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A 뉴스] 김여정 “일본 총리 평양 올 수도”…‘미한일 균열’ 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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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이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북한과 일본의 정상회담 가능성을 시사하는 담화를 발표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미한일 3국의 대북 안보 협력이 전례 없이 강화되고, 국제사회가 공조하는 상황에서, 미한일 공조 균열을 노린 북한의 움직임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이상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이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북한과 일본의 정상회담 가능성을 시사하는 담화를 발표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미한일 3국의 대북 안보 협력이 전례없이 강화되고, 국제사회가 공조하는 상황에서, 미한일 공조 균열을 노린 북한의 움직임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이상훈)

북한의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15일 조선중앙통신에 발표한 담화에서 일본이 관계 개선의 새 출로를 열어나갈 정치적 결단을 내린다면 두 나라가 얼마든지 새로운 미래를 함께 열어나갈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김 부부장은 일본이 우리의 정당 방위권에 대해 부당하게 걸고 드는 악습을 버리고 이미 해결된 납치 문제를 양국 관계 전망의 장애물로 놓지만 않는다면 기시다 총리가 평양을 방문하는 날이 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일본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16일 정례브리핑에서 김 부부장의 담화에 유의하고 있다고 말하고, 납치 문제가 이미 해결됐다는 김 부부장의 발언에 대해서는 전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지난 9일 중의원에 출석해 북일 정상회담 추진 관련 질문에 구체적으로 여러 활동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었습니다.

한국의 전문가들은 북한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도전하고 있는 11월 미국 대선 등을 염두에 두고 한국을 배제하면서 미국, 일본과 양자 협상을 통해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으면서 관계를 개선하려는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고유환 / 동국대 명예교수

“핵을 가지면서 미국과 일본과 관계를 정상화해서 그것을 하나의 억제력으로 삼고 공존하겠다는 것이거든요. 그러니까 그 전략의 일환으로 정치적 결단으로 가능한 일본에 먼저 손을 내민 것으로 봐야겠죠.”

북한은 일본과 대화를 진행시켜 미한일 공조에 균열을 만드는 기회로 삼으려 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그러나 북한과의 대화 단절이 장기화되고 있는 미국 입장에서 동맹인 일본과 북한의 대화에 부정적이지만은 않겠지만, 대화가 진행되도 미한일 3국 공조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박원곤 /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

“기시다가 만난다고 해서 한미일의 기본적인 협력이 훼손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한국이나 일본 모두 이건 북한 위협에 대한 공동대응이라는 것이고 그건 현존하는 위협이기 때문에 북한이 결정적으로 위협 요소를 제거하거나 낮추지 않는 한 그것이 변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고요.”

김 부부장의 담화가 한국과 쿠바의 외교관계 수립이 발표된 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 나온 것은 이에 대한 맞대응 성격으로, 일본과의 관계 개선 움직임을 통해 외교적 고립 이미지를 벗고 한국을 흔들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김현욱 / 한국 국립외교원 교수

“뭔가 한국에 대해서 공세적인 입장을 펴고 한미일의 고립 정책을 타개하려는 그런 정책을 계속 취했는데 갑자기 쿠바와의 수교가 크게 타격으로 다가오니까 이걸 만회하려는 그런 정책적인 또 하나의 수가 필요했던 게 아니냐, 이런 생각을 합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 외교부 당국자는 16일 북한과 일본의 움직임과 관련해,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안정에 도움 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며, 한국 정부는 일북 접촉을 포함해 북핵·북한 문제 관련 일측과 긴밀히 소통 중이라고 말했다고 연합뉴스 등 한국 언론들이 보도했습니다.

VOA뉴스 조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