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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따라잡기] 우주 시대를 준비하는 각국의 우주 경쟁


2018년 화성에 착륙한 나사(NASA)의 '인사이트호'가 찍은 화성의 모습. (자료사진)
2018년 화성에 착륙한 나사(NASA)의 '인사이트호'가 찍은 화성의 모습. (자료사진)

뉴스의 배경과 관련 용어를 설명해 드리는 ‘뉴스 따라잡기’ 시간입니다. 세계 각국의 우주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가 지금 지구를 넘어 우주로 향하는 도전에 속도를 내고 있는데요. 뉴스 따라잡기 이 시간에는, 우주 시대를 준비하는 각국의 우주 개발 현황 짚어 보겠습니다.

“인류의 우주 도전 역사”

끝을 알 수 없는 심연의 우주 공간. 광대한 우주에 대한 인류의 도전이 시작된 것은 70년도 채 안 됩니다.

인류의 우주 탐사 시대를 연 최초의 국가는 구소련입니다.

1957년 10월 7일, 소련은 ‘스푸트니크 1호’로 명명된 인공위성 발사에 성공하는데요. 지름 약 58cm, 무게 83kg 정도에 불과한 농구공만 한 크기의 아주 작은 위성이었습니다.

스푸트니크 1호는 약 3주 동안 지구로 신호음을 보내왔는데요. 인간이 만든 물체가 지구 상공에 떠 있을 수 있다는 것은 바야흐로 우주 시대의 서막을 알리는 사건이었습니다.

미국은 소련이 스푸트니크 1호를 발사한 지 약 두 달 후인 1957년 12월, 첫 인공위성인 ‘뱅가드’ 발사를 시도했지만 실패했습니다. 그리고, 이듬해 1월, ‘익스플로러 1호’로 명명된 인공위성을 성공적으로 발사하면서 미국도 우주 시대 진입의 신호탄을 알렸습니다.

이후 인류가 이룬 성과는 놀라운데요. 오늘날 지구 궤도를 돌고 있는 인공위성만도 1만개 가까이 있습니다. 지구 표면에서 420km 떨어진 상공에 축구장만 한 크기의 국제우주정거장(ISS)도 건설했습니다. 또 꾸준히 우주선과 우주인을 보내면서 행성을 탐사하고 우주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다만, 초기 우주 탐사가 냉전 시대를 거치며 한동안 미국과 소련 주도로 이뤄졌다면, 21세기 들어와서는 다변화하는 모습이 뚜렷해지고 있는데요. 오늘날에는 중국, 일본, 인도 등 많은 나라가 우주로 시선을 돌리면서, 본격적인 우주 경쟁 시대를 맞고 있습니다.

1969년 7월 20일, 미국 우주왕복선 아폴로 11호 선장 닐 암스트롱이 인류 최초로 달에 발을 내디뎠다. (자료사진)
1969년 7월 20일, 미국 우주왕복선 아폴로 11호 선장 닐 암스트롱이 인류 최초로 달에 발을 내디뎠다. (자료사진)

“미국의 우주 개발”

미국은 1969년, 인류 최초로 유인우주선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에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1972년, 아폴로 17호를 끝으로 ‘아폴로’ 프로그램으로 명명된 달 탐사 프로그램을 종료하는데요. 우주 개발에 들어가는 천문학적인 비용과 효용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대두되고, 두 번의 우주왕복선(챌린저호/컬럼비아호) 폭발 사고로 우주 비행사들이 목숨을 잃는 참극도 발생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우주 연구는 예산 삭감, 개발 프로그램 중단 등의 위기를 맞기도 했습니다.

이후 미국 정부는 유인우주선을 쏘아 보내는 대신 우주 천체를 파악하는 우주망원경과 화성 탐사로봇, 명왕성 탐사선 등을 발사하는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우주 개발을 수행해 왔습니다.

“반세기 만에 다시 달 탐사에 나선 미국”

2022년 미국은 다시 달 탐사에 나섰습니다. 2017년 시작한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의 일환이었습니다.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은 무인우주선 발사, 유인우주선 발사, 달 기지 건설이라는 총 3단계 목표로 이뤄져 있습니다.

