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향후 일본과의 어떤 접촉이나 교섭도 거부한다고 밝힌 데 대해 미국 정부가 대화와 외교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을 북한에 거듭 촉구했습니다. 또 북한이 제기하는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한국, 일본 정부와 계속 협력해 나갈 것임을 강조했습니다. 안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상편집: 이상도)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26일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간 정상회담을 더 이상 추진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김 부부장은 이날 대외관영 조선중앙통신에 발표한 담화에서 일본 측과의 그 어떤 접촉이나 교섭도 거부할 것이라면서, 일본은 역사를 바꾸고 역내 평화를 도모하며 새로운 조일 관계의 첫발을 내디딜 용기가 전혀 없다고 비난했습니다.
그러면서 그 이유로 일본인 납북자 문제와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에 관한 일본 정부의 입장을 이유로 제시했습니다.
김 부부장의 이 같은 담화에 대해 미국 정부는 북한의 일본인 납북자 문제 해결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거듭 분명히 했습니다.
국무부 대변인은 26일 VOA의 관련 논평 요청에 우리는 북한과의 대화와 외교의 중요성을 매우 분명히 밝혀왔다면서,
미국은 오랫동안 고통받아 온 일본인 납북자 가족들의 편에 서 있으며, 북한이 역사적인 잘못을 바로잡고 실종자들에 대한 완전한 설명을 제공할 것을 계속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국무부는 앞서 지난 2월에도 북일 정상회담 가능성이 제기된 데 대해 북한 비핵화라는 미국 정부의 목표에는 변함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었습니다.
매튜 밀러 / 미국 국무부 대변인 (지난 2월 20일)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한다는 우리의 정책은 계속될 것이고,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미국 국방부도 이날 일본과의 관여를 거부한다고 밝힌 김여정 부부장의 발언에 대해 북한이 제기하는 위협을 거론하며 한국, 일본과의 공조 의지를 강조했습니다.
국방부 대변인은 우리는 북한의 군사 프로그램이 제기하는 위협과 한국, 일본을 방어하고 역내 평화와 안정을 지키기 위한 우리의 약속에 대해 매우 분명하게 밝혀왔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북한의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한국 및 일본 정부와 계속 협력할 것이며, 북한이 군사적 위험을 관리하고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를 구축하기 위한 실질적인 논의에 복귀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김여정 부부장은 하루 전인 25일 발표한 담화에서 기시다 총리가 일북 정상회담 의향을 전해왔다며 회담 여지를 내비쳤었습니다.
이에 대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북한이 논의 자체를 거부하는 일본인 납북자 문제 해결이 양국 정상회담의 최우선 의제라고 거듭 확인한 바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1970년대와 80년대에 자국민 최소 17명이 북한 공작원에 의해 납치됐다며 2002년 정상회담 이후 송환된 5명 외에 12명도 일본으로 송환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이 중 8명은 사망했고 4명은 입국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며, 관련 문제의 논의를 거부해 왔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