제와 연계된 일본 관련 사안들이 많습니다.
기시다 총리의 의회 연설이 이뤄지면 바이든 행정부 들어서 6번째 외국 정상의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이 됩니다.
아시아 국가 정상으로서는 지난해 윤석열 한국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에 초청됐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