1단계는 이미 성공했습니다. 2022년 11월, 미국은 아르테미스 1호 발사에 성공하는데요. 로켓에는 우주선 ‘오리온’이 탑재됐고, 우주 비행사 대신 마네킹을 실었습니다. 오리온은 발사 후 25일 동안 임무를 수행하면서, 달 표면 130km 상공까지 접근하는 데도 성공했습니다.

아르테미스 2단계는 2025년 하반기로 예정돼 있습니다. 이때는 마네킹이 아니라 실제 우주 비행사가 우주선에 탑승해 달 궤도를 탐사하게 되고요. 우주 비행사들이 장기간 지낼 수 있는 환경적 조건 등을 실험할 계획입니다.

아르테미스 3단계는 2026년으로 잡혀 있는데요. 미국은 이 3단계에서, 얼음물이 대량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달의 남극에 착륙해, 우주 비행사가 상주할 수 있는 기지까지 건설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궁극적으로 2030년대 말 또는 2040년대 초까지는 지구와 가장 비슷한 환경일 것으로 추정되는 화성에 우주 비행사를 보내겠다는 계획입니다.

“우주 협력을 위한 아르테미스 협정”

미국은 현재 국제 우주 협력을 추구하는 ‘아르테미스 협정(Artemis Accords)’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아르테미스 협정은 민주적이고 인권 중심적인 우주 질서를 펼쳐 나가겠다는 공통의 의지를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2020년 발효된 아르테미스 협정에 서명한 나라는 현재 39개국인데요.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 전통적인 유럽 강국들은 물론 바레인이나 르완다 같은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 국가 이름도 보입니다.

일본은 2020년, 한국은 2021년에 서명했는데요. 대개 미국과 동맹이거나 협력국인 나라들이 이 아르테미스 협정을 통해 우주에서도 미국과 손을 잡고 함께 탐험하고 협업하려는 모양새입니다.

중국은 아르테미스 협정에 참여하고 있지 않습니다. 대신 중국은 자국에 우호적인 나라들로 구성된 별도의 블록을 모색하고 있는데요. 오늘날 지구촌에서 전개되고 있는 미국과 중국 간 지정학적 긴장이 우주의 영역으로 확대되는 양상입니다.

2024년 5월 3일 중국 하이난성 원창우주발사장에서 창어 6호를 탑재한 ‘창정-5’ 로켓이 발사를 준비 중이다.
2024년 5월 3일 중국 하이난성 원창우주발사장에서 창어 6호를 탑재한 ‘창정-5’ 로켓이 발사를 준비 중이다.

“우주굴기를 꿈꾸는 중국”

중국은 2012년 시진핑 국가주석이 집권한 이래, 우주 분야에서 우뚝 서겠다는, 이른바 ‘우주굴기’를 앞세워 무서운 속도로 미국을 쫓고 있습니다.

거의 매년 우주 관련 정책을 쏟아내며 우주 산업을 육성하고 있고요. 올해도 야심 찬 계획을 내놨습니다.

지난 2월, 국영기업인 ‘중국항천과기집단공사(CASC)’는 올 한 해 동안 100회 정도의 우주로켓 발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달 뒷면에 탐사선을 보내 샘플을 채취해 오겠다는 계획도 세웠는데요. 5월 3일 달 무인탐사선 ‘창어 6호’를 발사했습니다. 창어 6호는 8일 달 궤도에 순조롭게 진입하면서 일단 절반의 성공은 거뒀는데요. 창어 6호가 달 뒷면에 착륙해 토양 샘플을 가지고 지구로 귀환하면 중국은 세계 최초로 달 뒷면 탐사에 성공한 나라가 됩니다.

