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이 있습니까?
기자) 네. 이스라엘의 라파 지상전이 임박했다는 관측 속에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 하마스가 가자지구 휴전안을 수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프랑스를 시작으로 5년 만에 유럽을 방문하고 있습니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이란을 방문해 핵 사찰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먼저 가자지구 소식부터 보겠습니다. 하마스가 휴전 제안을 수용했다고요?
기자) 네.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 하마스가 6일 이스라엘과의 전쟁을 중단하기 위한 휴전 제안을 받아들였다고 밝혔습니다. 하마스는 이날 성명에서, 이집트와 카타르의 휴전안을 수용한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휴전안의 세부 내용은 즉각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이스라엘 측도 확인했습니까?
기자) 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 관리들은 하마스가 이집트의 이른바 ‘누그러진 제안(softened proposal)’을 승인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이스라엘이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스라엘 정부가 검토 중이라는 보도도 나오고 있습니다. 현재 이스라엘 언론 매체들도 일제히 이집트의 ‘누그러진 제안’이라고 목소리를 같이 하고 있는데요. 전문가들은 미국이 이런 제안을 지지할지 여부가 중요하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현재 윌리엄 번스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카타르 도하에 있습니다.
진행자) 이스라엘은 일시 휴전은 가능하지만, 종전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스라엘과 미국이 테러단체로 지정한 하마스 간에 근본적인 입장 차가 존재하는 건데요. 하마스는 종전을 주장하고 있지만, 이스라엘은 하마스를 완전히 분쇄하기 전까지는 전쟁 종료, 종전은 없다고 거듭 밝혀왔습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전날(5일)에도 인질 석방의 대가로 전투를 잠시 멈출 수는 있지만, 어떤 경우에도 군사 작전 종료와 가자지구 철군 요구를 수용할 수는 없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지금 국제사회에서는 전쟁이 길어지면서 전쟁 중단을 압박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네. 하지만 네타냐후 총리는 강경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습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전날(5일) 연설에서도, 만일 이스라엘이 홀로 서도록 강요받는다면, 이스라엘은 홀로 설 것이라면서, 국제 사회의 전쟁 중단 압박을 일축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은 지금 라파에 있는 사람들에게 대피를 명령한 상태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스라엘군이 6일 가자지구 최남단에 있는 도시 라파에 있는 사람들에게 대피하라고 명령했습니다. 그러면서 라파에 대한 지상 공격이 임박했다는 우려가 고조됐는데요. 하마스의 휴전 제안 승인 발표는 라파 민간인 대피 명령에 이어 나온 것입니다.
진행자) 상황이 매우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군요?
기자) 네. 이런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6일 오전 네타냐후 총리와 통화했습니다. 이스라엘 언론의 보도에 이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도 이를 확인했는데요. 두 지도자는 약 30분 동안 통화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진행자) 이스라엘의 최우방인 미국은 라파 공격을 강하게 반대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지금 라파와 인근 지역에는 원래 살고 있던 주민들 외에, 이스라엘의 공격을 피해 온 사람들까지 약 140만 명이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이는 가자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에 해당합니다. 미국 정부는 라파에 대한 지상전은 막대한 인명 피해를 야기할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는데요. 이스라엘은 라파를 하마스의 마지막 거점으로 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스라엘이 민간인들을 대피시키면서 라파에 대한 공격이 임박했다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라파 대피 명령에 앞서,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5일 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에게 전화해, 이스라엘이 라파에서 행동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갈란트 장관은 오스틴 장관에게 하마스가 5일 이스라엘 남부 쪽으로 로켓 10여 발을 발사해 이스라엘군 사상자가 발생했다면서, 이스라엘은 인질 석방과 일시적 휴전을 위해 노력했지만, 하마스가 이를 여전히 거부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라파는 가자지구 제일 남쪽, 이집트와 접경하고 있는 곳 아닌가요? 대피 명령을 받은 민간인들은 어디로 갈 수 있는 거죠?
기자) 이스라엘군이 인도주의 구역으로 선포한 라파 내 무와시 지역으로 대피를 유도하고 있습니다. 나다브 쇼샤니 이스라엘 육군 대변인은 아랍어로 된 대피 지역 지도와 전단지, 라디오 방송, 문자 메시지 등을 통해 주민들에게 대피 안내를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쇼샤니 대변인은 무와시 지역에 야전 병원과 텐트, 식량과 식수 등 인도적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이 아랍권 최대 뉴스 매체의 자국 내 활동을 차단했다는 소식도 들리는군요?
