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이 탈북민 강제 북송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하며 문제 해결을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북한에는 북송된 탈북민에 대한 고문 금지 등 국제법 의무를 준수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안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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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 살몬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지난해 10월 중국에서 강제 북송된 탈북민들과 관련해 “탈북민 강제 북송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살몬 보고관은 15일 VOA 관련 질의에 “지난해 사랑하는 사람들이 북한으로 강제 송환된 것으로 보이는 가족들을 만났다”면서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한 그들의 이야기와 걱정, 헌신에 감동받았다”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살몬 보고관] “I met with some of the family members whose beloved ones seem to have been forcibly repatriated to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last year. I was moved by their story, worry and commitment in this very difficult situation, and I am further determined to continue to work on the issue of forcible repatriation of people from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중국은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 게임 폐막식 다음 날인 10월 9일 북중 국경지역을 통해 김철옥 씨를 포함한 탈북민 500여 명을 강제 북송했습니다.
김 씨는 일명 ‘고난의 행군’ 시절이던 1998년 열다섯 살의 나이로 굶주림을 견디다 못해 중국으로 탈북한 뒤 산간오지로 팔려가 자신보다 서른 살 가량 많은 남성과 결혼해 열여섯 살에 딸을 낳고 살다가 지난해 10월 강제 북송됐습니다.
그러나 6개월이 지나도록 이들의 행방이나 생사는 전혀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살몬 보고관은 ‘강제 북송된 탈북민들의 행방 등과 관련해 중국이나 북한 측과 접촉했느냐’는 질의에 “북한, 중국, 그리고 기타 유관 국가들이 저와 다른 특별보고관이나 전문가들과 함께
이 문제를 계속 논의하고 대안을 모색할 것을 요청해 왔다”고 밝혔습니다.
[살몬 보고관] “I have been requesting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China and other relevant countries to keep discussing the issue with me and other mandate holders and to find alternative solutions.”
살몬 보고관은 향후 이들을 구출하기 위한 계획과 관련해선 “북한으로 강제 송환된 탈북민들이 고문, 잔인하고 비인도적이거나 굴욕적인 대우와 처벌, 기타 심각한 인권 침해를 당할 수 있다는 믿을 만한 오랜 보고가 있다는 점을 계속 상기시킬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앞서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는 2014년 2월 발간한 최종보고서에서 “중국에서 강제 송환된 사람들은 고문, 자의적 구금, 즉결 처형, 강제 낙태와 기타 성폭력에 노출된다”고 지적했습니다.
[COI 보고서] “Persons who are forcibly repatriated from China are commonly subjected to torture, arbitrary detention, summary execution, forced abortion and other forms of sexual violence.”
살몬 보고관은 “북한 당국은 개인이 ‘불법 월경’을 저지를 경우 ‘범죄자’로, ‘한국으로의 탈출 의도’ 정황이 발견되면 ‘반역자’로 낙인 찍는다”면서 “반역자로 분류되면 적법한 절차 없이 수감되는 등 가혹한 처벌을 받게 되며 강제 실종이나 처형까지 당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살몬 보고관] “Individuals are labelled ‘criminals’ by authorities if they commit ‘illegal border-crossing’ and ‘traitors’ if the authorities find any link suggesting an ‘intention to escape to the Republic of Korea’. If labelled ‘traitors’, they receive harsh punishments, including imprisonment without due process, and they may be subjected to enforced disappearance and even execution.”
이어 “어느 누구도 고문, 잔인하고 비인도적이거나 굴욕적인 대우 또는 처벌, 사형이나 강제실종 등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을 수 있는 위험에 직면할 수 있는 국가로 송환돼서는 안 된다”면서 “강제 송환 금지 원칙은 이주 신분에 관계 없이 모든 개인에게 항상 적용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강제 송환 금지 원칙은 국제 인권과 난민, 인도주의 및 관습법에 따른 필수적인 보호”라면서 “고문방지협약과 1951년 난민 지위에 관한 협약, 1967년 의정서에도 명시적으로 포함돼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살몬 보고관] “No one should be returned to a country where they would face the risk of torture, cruel, inhuman or degrading treatment or punishment and other irreparable harm, including the use of the death penalty, and enforced disappearance. The principle of non-refoulement must be applied to all individuals at all times, regardless of their migratory status. The prohibition of refoulement forms an essential protection under international human rights, refugee, humanitarian and customary law, and is explicitly included, among others, in the Convention against Torture and Other Cruel, Inhuman or Degrading Treatment or Punishment as well as the 1951 Convention on Refugees and its 1967 Protocol.”
살몬 보고관은 그러면서 “고문과 강제 실종의 절대적 금지, 자의적 구금 금지와 공정한 재판 보장 등 북한으로 귀환하는 모든 주민에 대한 국제법적 의무를 준수할 것을 북한에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살몬 보고관] “I also call on the DPRK to comply with its international legal obligations in respect to all citizens returning to the country, including the absolute prohibition on torture and enforced disappearance, the prohibition of arbitrary detention, and fair trial guarantees.”
그러나 북한은 이미 10년 전부터 COI 가 권고한 내용을 전혀 이행하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은 “북한에는 인권 침해가 없다”는 주장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도리어 국제사회의 인권 개선 요구는 “인권 문제를 구실로 북한의 체제를 훼손하거나 전복하려는 악의적인 인권 모략 책동”이라고 주장해 왔습니다.
VOA 뉴스 안준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