중국은 2030년대까지 달 남극에 기지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중국은 지난 2022년에 독자적인 우주정거장도 건설했습니다. 3개의 모듈로 구성된 중국 우주정거장 ‘톈궁’은 16개 모듈로 이뤄진 국제우주정거장(ISS)의 규모나 기능 면에서 훨씬 미치지 못하는데요. 하지만 ISS는 오는 2030년 임무를 종료하고 폐기될 예정입니다. 그때까지 또 다른 우주정거장이 건설되지 않는다면, 우주에는 중국이 건설한 우주정거장만 유일하게 존재하는 건데요. 그렇게 되면 중국의 영향력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현재 미국은 민간 기업 주도의 상업용 저궤도 우주정거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1968년 4월 12일, 인류 최초의 우주비행사 소련의 유리 가가린이 보스토크 1호에 탑승해 발사를 준비하고 있다. (자료사진)
1968년 4월 12일, 인류 최초의 우주비행사 소련의 유리 가가린이 보스토크 1호에 탑승해 발사를 준비하고 있다. (자료사진)

“주춤하는 러시아”

러시아는 오랫동안 우주 강국이었습니다. 러시아의 전신인 소련은 세계 최초로 인류를 우주로 보낸 나라였습니다. 1968년 4월 12일 ‘보스토크1호’에 탑승해 인류 최초의 우주 비행사라는 기록을 갖게 된 ‘유리 가가린’은 약 1시간 48분 동안 우주 비행을 하고 지구로 귀환했습니다.

그러나 러시아의 우주개발은 1991년 소련 붕괴 후 심각한 경제난과 함께 우주 산업에 대한 지원이 줄면서 위축됐습니다. 지구 궤도 너머로 탐사선을 발사하는 몇 번의 시도도 있었는데요. 하지만 지상 발사는 성공해도 지구 궤도 너머로까지 보내지는 못했습니다.
러시아는 냉전 이후 우주 분야에서만큼은 서방과 협업을 지속해왔는데요. 그 대표적인 예가 국제우주정거장(ISS) 사업입니다.

하지만 러시아는 지난 2022년, 미국과의 갈등 속에 ISS에서 철수하고 자체 우주정거장을 건설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는데요. 러시아 우주 당국인 ‘로스코스모스’는 2027년에는 우주정거장 건설에 착수하겠다는 계획입니다. 그러나 3년째 계속되고 있는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으로 러시아의 우주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유럽의 우주 개발”

1, 2차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유럽은 한동안 우주 개발에 눈을 돌릴 만한 여력을 갖추지 못했습니다.

우주 개발의 필요성이 대두되기도 했지만 냉전 시대 미국과 소련을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었는데요. 이에 유럽 국가들은 함께 힘을 모아 자금을 조성하고, 공동으로 기술을 개발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게 됩니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게 바로 ‘유럽 우주국(ESA)’입니다. 1975년, 영국, 프랑스, 덴마크 등 10개 창립회원국으로 출범한 ESA는 오늘날, 22개 회원국을 거느리고 있습니다.

ESA는 주로 ISS 프로그램 참여를 통해, 유인 우주 비행과 달 무인 탐사 등의 우주 프로그램을 수행해 왔는데요. ESA는 비교적 미개척 분야인 행성 탐사와 연구에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2023년 8월 23일, 인도인들이 세계 최초 달 남극 인근 착륙에 성공한 찬드라얀-3호의 발사 장면을 지켜보고 있다. (자료사진)
2023년 8월 23일, 인도인들이 세계 최초 달 남극 인근 착륙에 성공한 찬드라얀-3호의 발사 장면을 지켜보고 있다. (자료사진)

“신흥 우주기술 강국 등장”

국제 사회가 다변화하면서, 지난 20~30년간 다양한 신흥 우주기술 강국들이 속속 등장했습니다. 인도, 일본, 한국 같은 나라가 대표적인데요. 특히 인도는 지난해 8월, 세계 최초로 달 남극 착륙에 성공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현재 인도는 오는 2035년까지 독자 우주 정거장을 건설하고, 2040년까지 우주인을 달에 보내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여기에 중동의 아랍에미리트(UAE) 같은 나라도 신흥 우주 강국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UAE는 지난 2021년 화성탐사선을 궤도에 올려놓는 데 성공했는데요. 장기적으로 2117년에는 화성에 도시를 건설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이렇게 우주는 제한된 지구를 넘어서 미래 자원 확보와 장차 국가 경쟁력에 직결될 것이라는 예상 속에 각국의 우주 경쟁은 점점 치열해지고 있는데요. 향후 우주 공간에서는 지구에서의 지정학적 관계가 어떻게 전개될지 주목됩니다.

뉴스 따라잡기, 오늘은 우주 시대를 준비하는 각국의 우주 개발 현황 살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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