기자) 네. 이스라엘 정부가 5일 자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알자지라’의 사업을 중단시키고 사무실을 폐쇄했습니다. 알자지라는 아랍권 위성방송이자 카타르 정부의 지원을 받는 아랍권 최대 뉴스 채널입니다.
진행자) 이스라엘 정부가 왜 이런 조처를 한 겁니까?
기자) 알자지라가 이스라엘에 반하는 선동매체라는 주장입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5일 성명에서, 알자지라 기자들이 이스라엘의 안보를 해치고 이스라엘군을 상대로 선동하고 있다며 이제는 이곳을 폐쇄할 때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스라엘 경찰은 이날 알자지라의 이스라엘 지국 사무소로 쓰이는 동예루살렘의 호텔을 급습해 방송 장비 등을 압수했고요. 사무실을 폐쇄했습니다.
진행자) 알자지라 측은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기자) 알자지라는 즉각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하고 있는 자신들의 행위를 은폐하기 위해 언론 자유를 탄압하고 있는 것이라고 반발했습니다. 이어 국제 인권 단체와 언론 사회에 ‘이스라엘의 언론 자유 침해’를 규탄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국제 사회 반응도 전해 주시죠.
기자) 스테판 두자릭 유엔 사무총장 대변인은 이스라엘의 알자지라 폐쇄를 비판했습니다. 두자릭 대변인은 5일, “우리는 언론 자유를 후퇴시키는 어떠한 결정에도 단호히 반대한다’고 말했습니다. 국제 비영리 단체인 ‘언론인보호위원회’는 이스라엘에서 활동하는 국제 언론을 제한하는 매우 우려스러운 선례를 만들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스라엘외신기자협회(FPA)도 이스라엘의 조처에 대해 ‘민주주의에 암울한 날’이라며 우려를 표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유럽을 방문 중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5일 프랑스에 도착하는 것으로 시작으로 엿새 간의 유럽 순방 일정에 돌입했습니다. 시진핑 주석의 이번 유럽 방문은 지난 2019년 이후 약 5년 만으로, 국제 사회의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진행자) 시 주석이 특별히 프랑스를 찾은 이유가 있다고요?
기자) 네. 올해는 중국과 프랑스가 수교한 지 60주년인 해입니다. 1964년 1월, 프랑스는 중화민국(타이완)과 단교하고 중화인민공화국과 국교를 맺었는데요.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프랑스가 중국과 국교를 수립한 것은 냉전 시대 국제 질서에 큰 지각 변동을 일으키는 사건이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진행자) 시진핑 주석도 그 점을 강조했군요?
기자) 시 주석은 5일 파리 오를리 공항에 도착해 발표한 도착 연설문에서 “60년 전 두 나라는 냉전의 벽을 뚫고 외교 관계를 수립했다”면서 두 나라는 서로 다른 사회 제도를 가진 나라 간의 평화 공존과 상생 협력의 모델을 만들었다고 강조했는데요. 전문가들은 시 주석의 이번 방문을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견제 속에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최근 중국과 프랑스, 이 두 나라 관계가 비교적 가까워진 것 같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해 4월 중국을 국빈 방문해 중국 정부의 성대한 환영을 받기도 했습니다. 시진핑 주석이 5년 만에 유럽을 방문하면서 첫 방문국으로 프랑스를 선택한 것은, 유럽의 주요 지도자로서 마크롱 대통령의 위상을 인정하는 것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시 주석의 유럽 일정이 엿새 간이라고 했는데, 프랑스에서는 며칠 있습니까?
기자) 공식 일정은 이틀입니다. 6일에는 파리에서 마크롱 대통령,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3자 회담을 진행했고요. 7일에는 마크롱 대통령과 시 주석은 피레네산맥에 있는 조용한 휴양지로 가서 좀 더 친밀한 비공개 양자 회담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진행자) 3자 회담에서는 어떤 이야기를 나눴습니까?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부터 중동 분쟁, 교역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의제가 다뤄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모두 발언에서, 특히 우크라이나와 중동 위기와 관련해 유럽과 중국의 공조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도 유럽과 중국은 글로벌 문제에 책임감 있게 대응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고요. 시 주석은 유럽은 중국 외교 정책의 우선순위에 있다면서, 중국과 EU 관계를 전략적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무역도 주요 안건이라고요?
