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과 유엔 인권기구가 북한 당국에 한국인 억류자들과 가족의 소통을 허용하라고 촉구했습니다. 강제실종 피해자 가족이 고문과 맞먹는 고통을 겪고 있다며 끔찍한 관행을 끝내라고 요구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엘리자베스 살몬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이 1일 북한에 억류 중인 한국인들과 가족의 상황에 관해 깊은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살몬 보고관은 지난달 유엔 인권이사회가 열린 제네바에서 북한에 억류 중인 최춘길 선교사의 아들 최진영 씨와 면담하고 가족들의 서한을 받은 데 대한 VOA의 논평 요청에 “편지는 사적인 내용이기 때문에 언급할 수 없다”면서도 “그러나 북한에 억류된 사람들이 한국의 가족들과 소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필수”라고 강조했습니다.
[살몬 특별보고관] “I cannot comment on the letters because they are private. However, it is essential that the people detained in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are able to communicate with their families in the Republic of Korea. The families also must be provided with sufficient information about their detained family members. The anguish and sorrow that the families of victims of enforced disappearances suffer from are equivalent to torture.”
살몬 보고관은 이어 “가족들에게도 또한 억류된 가족에 대한 충분한 정보가 제공돼야 한다”면서 “강제실종 피해자 가족들이 겪는 비통과 슬픔은 고문과 같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 끔찍한 관행을 종식시켜야 한다”며 “북한이 국제 인권 의무를 존중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살몬 특별보고관] “We need to put an end to this egregious practice. I strongly urge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to respects its international human rights obligations.”
최진영 씨는 앞서 억류자 가족 대표로 제네바를 찾아 살몬 특별보고관을 단독 면담했습니다.
한국 통일부에 따르면 최 씨는 살몬 보고관에게 북한에 억류된 선교사들이 하루빨리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고 이러한 불행한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선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유엔 인권기구도 북한 당국에 억류자와 가족의 자유로운 소통을 허용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의 리즈 트로셀 대변인은 한국의 이신화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가 지난달 나다 알나시프 유엔인권 부대표를 만나 억류자 가족들의 공개편지를 전달한 데 대한 VOA의 논평 요청에 OHCHR이 이러한 억류 문제를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제기했다는 점을 먼저 강조했습니다.
[트로셀 대변인] “The UN Human Rights Office has raised these detentions publicly a number of times. We are concerned about possible arbitrary detentions, which may amount to enforced disappearances, and call on the DPRK to adhere to its obligations under international human rights law, including fair trial guarantees.”
이어 “우리는 강제실종에 해당할 수 있는 자의적 구금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며, 북한이 공정한 재판 보장을 포함한 국제 인권법에 따른 의무를 준수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우리는 북한이 현재 북한에 억류된 모든 외국인 명단을 공개하고, 억류자들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가족들에게 제공하며, 억류자들이 가족들과 자유롭게 소통하는 데 있어 부당한 제한을 없앨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트로셀 대변인] “We urge the DPRK to publish a list of all foreign nationals currently detained in the DPRK; to provide detailed information about people in detention to family members; and to remove undue restrictions on the free communication of detainees with their families.”
트로셀 대변인은 그러나 억류자 가족의 생사 확인과 석방을 위해 유엔 인권기구가 구체적으로 어떤 노력을 하는지에 관해선 답하지 않았습니다.
이신화 대사는 앞서 알나시프 부대표를 만나 김정욱 선교사의 형 김정삼 씨와 최춘길 선교사의 아들 최진영 씨가 볼커 투르크 유엔 인권최고대표에게 보내는 편지와 김국기 선교사의 아내 김희순 씨가 과거 VOA를 통해 남편에게 보냈던 공개편지를 전달했습니다.
이들은 편지에서 사랑하는 가족의 안전을 걱정하며 이들의 생사 확인과 조속한 석방을 위해 노력해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현재 적어도 10년째 억류 중인 김정욱, 김국기, 최춘길 선교사와 탈북민 출신인 고현철, 김원호, 함진우 씨 등 6명이 북한에 억류돼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한국 통일부의 구병삼 대변인은 앞서 이들의 구명 노력과 관련한 VOA의 질의에 “북한 당국은 북한 내 억류 우리 국민들에 대한 생사 확인 등 최소한의 정보도 제공하지 않음으로써, 가족들의 고통을 가중시켜 오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는 북한이 하루속히 북한 내 억류 우리 국민들을 사랑하는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낼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