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목표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지만 그 과정에서 중간 조치를 고려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백악관 고위 당국자가 밝혔습니다. 이 당국자는 또 북한과 러시아의 무기거래가 계속되면서 북한이 다른 군사정권에 대한 주요 무기 공급원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이상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NSC의 미라 랩 후퍼 아시아대양주 담당 선임보좌관은 4일 한국 중앙일보와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 CSIS가 공동 주최한 포럼에 화상으로 참석해 한반도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랩 후퍼 선임보좌관은 이 자리에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미국 정부의 기존 정책 목표에는 변함이 없다면서도 그 과정에서 중간조치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미라 랩 후퍼 / 백악관 NSC 아시아대양주 선임보좌관
“우리는 이런 조치가 역내와 세계를 더 안전하게 만들 것이라는 전제 아래 비핵화로 가는 길에서 ‘중간 조치’도 고려할 것입니다. 우리는 특히 현재 한반도 상황을 고려할 때 위협 감소에 대해 북한과 논의할 준비가 되어 있고 기꺼이 참여할 의향이 있습니다.”
랩 후퍼 선임보좌관은 그러면서 한반도에서의 긴장 고조가 오판으로 이어질 위험을 줄이기 위해 북한과 더 큰 폭의 정례화된 소통을 추구해야 하며 안정화를 위한 활동도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이 대화에 응한다면 초기 단계에서는 굉장히 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며, 중간 단계까지 진전을 이루는 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랩 후퍼 선임보좌관은 또 북러 군사 밀착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습니다.
북한은 러시아에 상당한 규모의 군수품과 탄약 등을 공급하면서 불법적인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원하고 있고 탄도미사일 등 판매를 통해 수백만 달러로 추정되는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북한은 이에 대한 반대급부로 전투기와 지대공 미사일, 탄도미사일 관련 장비 및 자재 등 직접적인 군사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북한이 전 세계 다른 군사정권에 탄약이나 미사일 등을 제공하는 주요 무기 공급원이 될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백악관 NSC에서 한반도 문제를 다뤘던 지낸 매트 포틴저 전 부보좌관은 이날 포럼에 참석해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국을 주적으로 규정하고 군사 도발 강도를 높이는 것은 11월 미국 대선 이후 미국과 추후 있을 협상의 판을 키우려는 의도라고 분석했습니다.
매트 포틴저 / 전 백악관 NSC 부보좌관
“김 위원장이 그런 목표를 추구하기 위해 위기를 조작하는 낡은 전술을 다시 꺼내 들고 있을 가능성이 훨씬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의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이날 포럼 오찬사를 통해 오늘날 국제 정세는 매우 엄중한 상황이라며, 북한과 러시아 간 군사 협력 강화를 그 예로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4일 시작한 올 전반기 미한연합훈련 프리덤 실드 등을 계기로 무력 도발에 나설 수 있다고 관측했습니다.
신원식 / 한국 국방부 장관
“북한은 유리한 전략환경을 조성하고 연합훈련과 한미 선거일정을 맞춰 다양한 도발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날 포럼을 주최한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은 개회사에서 북한의 사회주의 형제국인 쿠바가 최근 한국과 수교한 사실을 거론하면서 북한이 이를 성찰의 계기로 삼을 것을 촉구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국제정세를 과신해 중러에 밀착하고 주변국을 위협하는 행위를 계속한다면 위험천만한 도박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VOA뉴스 조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