기자) 네. 그런데 무역 문제는 좀 더 껄끄러운 의제입니다. 중국과 EU는 전기차 보조금과 특산품 관세 등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데요. 마크롱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유럽과 중국은 무역과 관련해 구조적 어려움을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불평등한 시장 접근과 중국 정부 보조금 문제로 양측 관계가 손상됐다고 평가했는데요. 회담 후 기자들에게, 과잉 생산된 엄청난 중국산 제품들이 EU 시장에 범람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EU는 시장을 보호하기 위해 더 강력한 조처를 취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시 주석의 프랑스 방문 후 다음 행선지는 어디인가요?
기자) 세르비아와 헝가리를 방문합니다. 시 주석의 이번 유럽 방문에는 부인 펑리위안 여사도 동행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수장이 이란을 찾았군요?
기자) 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이 6일과 7일 이틀 일정으로 이란을 방문중입니다. 그로시 총장은 이란에서 열리는 핵 관련 국제회의에 참석하고, 이란 관리들을 만나 이란 핵 문제와 이란 핵 합의 복원 방안 등을 논의했습니다.
진행자) 그로시 총장이 오랜만에 이란을 찾은 거죠?
기자) 네. 지난해 3월 방문을 끝으로 이란을 방문하지 못했습니다. 그로시 총장은 지난 2월, 이란의 우라늄 농축 활동이 민간 용도 기준을 크게 넘어섰다면서, 3월 중 이란을 방문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는데요. 하지만 이란 핵 책임자인 모하마드 에슬라미 이란 원자력청장은 당시 ‘바쁜 일정’을 언급하면서 그로시 총장의 방문을 거절했습니다.
진행자) 그럼 이번 이란 방문은 어떻게 성사된 겁니까?
기자) 7일 이란 중부 이스파한에서 이란이 주최하는 ‘핵과학 ∙기술국제회의’가 열렸는데요. 에슬라미 청장은 당시 그로시 총장의 방문을 거절하면서, 5월에 열리는 이 회의에 초청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스파한은 이란의 주요 핵 시설이 있는 곳 아닌가요?
기자) 맞습니다. ‘나탄즈’ 지하 농축시설 등 핵시설을 비롯해 미사일 시설과 공군 기지 등 군사 시설이 들어서 있는 곳입니다. 이란은 지난달 중순 미사일과 드론 등을 동원해 사상 처음으로 이스라엘 본토를 직접 공격했는데요. 이에 이스라엘은 이스파한을 겨냥해 보복 공습을 단행했습니다. 그러면서 핵 안전 문제가 제기됐는데요. IAEA는 이란 핵 시설은 공격받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그로시 총장이 방문 첫날, 이란 관리들을 만났습니까?
기자) 네. 그로시 총장은 6일 테헤란에서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을 만났습니다. 회담 후 소셜미디어 X에 올린 글에서 그로시 총장은 지난해 이란과 합의한 약속을 활성화하기 위해 일련의 구체적인 실천 조처를 제안했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어떤 조처를 제안했는지는 말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이란은 우라늄 농축 단계를 지금 계속 높이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018년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 주요 6개국 간에 체결한 이란 핵 합의에서 일방적으로 탈퇴한 이래 이란은 우라늄 농축 수준을 계속 올려왔습니다. 이란 핵 합의에 따르면 이란의 우라늄 농축 상한선은 3.67%로 제한돼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이란의 농축 우라늄 수준은 60%인데요. 이 단계까지 오면 무기급 수준인 90% 농축은 쉽게 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진행자) 그로시 총장의 이번 방문에서 어떤 가시적인 성과가 도출될 수 있을까요?
기자) 그로시 총장은 이번 이란 방문에서 이란 핵 활동에 대한 감시 강화 등 긍정적인 성과를 기대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전문가들은 그로시 총장의 영향력이 제한적이라면서, 이란의 공허한 약속을 경계해야 한다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