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국 37개기업·기관 수출 통제 지정

지난해 2월 미 공군 U-2 조종사가 촬영한 사진. 중국 정찰 풍선으로 의심되는 기체가 미국 상공을 맴돌고 있다.

미국이 9일 중국 기업·기관 등 37곳을 수출 통제 대상으로 지정했습니다.

이 중에는 지난해 미-중 간에 첨예한 갈등 요인으로 떠올랐던 ‘정찰 풍선’ 제작·개발에 관여한 11곳이 포함됐습니다.

앨런 에스테베즈 미 상무부 산업·안보 담당 차관은 성명을 통해 이 같이 밝히고 “이번 조치는 중화인민공화국과 그의 군사 현대화가 제기하는 도전에 맞서는 결단적인 행동”이라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2월 중국의 무인 풍선이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 상공에 출현해 정찰 활동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이 가운데 일부는 미군 전투기가 출격해 격추시키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4월 미사일에 맞은 중국 정찰 풍선이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연안 해상에 추락하고 있다. (자료사진)

하지만 중국 정부는 이 풍선이 민간 차원에서 진행된 대기 연구용이었다고 해명하면서, 강풍 탓에 계획된 비행 궤도를 이탈했던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 “미국 기술로 양자 역량 확대 모색”

이번에 추가된 무역 제한 목록에는 중국의 양자기술(quantum technology) 개발 노력에 관여한 22 곳이 포함됐습니다.

미국산 제품·기술을 획득해 중국의 양자 관련 기술 확대를 모색한 사유입니다.

이에 관해 베이징 양자정보과학원, 중국과학기술대, 중국전자과기집단공사 등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중국전자과기집단공사는 인민해방군의 주요 조달 기관으로 알려져있습니다.

나머지 기관들은 중국의 핵 프로그램과 관련있거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수출 통제 품목을 러시아로 운송하는 일에 관여한 곳들이라고 상무부는 밝혔습니다.

에스테베즈 차관은 “이런 기관들이 국가안보를 훼손할 수 있는 미국 기술에 접근하는 것을 차단하는 일에 방심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 중국 “과학을 정치화 말라”

중국 정부는 이 같은 조치에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0일 “미국은 오랫동안 소위 ‘국가 안보 위험’을 이유로 중국 기업을 압박해왔지만 어떠한 증거도 제시하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중국)는 미국이 국가 안보 개념을 전면화하는 것을 중단하고 경제와 무역 과학 기술 문제를 정치화, 도구화, 무기화 하는 것을 중단하기를 촉구한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각종 제재 목록을 남용해 중국 기업을 부당하게 억압할 것을 중단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이어서 “중국은 자국 기업의 정당한 권익을 단호하게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계속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VOA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