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성 등을 언급하면서 한반도 군사 충돌 위험이 급증하고 있다며 북한 입장을 두둔하는 주장을 잇따라 펴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북한의 핵실험까지 편을 들면서 미국과 한국에 책임을 전가한 러시아에 깊은 유감을 표명했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이상도)
한국 정부는 13일 러시아가 한반도 정세 격화의 책임을 한국과 미국에 전가하며 북한을 두둔하고 7차 핵실험 가능성을 언급하는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했습니다.
특히 북한이 지난 30여 년간 핵과 미사일을 개발하면서 도발을 지속해 오고 있고, 선제 핵 공격 법제화 등 동족을 상대로 핵 공격 위협을 서슴지 않는 상황에서 러시아가 북한을 두둔함에 따라 미한일 안보 협력의 필요성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임수석 / 한국 외교부 대변인
“이러한 상황에서 주북한 러시아대사가 객관적인 사실을 외면한 채 국제 평화와 안정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핵실험 등 북한의 도발에 대한 책임을 한국과 미국에 전가하고 북한의 핵 개발과 도발을 정당화하는 언급을 하고 있는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앞서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북한주재 러시아 대사는 지난 10일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성을 거론했습니다.
특히 미국의 도발이 계속되고 북한이 점점 더 위험해진다면 북한 지도부가 방어 역량 강화를 위해 핵실험 감행을 결정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면서, 만일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책임은 미국과 그 동맹국에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반 젤로홉체프 러시아 외무부 제1 아주국장도 11일 러시아 국영 리아노보스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전쟁 준비 등 대남 위협 발언에 대해 미국과 동맹국들의 연합훈련이 북한을 겨냥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한국의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 종료, 또 차기 미국 행정부와의 협상 등을 염두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의 대규모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가능성에 민감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마체고라 대사의 발언은 북한 지도부와의 교감 속에서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으로, 미한 핵협의그룹 NCG에 반발하는 북한 편에 서서 북러 군사협력 강화하려는 움직임이며, 미국을 상대로 한 전략적 계산이라는 것입니다.
김현욱 / 한국 외교부 산하 국립외교원 교수
“러시아의 입장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미국과 나토의 지원을 끊어내려면 미국의 관심사와 전선을 다양화시킬 그런 필요성이 있는 거죠.”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북한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행보를 주시하면서 핵실험 감행을 저울질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러면서 결국 마체고라 대사의 7차 핵실험 언급은 바이든 행정부에게 정치적 부담을 주면서 북한의 요구를 받아들이도록 압박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습니다.
VOA뉴스 조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