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남포 항구 근처에서 새로운 유류 저장탱크 2개를 건설하는 장면이 포착됐습니다. 최근, 이 일대에는 유조선 접안시설까지 새롭게 들어섰는데, 공식 유류 반입이 사실상 전무한 상황에서 이처럼 유류 저장시설을 확충하는 배경이 무엇인지 주목됩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조명수)
북한 남포항 인근 유류 시설 밀집 지역을 촬영한 플래닛 랩스의 12일 자 위성사진입니다.
남쪽 한 지점에 굴착 중인 2곳의 모습으로 굴착된 원형 모양의 지름은 25미터 정도 됩니다.
주변에 수십 개의 원형 유류 탱크가 자리한 점으로 볼 때 이곳에도 조만간 지름 25미터 크기의 유류 탱크가 올라설 것으로 추정됩니다.
앞서 북한은 지난 2020년 이곳에 원형 부지를 조성한 이후 3년 넘게 방치해 왔는데, 다시 굴착 흔적이 포착된 것입니다.
지난 2018년까지 약 20개였던 이 일대의 유류 탱크는 현재 34개로 늘었는데, 이번에 포착된 새로운 탱크 2개가 완공될 경우 이 일대의 탱크 수는 36개가 됩니다.
북한은 유조선 접안시설도 추가로 만들고 있습니다.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는 지난달 이 일대를 촬영한 위성사진을 분석해 기존 부두 4개 옆에 새로운 부두를 조성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현재 이 부두는 바다 쪽으로 약 265미터 뻗은 형태를 하고 있습니다.
앞서 VOA는 지난 2021년 부두 3개가 자리한 이곳에 약 300미터 길이의 4번째 부두가 건설됐다고 보도했었는데, 2년여 만에 부두 1개가 추가되고 있는 것입니다.
북한의 이 같은 유류 탱크와 유조선 접안 시설 확충 배경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유엔 안보리 제재에 막혀 정상적인 유류 수입이 어렵게 된 북한이 불법 환적 등으로 확보한 유류의 비축 역량을 늘리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 2017년 채택한 대북 결의 2397호를 통해 북한이 반입할 수 있는 휘발유 등 정제유 양을 연간 50만 배럴로 제한했습니다.
그러나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북한이 공해상 등에서 선박 간 환적을 통해 유류를 불법으로 공급받아 남포로 운반하고 있다고 지적해 왔습니다.
이에 따라 북한에 실제 반입되는 유류 양은 매년 50만 배럴을 크게 상회할 것으로 전문가패널은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매튜 밀러 국무부 대변인은 13일 정례브리핑에서 최근 중국과 러시아의 지속적인 대북제재 위반과 관련한 질문에 미국의 대북제재 집행 의무를 강조했습니다.
매튜 밀러 / 미국 국무부 대변인
“우리는 항상 우리의 모든 제재를 적절하게 집행할 것입니다.”
또 미국의 독자 제재 대상인 김수길 북한 노동당 평양시당위원회 책임비서가 러시아를 방문한 데 대해서도 특별히 언급할 것이 없다면서도, 우리가 제재를 적절히 집행하기 위해 항상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